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7살이다.
내 여자친구는 14살이다.
무슨 말들이 나올지는 알고 있다. 범죄자, 철컹철컹, 고영욱 Mk.2 등등. 반 년째 듣고 있는 말이라 이제 익숙하다.
유독 나는 십 대 아이들에게만 인기가 많았다. 작년 말부터 초까지는 18살 아이랑 사귀었다. 그리고 봄부터 5월 말까지는 19살 아이와 사귀었다. 재미있는 건, 작년 가을까지, 그러니까 26살의 3/4까지는 연애 경험 한 번 없었는 모태솔로였다는 점.
""어린 애들도 잘 꼬시고 능력도 좋아."" 내 연애담을 들은 친구들이 으레 하는 말이다. 글쎄. 나는 반대로 능력이 없어서 어린 애들만 만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처음 누군가에게 사랑을 느꼈던 스무 살 때부터 스물여섯 살까지 내가 사랑한 사람이 나를 사랑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 시절 내가 사랑한 여자들은 대개 나와 동갑이거나 연상인 사람들이었고 나보다 어린 사람도 세 살 이상을 넘지 않았다. 철벽과 거절과 외면 끝에 눈물 흘린 횟수만 몇 번인지 알 수 없다. 능력이 좋았다면 사랑받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물일곱? 생긴 거나 하는 짓은 열일곱 살 같은데?""
""오빠보다 고3 선배들이 더 어른처럼 느껴져.""
전 여자친구들이 말했다. 내 시계는 꼭 십 년 전 그 시절에 멈춰져 있는 것 같다고.
틀렸다고 할 수가 없었다. 부모님의 억압과 고교 시절의 따돌림과 대학 생활의 소외를 겪으면서 나는 어른으로서 자라지 못하고 아이인 채 그대로 남게 되었다. 카톡 친구 목록에 내 나이 또래 '지인'은 대여섯밖에 되지 않는 반면, 중고등학생 '친구'는 남녀를 막론하고 십수 명이 된다.
전 여자친구들은 모두 아버지가 없었다. 하나는 아버지가 이혼을 했고, 하나는 일곱 살에 아버지가 세상을 뜨셨다. 전 여자친구들은 나에게 다정한 아빠의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나는 스물일곱 살 대학생이면서 동시에 아무도 말 걸어주는 친구 없이 혼자 책만 읽던 열일곱 살짜리였다. 아빠의 구실을 할 수 있는 정체성은 내 안에 존재하지 않았다. 전 여자친구들은 그런 나에게 실망하여 떠났다.
두 번째 이별을 겪고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지금 내 여자친구가 가만히 옆에 와서 말했다. ""오빠는 아직 꼬맹이라서 누가 오빠를 돌봐줘야지, 오빠가 누구 돌봐주면 안 돼.""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내가 해온 연애를 이 아이는 전부 지켜보았다. 두 번째 여자친구의 사진을 카톡 프로필에서 내리던 날에 베스킨라빈스를 사달라며 천연덕스레 우리 동네까지 찾아왔다. ""그러니까 내가 오빠 돌봐줄게. 오키?""
평소라면 말라며 한 대 쥐어박았겠지만 그 때 나는 많이 약해져 있었다. 슬그머니 팔짱을 끼어 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 아니, 그냥 막을 생각도 안 했다. 주는 애정을 허겁지겁 받을 만큼 애정에 고파 있었다.
이 관계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서른 살이 되면 이 아이는 그제야 열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이 된다. 이 아이가 스무 살이 되면 그 때 나는 서른세 살이다. 윌유메리미란 웹툰에서 띠동갑 커플이 결혼하는 것도 봤다며 웹툰은 웹툰이고 현실은 현실이지. 그리고 우리는 띠동갑에 +1을 더 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쓰지는 않는다. 언제 다른 사람의 생각이 내 삶에 유익이 된 적이 있었던가. 심지어 날 키운 부모님의 생각마저 내게 유익이 되지 않았다. 아직도 난 부모님의 소원대로 의대에 가지 않은 것을 내 인생의 몇 안 되는 최고 선택으로 친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이 무어라 떠들건 난 이 아이를 사랑할 것이다. 신경 쓰는 건 오직 내 미숙함 때문에 이 관계가 끝이 예정된 관계로 보인다는 것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 아이는 어른이 되겠지만 나는 여전히 아이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언젠가 이 아이도 사춘기가 지나고 머리가 굵어지면 나이 많은 20대 남자한테 호감 품었던 걸 흑역사로 여기게 될 것이다. 좋게 봐주더라도 철없던 시절의 추억거리로 볼 것이다.
그 때가 온다면, 견딜 수 있을까."
--
이 시대 마지막 하나 남은 로맨티스트인 척,,, 피터팬 증후군인 척,,, 소설 속의 주인공인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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