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CL 4강 1차전 4-1로 서울 대파, 결승 청신호
선수들이 먼저 벤치로 달려와 전술 수정 요구
[축구저널 이민성 기자] 말 한마디가 승부를 갈랐다.
지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FC서울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K리그 선두 전북과 2위 서울의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전북이 서울을 4-1로 대파했다.
이날 전북 선수들은 경기 중 반칙 등으로 짬이 생기면 수시로 벤치로 달려왔다. 전반에 페널티킥을 얻어낸 직후 김신욱이 그랬고 김보경, 조성환 등도 후반 서울의 공세가 거세지자 벤치를 찾아왔다. 최강희 감독이나 코치가 부른 것도 아닌데 제 발로 벤치를 향했다. 코치진과 전술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은 듣는 입장이다. 감독이나 코치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전술 지시를 내리면 선수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게 보통이다. 한국 문화의 특성상 감독에게 말대꾸(?)하는 선수도 거의 없다. 그래서 작전은 대게 일방통행으로 흐른다.
하지만 전북은 달랐다. 전반 초반 김신욱이 부리나케 벤치로 왔다. 코칭스태프에게 “서울 양쪽 풀백이 생각보다 앞으로 안 나오는데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 전북은 이날 서울의 풀백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하고 전술을 짰다. 예상이 빗나가자 김신욱이 전술 수정을 요구한 것. 이후 코치진은 적극적인 공격을 지시했고 전북은 전반에만 3골을 터뜨렸다. 김보경, 조성환 등이 벤치를 찾은 이유도 비슷했다.
김상식 코치는 “오늘따라 유독 선수들이 벤치를 자주 찾아왔다”며 “선수들이 말해준 덕분에 즉시 전술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국 등 감독님과 오랫동안 지낸 선수도 있고 서로 얘기하는 데 거리낌이 없다. 이런 즉각적인 대응이 승리를 이끄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김보경도 “전북 선수들은 스스로 벤치에 달려가 말을 하는 편이다. 경기를 뛰다 보면 준비한 것과는 다르게 잘 안 풀릴 수도 있다. 벤치에서 조언을 듣고 해결한다”며 “한국 축구는 특히 감독의 지시가 절대 권력처럼 여겨지는데 전북은 그렇지 않다.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듣는 분위기가 있다”고 밝혔다. 전북의 승리 뒤에는 소통의 힘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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