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끝에는 졸음이 오고그리움 끝에는 잊음이 오나니그대여, 말을 말어라 이후부터우리는 옛낯 없는 설움을 모르리- 옛낯 / 김소월저기 저 구름을 잡아타면붉게도 피로 물든 저 구름을밤이면 새캄한 저 구름을잡아타고 내 몸은 저 멀리로구만리 긴 하늘을 날아 건너그대 잠든 품속에 안기렸더니애스러라 그리는 못한대서그대여 들으라 비가 되어저 구름이 그대한테로 내리거든생각하라 밤저녁 내 눈물을- 구름 / 김소월꽃이 있기는 있었는데 여기여린 바람에도 가들거리고숨결 하나에도 떨리우고생각만으로도 몸을 흔들던꽃이 있기는 있었는데 여기집을 비운 며칠 사이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꽃은향기로만 남아 흐릿하게눈물로만 남아 비릿하게혼자 돌아온 나를 울리고또 울린다- 추억의 묶음 / 나태주그립다 말을 할까하니 그리워그냥 갈까그래도다시 한번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서산에는 해 진다고지저귑니다앞 강물 뒷 강물흐르는 물은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가는 길 / 김소월떠나갈 사람은남아 있는 사람을 위해모진 척 싸늘하게남아 있을 사람은떠나 간 사람을 위해아무렇지 않은 듯 덤덤하게아니라고죽어도 아니라고목구멍까지 치미는 말억지로 삼켜가며헤어지는 자리에서는슬프도록 평범하게- 착한 헤어짐 / 원태연모든 것을 돌이킬 수 없는지금에야 깨달았습니다그대에게 느끼는서운함, 실망감 그 모우가내 안에 있는사사로운 욕심과 옹졸함에 있었음을박성철, <어떤독백>님은 이제 떠나간다 저 먼 바다 수평선 넘어 그리움을 남기고 기다림을 뒤로 한 채 님 실은 하얀 돛단배 이별에 눈물이 보일 듯 말 듯 조금씩 조금씩 깊고 깊은 푸른 바다 속으로 숨는다 - 이별의 뒷모습 / 최수홍한 인간을 알기 위해서 때로는그를 떠나 볼 필요가 있다._하이미토 폰 도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