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게이들아 댓글 많이 달려서 좋네 ㅎ
저녁은 대충 물에 말아먹고 왔어
근데 나 이런거 쓰면 끌려 가는거 아닌가 몰라
재미는 별로 없을거야 암튼 이어서 써봄
내가 김일병을 불러낸 이유는 별 다른게 없었어
교도소로 이감온지 얼마 안된 사형수였기 때문에
하루 딱 1시간만 일광욕을 할수 있었거든
그 일광욕을 시켜줄려고 방에서 나오라고 한거였지 (무슨 사건이 있을거라 기대한 게이들한텐 고멘네ㅋ)
전편에 올린 정문을 지나 들어 오면 이런 교도소 출입구가 보여
짤에 보이는 화살표 옆에 작은 공터가 있는데 여기서 사형수들 혹은 문제 수련생들(수감중 사고 친 애들)이
순차적으로 일광욕을 하게돼 김일병이 밖에 나와서 한시간동안 어슬렁 어슬렁 거리는걸 지켜 보는게
나에게 추어진 첫 임무였지 ㅋㅋ (별거 아니지만 당시엔 엄청 떨었어!)
내가 지인들한테 군대썰을 풀다 보면 수감자들이랑 대화를 한다는거에
신기하다는 듯한 반응들이 있는데 그건 영화나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래 ㅋㅋ
교도관 및 근무병이 수감자에게 폭력을 가하거나 반말 혹은 욕설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어
다른 민간교도소는 모르겠지만 내가 있던 육군교도소는 수감자들이 있기 엄청 편한 장소였지
그러면 안되지만 나같은 근무자나 수감자들은 비슷한 나이(대부분 수감자들이 탈영 및 항명죄로
오는 애들이 많아서 대부분이 또래야)기 때문에 친해 지는 경우가 두루 있어
낯선곳에 와서 나를 맨날 갈구는 고참들보단 나한테 존대 써주며 친절하게 대화해주는
수감자들한테 마음을 열어 버리는 경우들이 간혹가다 있거든
이런애들은 고참한테 걸리면 일단 죽빵 맞고 시작하는거야 ㅋㅋ
암튼 잡설이 길어졌는데 김일병을 방에서 데리고 나온뒤 나는 입대후 처음으로
자유 아닌 자유를 얻게돼 ㅋㅋ 유일하게 옆에 고참이 없던 1시간이였지
일광욕을 하는 수감자를 계속 노려보듯 쳐다 보면 안된다고 교육 받았기에
곁눈질로 힐끔 거리며 '쟤는 지금 무슨 생각할까.. 말한번 걸어 볼까.' 라는 생각을
수십번도 더 했는데.. 난 쫄보라서 결국엔 말 한마디도 못하고 첫 일광욕이 끝나게 돼 ㅋㅋ
다음엔 꼭 말걸어 봐야지 라고 생각하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첫근무가 끝나
근데 내가 김일병을 만날수 있는 근무 배치가 너무 안되는거야 ㅋㅋ
맨날 초소 근무 나가고 짤에 보이는 동정문 위쪽에 총들고 서있는 근무만 계속 뺑뺑이 시키더라구..
나중에 알고 보니 이 근무들이 개 빡세서 고참들이 돌리던거였음 나쁜놈들 ㅠ
그러다 한 열흘쯤 지났나.. 다시 김일병을 만나게 됐고
고참이 옆에 없는 일광욕 시간에
" 김일병 수련생님 부천 살았었죠?"
라고 큰 용기를 내서 말을 걸게 돼 ㅋㅋ
글이 또 길어 지네
나머진 자기전에 한번 더 쓸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