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속에 얼굴 담그고
누가 더 오래버티나 시합을 했지
넌 그냥 져주고 다른 시합하러 갔고
난 너 나간것도 모르고
아직도 그 속에 잠겨있지
그림자, 잠수
우주는 죽음인가요
인생은 눈물인가요
인생이 눈물이면
죽음은 사랑인가요
한용운, 고적한 밤
눈을 다 감고도 갈 수 있느냐고
비탈길이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답했다
두 발 없이도 아니, 길이 없어도
나 그대에게 갈 수 있다고
김현태, 첫사랑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복효근, 안개꽃
어느 한쪽이 창 밖에 서 있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나였으면
당신은 그저 다정한 불빛 안에서
행복해라
따뜻해라
황경신, 거리
누군가를 좋아하면 시간은 둘로 나뉜다
함께 있는 시간과
그리고 함께 있었던 시간을 떠올리는 시간
은희경, 소년을 위로해줘
널 만난 후로 나에게는
사계절 같은 건 없었어
내 속에 네가 들어와
뜨거운 꽃을 심었던
옅은 봄
그리고 그것이 만개해
꽃잎이 온 몸을 흐르던
찐한 봄
내겐 어쨌든 봄 뿐이었어
널 만난 후로는
박치성, 널 만난 후 봄
바라보면
꽃이었고
돌아서면
그리움이었다
나는
왜
그 짓을
못했을까, 꺽어들면
시든 다음에도
나의 꽃인 것을
정규화, 꽃을 위한 헌시
이렇듯 흐린 날에 누가
문 앞에 와서
내 이름을 불러 주면 좋겠다
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
술 마시다가
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난 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
아직은 내가 더 이쁘다고
거짓말도 해주면 좋겠다
구양숙, 봄날은 간다

인스티즈앱
현재 신세계에서 다이소 잡겠다고 낸 브랜드..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