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고은
가시가 달렸다는 남들의 비난쯤은
내가 껴안을게
달게 삼킬게
너는 너대로
꽃은 꽃대로
붉은 머릿결을 간직해줘
우주를 뒤흔드는 향기를 품어줘
오늘 달이 참 밝다
꽃아, 나랑 도망갈래?
장미도둑, 서덕준
2. 전지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꽃
3. 송혜교
뭘 원해?
꽃을 원한다면 매일 밤 너의 잠자리에 깔아줄게
보석을 원한다면 네 눈동자보다 큰 것을 빼앗아줄게
나라를 원한다면 어딘가의 왕국을 갖게 해줄게
널 위해서는 뭐든 해줄 거야.
그러니까 어딘가에서 둘이서만 살자.
타치카와 메구미,몽환전설
4. 한효주
밤 11시 59분에 뛰어내릴 거예요 그대의 시간과 내 시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자정엔 그대의 폐부를 어지르는 불꽃이었으면 해요
고은강, 일백년 동안의 오늘
5. 오연서
그대, 오늘 볼 때마다 새롭고
만날 때마다 반갑고
생각날 때마다 사랑스런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풍경이 그러하듯이
풀잎이 그렇고
나무가 그러하듯이
나태주, 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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