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행복할 자격 있을까,
난 왜 얕은 상처 속에도 깊이 빠져있을까
사는 건 누구에게나 화살세례지만
나만 왜 마음에 달라붙은 과녁이 클까
몇 걸음 위 행복인데 스스로 한단씩 계단을 높여.
안내던 화가 나는 말,
나답지가 않다는 말
"나 다운 게 뭔데?"라고 하면서 잘만 아는 말.
내가 나를 못 봐 어둠 속에 안겨봐도,
눈 감아 봐도 마음 편히 못 자.
문턱은 넘어서면 어지러워
내게 편한 나의 경계선이어서
여길 벗어나면 죽음.
익숙한 슬픔보다 낯선 행복이 더 싫어서,
혼자 있기 싫은 걸까,
아니면 눈에 띄게 혼자이고 싶은 걸까.
내게 외로움은 당연해
과연 내 곁에 누군가 있다고 해서
나눠가질 내가 있을까.
빗물이 길바닥에 고여
그 위에 비친 교통사고 전광판이 보여.
이때 왜 잘살고 있을 네가
하필 기억이나 눈물이 고이는지
'사망'이란 단어 옆에 숫자 1이 어찌나,
외롭게 보이는지.
방황하게 되는 건 집이 없어서,
혹은 갈 길이 없어서일까
갈 곳은 많아도 그 어디에도
나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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