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희숙 입력 2017.07.24. 11:59 수정 2017.07.24. 12:02
장난 삼아 순간접착제 통을 깨물었다가 입 전체가 달라 붙어버린 반려견이 있습니다. 최근 영국 일간지 메트로에 따르면, 영국 동부의 빌러리케이 타운에 루이스 웰비 씨와 함께 거주하는 생후 18개월령 프렌치불도그 종 '브리'는 이 사건으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습니다.
루이스 씨가 서랍 위에 놓아둔 순간접착제가 화근이었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브리는 서랍 옆 소파를 딛고 뛰어올라 순간접착제 통을 입으로 덥석 깨물었는데요. 접착제는 순식간에 브리의 입 전체로 흘러버리고 말았습니다. 브리의 혀는 입천장에 달라붙었고 입 전체가 붙어버려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한순간 입이 붙어버리자 브리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호흡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브리를 발견한 루이스 씨 역시 아연실색하며 브리를 곧바로 응급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병원에 도착한 브리는 숨을 헐떡이며 매우 고통스러워했습니다. 몹시 동요하는 바람에 검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루이스 씨는 "이러다 브리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덜컥 겁이 났다"고 말했습니다.
수의사 모니카 구즈만 씨는 우선 브리를 안정시킨 뒤, 올리브유를 사용해 접착제를 차근차근 제거하기 시작했습니다. 접착제는 브리의 입과 입술의 안팎뿐만 아니라 치아와 혀에까지 달라붙어 굳어있었습니다. 모니카 씨는 칫솔과 면봉에 올리브유를 묻혀 접착제를 닦아냈습니다.
접착제를 닦아내기를 수없이 반복한 끝에 드디어 모두 제거할 수 있었는데요. 모니카 씨의 빠른 처치로 위기의 순간을 넘긴 브리는 행복한 기분으로 귀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루이스 씨는 "브리의 장난감을 수리하기 위해 접착제를 쓰고서 서랍 위에 뒀었다"며 "브리가 호흡곤란으로 발버둥치는 모습에 너무나 두려웠다"고 말했습니다.
브리가 치료받은 동물병원은 응급이나 중환자에 대한 치료서비스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곳인데요. 수의사 모니카 씨는 "순간접착제는 독성은 아니지만 개에게 매우 위험하다"며 "순간접착제 통을 씹었을 때 타액과 접촉해 딱딱해지면서 입이 붙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려견이 접착제를 먹은 경우 신속히 동물병원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다른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접착제를 직접 제거하려 시도하면 안 됩니다."
한편 영국 헤멜 헴스테드 타운에 거주하는 10세 잭러셀테리어 종 알피는 전단지에 붙은 접착제를 핥았다가 턱 전체가 붙어버려 5시간이나 시달려야 했는데요. 접착제가 알피의 타액과 반응해 입 주위를 접착시켰기 때문입니다.
사소한 부주의가 반려동물의 생명을 이토록 위험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접착제 등 위험한 물건은 반려동물이 닿을 수 없는 안전한 장소에 보관해야 합니다.
한희숙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