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띠★신년기획] "여자 WC 16강"지소연- "단독CF 촬영"비스트 손동운…동갑내기의 특별한 약속

여자축구 지소연(오른쪽) 6인조 보이그룹 비스트 멤버 손동운이 지난 연말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만나 자필 사인한 축구공과 음반을 선물로 주고받은 뒤 스포츠서울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991년생 양띠 동갑내기 스타인 이들은 이날 스포츠서울과 단독 인터뷰에서 새해 다짐을 했다. 최승섭기자 [email protected]

[스포츠서울] 2015년 을미년(乙未年)은 양(羊)의 해다. 양은 예로부터 온순하고 고지식하면서도 희생정신이 투철한 성향을 지녔다. 이해심이 많고 사회성이 뛰어나 공동체에서 잘 융합한다. 운도 좋은 편이다. 대중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양띠 스타에게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너나 할 것 없이 최고의 한 해를 꿈꾸고 있다. 여자 축구의 간판스타 지소연과 6인조 보이그룹 비스트의 막내 손동운은 1991년생 동갑내기로 스포츠와 연예계를 대표하는 양띠 스타다. 둘은 2015년 자기 분야에서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다. 지소연은 생애 첫 성인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고, 손동운은 아이돌의 틀을 깨고 개인 활동 등 다채로운 영역을 넘보고 있다.

동갑내기이면서도 이른 나이에 대중의 관심을 받은 이들은 지난 5년여간 국내 정상을 지킨 것도 공통점이다. 2010년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실버볼과 실버슈를 동시에 수상하며 한국의 3위 달성을 이끈 지소연은 이듬해 일본 고베 아이낙에서 성인 무대에 데뷔하며 골 폭풍을 몰아쳤다. 지난해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리그에 진출, 첼시 레이디스 유니폼을 입고 첫해부터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5년간 무려 4차례나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선수에도 선정되며 월드스타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 말 EP 앨범 ‘Beast Is The B2ST’로 데뷔한 손동운도 곱상한 외모는 물론, 매혹적인 보컬과 춤을 앞세워 실력파 아이돌의 주역이 됐다. 특히 올해 미니 6집 타이틀곡 ‘굿럭’을 앞세워 트로피 19개를 싹쓸이해 한해 최다 수상기록을 세웠다. 지난 몇 년간 아이돌 시장이 축소되고,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변화에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만들어 낸 성과다. ‘굿럭’은 미국 빌보드 선정 ‘2014 올해의 케이팝’ 1위로 선정되는 등 손동운의 비스트는 아시아를 넘어 국제적인 보이그룹으로 떠올랐다.

지난달 24일 연말 행사로 바쁜 일정을 보낸 지소연과 손동운은 양의 해를 맞아 스포츠서울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처음 만남이라 어색한 것 같다”며 너털웃음을 지은 둘의 초조함도 잠시, 시간이 흐르자 각자 분야의 고충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았다.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자며 2015년 서로의 바람을 듣고, 선전을 기원했다.

◇ “실물이 훨씬 잘 생겼네”, “여자 축구 넘버원 만나다니” 
“지소연 선수를 만난다니까 축구 좋아하는 (윤)두준이 형이 부러워하더라. 유니폼에 사인해달라고 했다.” 오른손에 커다란 쇼핑백을 든 손동운이 말했다. 자필 사인한 비스트 7번째 미니앨범 ‘Time’ 등 선물 꾸러미를 전달했다. 그는 “영국으로 돌아가는 비행시간이 길 텐데, 음원 리핑해서 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정말 영광”이라고 웃은 지소연도 현장에서 자필 사인한 공을 손동운 품에 안겼다. “무슨 선물을 하는 게 좋을까 고민했다. 워낙 축구를 좋아한다고 들어서 비싼 건 아니지만 공이 가장 떠오르더라.” 첫인상을 묻는 말에 지소연은 “TV보다 실물이 잘 생긴 것 같다”고 웃었다. 손동운은 “내가 오히려 연예인 보는 것 같다. 친한 연예인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지소연이 “빅뱅의 승리와 친하다”고 하자 예상치 못한 인맥이라는 표정으로 “승리 선배는 1990년생 아니냐”고 했다. 지소연은 “내가 빠른 1991년생이라 친구로 지낸다. 사실 난 축구에서도 1990년생과 꼬인 관계가 많다. 괜찮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 “노래할 때 고음을 잘 내려면?”, “드리블 잘하는 비결은?” 
분야는 다르나 대중의 관심을 받는 두 사람. 궁금한 점도 수두룩하다. 지소연은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고음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하자 손동운은 “나도 중저음 담당”이라고 웃으며 “발성 연습을 꾸준히 하라. 무조건 고음 노래를 하는 것보다 음색에 맞는 노래를 자연스럽게 하면 실력이 늘 것”이라고 했다. 이번엔 손동운이 “형들과 풋살장에서 공을 많이 찬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잘 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 드리블을 못해 최전방에서 공을 기다리는 일이 많다. ‘막내가 뭐하느냐’며 형들에게 혼나는 일이 잦다”고 했다. 지소연은 “공과 친해져야 한다. 공연 일정으로 바쁘지만, 틈날 때마다 공 리프팅을 해봐라. 어느 순간 공이 발에 붙을 것”이라고 했다. 서로 가장 빛날 때는 언제일까. 지소연은 “일본에서 한류 콘서트를 간 적이 있다. 비스트가 온 건 아니지만 2NE1, 카라 등이 왔는데 일본 시민이 정말 좋아하더라. 비스트도 국내 뿐 아니라 아시아 팬이 워낙 많다. 그들이 환호하는 것을 보면 짜릿하다. 경기장에서 관중의 박수를 받는 느낌이 바로 이런 게 아닐까”라고 했다. 손동운은 “동양 선수가 유럽 선수보다 신체조건에서 불리한 데 수비수를 이겨내고 골 넣는 모습을 보면 자부심을 느낀다”고 웃었다.

