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마이 프렌즈
눈 앞에서 차에 치인 연하를 보는 완이의 눈빛
딸의 가정폭력 증거사진을 본 석균의 눈빛
나한테 유부남 만나는 년들은 다 미이야
근데 내가 딸한텐 어떻게 그래
딸의 외도행각을 본 후 울분의 눈빛
엄마 그 때 왜 나 죽이려고 그랬어?
30년 전 자신과 동반자살하려 했던 엄마에 대해 처음으로 말을 꺼내는 원망의 눈빛
그리고 숨겼다고 생각한 그 진실을 마주한 엄마 난희의 눈빛
3년만에 다시 찾아온 완이에게 안기라는 연하 눈빛
내가..내가 말이야
내가 이걸 다 줬는데도 말이지
그게 싫댄다, 이까짓거 쓸데없대
그러면서 잠만 잔다
그게..진짜..날 두고..저 혼자 떠나버렸어
이제는 정아 마음이 완전히 떠나가버렸다는 것을 깨달은 석균의 슬픔
인생의 과거길에서 정아에 대한 자신의 거대한 과오를 마주한 석균의 참회의 눈빛
언니 이리와
어디가
나. 충남이.
눈 앞에서 희자의 치매행각을 본 충남의 침착하고 떨리는 목소리
치매로 인해 과거 자신이 가장 슬펐던 경험속으로 들어간 희자
착한 눈빛 -> 원망의 눈빛
나 너한테 전화했지
내 아들이 열감긴데 도와달라고
약 먹었는데 안 낫는다고 무섭다고 와달랬지
넌 왜 맨날 넌 그렇게 사는게 힘들어
왜 맨날 힘들어서 내가 필요할 땐 없어
나도 힘든데 징징대지 말라고!
그러고 너 전화 끊었지
난 너밖에 없었는데
정아에게 왜 그 때 자신에게 와주지 않았냐고 울분을 토하는 희자의 울분과 서러움
그런 희자를 보는 정아의 얼굴
그리고 그런 정아를 보는 석균의 얼굴
언니 내가 암이래
많이 크대 암이
내일 병원 들어가. 진짜.
언니가 나보다 낫다 생각해라
나는, 나는 언니보다 내가 낫다 생각할게
우리 그냥 그렇게 생각하자
이제야 좀 위로가 된다. 병자끼리 있으니까.
너가 그 때 나 불렀을 때..
나 내 아들 유산했었어..
그래도 내가 미안해
-너가 미안해해야 하는게 아니라
세상이 우리한테 미안해해야돼..
정아야.
나 이제 걔들 피해 안 주고 혼자 살 수 있어
뭐든 혼자 할 수 있고
그러니까 니가 걔들한테..
-혼자 살 수 있었구
혼자 할 수 있었어
이제는 아니구..
황혼의 문턱에서 이제는 혼자서 뭔가 할 수 없다는,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진실을 마주하고
서럽게 우는 희자와 위로해주는 정아
진짜 연기가 다들..연륜과 고루함을 무시 못하는 것인지
정말 대상급 연기들이 다 모임
특히
신구와 김혜자, 나문희
를 그저 중년연기자의 연기라고 생각했던 나에게 깊이 반성하는 중
이런 상황을 연기하는 당사자들은 어떤 마음일지 상상도 안됨..
연기가 다큐 보는 것 처럼 너무나 현실적이고 피부로 와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