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필명 숨김
현재 막학기 다니는 아재다.
난 초중고 12년을 오직 대학이라는 목표만을 위해서 살아왔고, 또 대학에 와서는 취업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살아왔다.
그 과정 중 에 친구들과의 수많은 경쟁을 해왔고, 누군가를 이겨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게 되었다.
끝이 보이지 않은 경쟁 속에서 잠시라도 쉬게 되면 내가 도태될 것 이라는 불안감이 생겼고,
내가 이 순간 잠들게 되면 영원히 뒤쳐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잠시 나를 돌아보기 위해 휴학을 한다는 친구를 보며 완전무한경쟁 시대에 굉장히 여유롭게 낭만을 추구한다는 것은 정말 미친 것 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치열하게 살아왔고, 현재 누구나 아는 대기업 2군데에 최종합격을 해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지금와서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살아왔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정말 작은 중소기업에 면접을 보러 갔다. 면접비 벌려고 간 곳이라 아무 생각없이 갔다.
근데 면접관이 나에게 했던 질문은 흔해빠진 질문들이 아니었다.
“오늘 면접장소까지 오면서 보았던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말해보세요.”
“부모님께 해드렸던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무엇인가요?”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를 묘사해보세요.”
“친구가 지원자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던 적이나 같이 기뻐했던 순간이 있다면 말해보세요.”
“지금까지 이루어 놓은 삶의 기둥은 무엇인가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함을 느꼈던 순간과 좌절을 느꼈던 것은 언제인가요?”
“학교 수업중, 교수나 함께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질문했던 것을 5가지만 말해보세요.”
“'꿈을 가져라, 너만의 길을 가라' 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마지막 질문은..”지금의 행복과 미래의 행복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오늘 오전 면접자는 나 혼자였고, 총 2시간 동안 위의 질문들을 받으며 면접을 보았다.
참고로 난 공대생이고, 면접에서 저런 질문들을 처음 받아봐서 그런지 집에 돌아오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다.
아무의미 없는 스펙 쌓기, 내 생각이 아닌 암기를 통해 평가하는 무수한 시험들..
살아오는 과정 중에 나 자신은 없었던 것 같다.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던 건지, 주위 사람들을 돌아볼 여유는 당연히 없었다.
뭐가 되야겠다, 뭘 해야 겠다는 구체적인 비전 또한 당연히 없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목표인 대기업 입사를 이룬 상황에서 '이것이 과연 성공인가.' '내가 바라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에 입사하면 행복해 질거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데, 막상 지금은 행복하지가 않다.
내가 생각했던 가치나 기준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껍데기만 살았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열심히 방향성을 갖고 살려고 했는데, 그게 아니였던 것 같다.
현재 취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면 정말 미같이 보일수도 있겠지만,
오늘 면접 이후로 내 머릿속은 너무 복잡하다.
다들 가끔 씩, 혹은 자주 이런 생각 들때 많을 듯.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정작 나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는데 이 길로 계속 가야하는지..
실패하면 그 동안 이룬게 다 물거품이 되어 버릴까봐 무섭고. 하지만 다른 길은 없고.. 무한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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