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호 객원기자] SMAP에 대해서 뉴스를 챙겨보는 것조차 무리다. 일본 열도가 온통 SMAP 얘기로 그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기 때문이다.
스포츠 신문의 1면 톱기사가 SMAP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14일 스포츠 신문은 모조리 1면 톱에 SMAP에 대한 기사를 배치했다. TV도 예외가 아니다. 공영방송인 NHK-TV는 13일 뉴스에서 많은 시간을 할애해 SMAP 의 해체설 내용을 내보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 신문은 1면 톱기사에 이어 37면 사회면에서 SMAP가 지난 25년간 걸어온 발 자취를 지면 3분의 2를 할애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게재했다. 또 2020년 장애인 올림픽의 홍보대사인 점을 거론하며 만약 이들이 해체할 경우, 그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음악 평론가의 말을 빌려 한 시대의 음악적 종말론까지 언급하고 있다.
평론가 노치 유코는 “음악의 신 조류를 소개하며 메이저 감을 잃지 않고 팬덤을 넓혀 왔다. 자신들(SMAP)과 팬의 성장에 빗댄 것 같은 가사의 악곡을 통해서, 동시대를 살아온 ‘우리들(노래 제목)’이라는 주 어를 정중하게 표현해왔다. 만약 해산한다면 한 시대의 종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라고 우려했다.
이렇듯 SMAP에 대한 해체설 보도가 나온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일본열도는 벌집 쑤셔 놓은 듯이 뒤숭숭하다. 30-50대 직장인들은 각 방송사와의 거리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청춘과 함께 지난 25년 동안 함께 걸어왔다고 생각하는 SMAP의 해체는 생각만 해도 쓸쓸하다”면서 제발 해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같은 절실한 팬들의 마음이 전해졌던 것일까? 5인의 멤버 중 유일하게 소속사인 쟈니스에 잔류하기로 한 기무라 타쿠야가 멤버 4명과 소속사 사이에서 봉합을 위한 중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황은 그리 좋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리더인 나카이 마사히로의 독립 의지가 가장 강하다고 한다. 이유는 멤버 4명이 소속사에 대한 배신감과 불신이 깊다는 것. 그중 리더인 나카이 마사히로의 감정이 가장 격해 현재까지도 독립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고.
문제의 원인은 쟈니스 내 알력 다툼이다. 현 ‘쟈니스’의 사장의 딸인 기타가와 메리 부사장은 청춘을 바쳐 SMAP를 키워낸 수석 매니저 이이지마 미치 이사와 사사건건 충돌을 빚어온 인물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두 사람의 대립 관계를 ‘후계자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또 다른 언론은 이이지마가 자신이 키워낸 SMAP를 데리고 독립하려고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실패를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에는 멤버 5명과 소속사가 각자 법정대리인을 내세워 실질적인 독립 절차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2016년 9월까지인데다 멤버 중 최고 인기 스타인 기무라 타쿠야가 잔류 의사를 밝히면서 독립 얘기는 잠시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기무라가 잔류 의사를 밝힌 것은 다름 아닌 가족 때문. 5명의 멤버 중 기혼자는 기무라가 유일하다. 특히 같은 가수이자 부인인 구도 시즈카가 소속사 잔류를 강권했다고 전해진다. 쟈니스 측이 과거 두 사람의 결혼 보도에 대해 자칫 흉한 혼전 임신 스캔들로 확산될 조짐을 막아준 은혜, 두 딸(14세, 12세)을 둔 가장임을 강조하며 잔류를 설득했다는 것.
현재 소속사 내부에서는 SMAP의 해산을 두고 격렬한 의견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나카이는 독립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고, 소속사 또한 기무라 외 멤버 4명에 대해 ‘괘씸죄’를 들어 쟈니스에 남아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이에 이이지마는 극단적인 협의안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월 말에 정식으로 퇴직하게 되면 당분간 연예계를 떠나며, 4명의 멤버는 그대로 쟈니스에 남는 형태를 제안했다는 것.
하지만 쟈니스는 이미 미운 털이 박힌 4명의 멤버들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고. 특히 나카이에 대한 태도가 강건하다는 전언. 나머지 세 멤버는 어느 정도 마음이 풀어져 잔류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라가 이들 사이에서 결사적으로 양쪽을 설득하고 있다고 한다. 기무라가 양측의 입장을 얼마나 조율하느냐에 따라 SMAP의 존폐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지호 기자 [email protected] / 사진=SMAP 투어 콘서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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