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우리는 헤어진 사이.
서로 미친듯이 불타올랐다가 빠르게 식는게 아닌
잔잔하지만 깊은 사랑을 나누던 사이였다.
어느 연인들이 그렇듯 우리에게도 오지 않을것만 같았던 권태기
막상 닥치니 왜 '권태'기 라고 하는지 알겠다
둘이 동시에 겪었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권지용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말자며 지나고 나니 후회하는건 나였다
아니 나일것이다 티비에 비치는 너는 행복해 보였으니까
멍하니 스크린 화면을 쳐다보다가 들려오는 전화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나갈준비를 마저했다
친구에게 소개받았던 남자를 만나러 온 게녀
오늘 처음봤는데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며 자연스럽게 어깨를 감싼다
왠지 모르게 전남자친구가 떠올라 빼려고 했지만
밝게 웃고있는 남자의 얼굴을 보고 나도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그와 대화하는건 너무 뻔한 말들뿐이라 지루하기 짝이없었다
어디사냐, 무슨일을 하냐, 좋아하는게 뭐냐..
오랜만에 평범한 데이트란 생각에 새롭기도 했다
이렇게 환한 오후에 남자와 여유롭게 카페에 앉아있던게
얼마만인지 가만히 생각에 빠져있을때
카페 입구에서 그의 친한 형이 들어왔다
놀란 눈으로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며
그를 본것도 아닌데 왜 반가운 마음에 가슴이 뛰는건지
주문을 마쳤을때쯤 고개를 돌리니 보이는 익숙한 차 한대
못알아볼수가 없었다 그의 명성에 걸맞게 흔히 볼수 없는 차였으니까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 나를 봤을까?
눈이라도 마주치고 싶은데..
"..게녀씨!"
창 밖으로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나를 남자가 불렀다
"네? ..아 죄송해요 아는사람인줄 알았는데 아닌거 같네요"
"게녀씨 나랑 있는거 별로예요? 하루종일 멍때리는것 같네"
"아니에요 최근에 좀 힘든일이 있어서.. 미안한데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볼일이 있어서 들어온건 아닌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나를 봤는지 내가 그립진 않은지..
아니면 나처럼 벌써 다른사람을 만나고 있는지
당장 밖으로 나가서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다시 카페로 나가려고 문을 열었을때 전화가 왔다
-권지용-
받을까 말까 무슨말을 할까 고민하던 사이 끊기는 전화
그리고 오는 문자
"보고있는거 알아. 나와"
*유아인
너와 나는 스타일리스트와 인기배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만 보면 인상을 찡그린던 너는 어느날 좋아한다며 고백을 해왔고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나는 거절했었다
나중에 다른 남자와 얘기하는게 마음에 들지않아서. 라고
오해를 풀었지만 자기 표정에서 티가 났다는건 몰랐나보다
그냥 예뻐서 계속 쳐다본거 였다고
그렇게 스타일리스트라는 명분으로 작은 스킨쉽부터 함께 있을수 있었는데
우리 회사와 그의 회사 사이에 작은 분쟁으로 연을 끊게 되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점점 더 정상을 향하고있는 너도 바쁘고
나도 새로운 곳에서 새로 시작을 해야했으니까
서로에게 신경쓰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헤어지자는 말에 너는 "그래" 라는 말뿐이었다
내 담당연예인도 배우이다보니 그의 소식을 듣게 되는건 당연했다. 일개 코디인 내 소식을 그는 듣지 못하겠지만.
길을 걸으면 너의 영화 포스터가 보이고 인터넷을 보면 모두가 니 얘기를 하고있었다
잘살고 있는것같아 내심 서운하기도 했다
그렇게 가끔씩 떠오르는 너와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내 담당 배우의 새로운 촬영장으로 가는데
니가 있었다
상대 여배우와 대본을 맞춰보며 웃고있는 너
그 여배우가 비교가 안될정도로 너무 예뻐서 괜한 자괴지심에
표정이 굳어가던 나는 너와 눈이 마주쳤다
실례한다며 성큼성큼 나에게로 걸어오는 너는
"김게녀. 번호바꼈더라 있다가 얘기좀 해
그리고.. 정유미랑 같이 있는데도 니가 더 예뻐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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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성은 나래바 초대 거절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