◇ “첼시 홈구장에 응원 올래?”, “연말 비스트 콘서트 올 거지?”
“오전, 오후 훈련하고 그 외엔 영어공부를 한다. 훈련이 없는 날엔 동료와 런던 시내에 나가기도 한다.(지소연)”, “선수가 쉬는 날이 있는지 몰랐다. 나도 매일 연습하는 건 아니다. 공연이 많은 연말연시 가장 바쁘다. 평소엔 방송하면서 프로그램에 맞게 준비한다. 일정이 없는 날엔 형들과 공을 찬다.(손동운).” 만난 지 30여 분이 지나자 반말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등 여느 20대 친구와 다르지 않다. 손동운은 “아, KFA 올해의 선수상은 연예인으로 따지면 연말 대상이다. 수상 소감은 미리 준비하느냐”고 물었다. 지소연은 “전혀 준비하지 않는다. 올해 못 받을 줄 알았다. 박은선 김정미 등 잘한 언니들이 많다. 상을 받으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편이다. 비스트야말로 상을 싹쓸이해서 준비할 것 같은데”라고 했다. 손동운은 “요즘엔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소감을) 준비해서 간다. 우린 스태프가 워낙 많다. 한 사람이라도 빼면 서운해하더라”고 웃었다. 지소연은 “난 올 6월 처음으로 성인월드컵에서 나간다. 쉽지 않은 도전이나 여자축구 저력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손동운은 “나도 막내지만 비스트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일조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 “월드컵 16강” vs. “개인CF 촬영”…공약 못 지키면 벌칙 
이왕 말 나온김에 새해 공약을 하기로 했다. 지키지 못하면 벌칙이 따른다. 한참을 고민하더니 지소연은 “여자 월드컵 16강”, 손동운은 “개인 단독 CF 촬영”을 내놓았다. 비싼 식사대접하는 것은 물론이요, 서로가 바라는 한가지씩 수행해야 한다. 지소연은 “내가 월드컵 16강에 들지 못하면 골 넣은 뒤 비스트 ‘굿럭’ 안무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손동운은 “방송이든, 콘서트든 지소연의 등번호인 ‘10’을 의미하는 손동작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했다. 또 가장 빛나는 공간에도 초대하기로 했다. 손동운이 “올 연말 콘서트를 계획 중이다. 시즌 마치고 보러왔으면 한다”고 했다. 지소연이 “물론이다. 비스트 멤버끼리 유럽 여행도 계획 중이라던데, 런던에 오면 홈구장에 초대하겠다. 아, 남자팀(첼시) 경기도 보여줄 수 있다”고 하자 손동운은 “정말이냐”고 되물었다. 지소연은 “귀빈석은 아니어도 경기장 입장은 해줄 수 있다”고 웃었다. 둘은 양의 해를 맞아 어느 때보다 승승장구하는 한 해를 보내자고 다짐했다. 연말에 다시 만나 이날의 첫 만남을 추억하기로 했다.

[주다영]

지소연님 싸인 겁긬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