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하여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네 몫의 축복 뒤에서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는 너로 하여나조차도 향기로울 수 있다면어짜다 한 끈으로 묶여시드는 목숨을 그렇게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 안개꽃 中 / 복효근 정말 보고 싶었어 그래서 다 너로 보였어 커피잔도 가로수도 하늘도 바람도횡단보도를 건너가고 있는 사람들도 다 너처럼 보였어 그래서 순간순간 마음이 뛰고가슴이 울리고 그랬어 가숨이 울릴 때마다너를 진짜 만나서 보고 싶었어라고 얘기하고 싶었어 어느 날 / 원태연 돌부처는눈 한번 감았다 뜨면 모래무덤이 된다눈 깜짝할 사이도 없다 그대여모든 게 순간이었다고 말하지 마라달은 윙크 한번 하는데 한 달이나 걸린다 더딘사랑 / 이정록 당신은 왜 나를 열어놓고 혼자 가는가 열쇠 / 김혜순 니가 내 취미였나봐너 하나 잃어버리니까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뭐 하나 재미난 일이 없어 취미 / 원태연 너를 본 순간 물고기가 뛰고 장미가 피고너를 본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너를 본 순간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갑자기 설레였고갑자기 시커먼 밤이었고너는 하얀 대낮이었다 너를 본 순간 中 / 이승훈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잊으려 하면 할수록더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었으니 그대죽을때까지 놓을 수 없는내 인연의 끝이여 망각 中 / 이정하 너의 표정은 차갑고너의 음성은 싸늘하지만너를 볼 때마다 화상을 입는다 섭씨 100도의 얼음 / 박건호 우리는 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헤어져 본 적도 없습니다 우리는 무슨 인연으로 태어났기에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합니까 가까워지면 가까워질까 두려워 하고멀어지면 멀어질까 두려워 하고 나는 그를 부르며그는 나를 부르며스스로 부르며 가야만 합니까 나는 아직 하나가 되어 본 적 없지만둘이 되어 본 적도 없습니다 평행선 / 김남조 비가 온다이쯤에서 너도 왔으면 좋겠다 보고싶다 비가온다 / 김민호 사랑 속에 얼굴 담그고누가 더 오래버티나 시합을 했지넌 그냥 져주고 다른 시합하러 갔고난 너 나간것도 모르고아직도 그 속에 잠겨있지 잠수 / 그림자 넌, 가끔가다내 생각을 하지난 가끔가다딴 생각을 해 알아 / 원태연 참 어이가 없네요언제 그랬냐는 듯 시침 뚝 떼시면 나는 어찌합니까그토록 강렬하게 흩뿌려 놓고 지금 와서 슬쩍 다른 데 가 계시면 나는 뭡니까이게 대체 무슨 경우랍니까내 몸과 마음은 이미 폭싹 다 젖었는데 소나기가 끝나고 난 뒤 / 이정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