서울대 총학생회가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축소수사에 항의하는 시국선언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하루 만에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주요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9일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과 경찰 축소수사에 대한 총학생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이번 사건은)공권력이 국민의 통제를 받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을 불법적이면서도 은밀하게 행사할 때,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1조가 공문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0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시국선언 추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의 시국선언 소식이 알려지자 그동안 내부적으로 국정원 사건 대응을 논의하던 다른 학교 학생들도 시국선언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 총학생회는 공동으로 시국선언을 추진 중이다. 또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관계자는 연세대원주캠퍼스까지 네 곳이 함께 시국선언을 하는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19일 페이스북 계정 ‘우리이화’를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국정원 선거개입과 경찰축소조사를 규탄한다’는 시국선언문ㄷ을 발표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은 국정원 관련 국정조사를 즉각 수용할 것 △선거개입과 축소수사 관련자를 할 것 △권력기관의 불법과 부정을 중단하고, 완전한 국민주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대 총학생회는 20일 12시 학교 정문에서 시국선언 선포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숙명여대 역시 시국선언문을 작성해 총학생회 페이스북 계정과 개인 SNS 등을 통해 학생들의 서명을 받기 시작했으며, 오는 21일 시국선언 기자회견과 시국대토론회 교내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동국대와 덕성여대, 경기대, 중앙대 안성캠퍼스, 경희대 수원캠퍼스 등의 총학생회도 시국선언 동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대련 등 대학생 단체들은 금요일인 21일 저녁 서울에서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촛불집회 장소는 청계광장이나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중앙당사에서 '10만명 서명 국정원 게이트 국정조사 청원서'를 전달하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전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청원 개시 4일만에 10만명 서명 완료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국정원 게이트 진실 규명과 정의 구현 제1단계가 성공했다"고 10만명 돌파 소식을 전했다. 지난 14일 다음 아고라에 청원을 제시한 지 나흘만의 일이다.ⓒ
21일 저녁 촛불집회...학생들이 학생회에 “시국선언 안하냐” 문의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뭔가 해야 하지 않냐’며 학생회를 재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점도 이번 시국선언의 특징이다. 박명은 총학생회장은 “서울대 시국선언 이후 평소 모르던 학우들에게 전화와 문자가 10여통이 넘게 왔다”며 “학내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을 통해서도 시국선언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국선언 흐름이 대학가에 얼마나 퍼질지는 시기적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막바지 기말고사와 방학, 농활 등으로 이어지는 시기여서 학생들이나 학생회나 다른 사안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소통과 참여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많은 학생회에서 SNS로 시국선언문을 내고 학생들의 지지의사를 모으고 있는 것이다.
대학가 여론의 또 하나의 축인 교수사회의 대응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이도흠 의장은 와의 전화통화에서 “성명서 수준으로 할지, 다른 대응방안을 더 내놓을지 20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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