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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우선 여자친구와 3년 정도 만났습니다.
20대 초반에 대학 연합동아리에서 만나 오빠 동생으로 지냈고
처음 일 년은 별로 안 친한 상태에서 활동만 같이 하다가
다른 동아리원들과 모임을 가지며 친해진 케이습니다.
대학 졸업 후 연애 시작했고
연애 3년 하는 동안 꾸준히 결혼 얘기 나왔습니다.
연애 초반부터 부모님께서는 저희 연애에 대해 다 알고 계셨고
(어떻게 만났는지 여자친구 성격, 집안 분위기 정도)
애가 참 괜찮다고 좋아하시며 결혼을 자연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여자친구가 어머니와 살고 있었는데 몇 달 전 돌아가셨고
힘들어하는 여자친구에게 제가 먼저 결혼하자고 했습니다.
그동안은 막연히 말로만 결혼 얘기했지, 이런 본격적인 이야기는 처음이었고
여자친구는 조금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어서(장례 치르고 이직) 고민했지만
올해 식 올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지난 연애기간 동안 당연히 저희가 결혼할거라 생각하셨긴 했지만
제가 갑자기 결혼을 서두르니 좀 놀라긴 하셨죠.
그치만 제가 여자친구 혼자 있는 거 못 보겠다 얘기했고
데려오라고, 이제 어머니도 안 계시니
우리가 부모가 되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여자친구도 감동 받고 저도 감사했습니다.
문제는 저희 어머니께서 각종 증명서를 요구하시면서 시작됐습니다.
저에게 한 번도 언급하신 적 없으셨던 건데...
신혼집 알아보고 본격적인 결혼 준비가 시작되자
어머니께서 여자친구와 다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이것저것 떼어오라고 하셨습니다.
결혼을 했었는지 안 했었는지 나오는 초본 같은 거
범죄기록증명서
학력 증명서
가족관계증명서
종합병원 건강검진 소견서
앞으로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계획서(저랑 둘이 상의해서 써오라고)
밥 먹다가 이게 뭔 지 싶던 찰나
여자친구가 그 자리에서 가방 들고 나갔고
아버지께서는 뭔 를 하냐고 어머니께 뭐라 하시고
저는 정신 없이 여자친구를 따라나갔는데 집 밖에서 울더라구요.
내가 결혼을 당장 하고 싶다고 한 것도 아니고
내 부모가 되어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혼자 된 내가 안쓰럽다고 빨리 결혼시켜서 챙겨주고 싶다 하시더니
범죄경력증명은 뭐고 등본은 또 뭐냐고
오빠가 집에서 어떤 아들이기에 성인이 결혼하는 문제에
부모가 나서서 계획을 세우라는 소리를 하냐고
대학생 때 동아리에서 만났는데도 학력 증명이 필요하냐고
내가 스물 하나에 오빠 처음 만난 거 아시면서도 결혼 유무 그딴 걸 떼어오라고 하시냐고
진짜... 막 울면서 소리지르고 택시타고 가버렸어요.
집에 와서 어머니에게 소리지르면서 이런 걸 상의도 안 하고 말하면 어떡하냐고
이미 알 거 다 아는 사이에
선도 아니고 사회에서 만난 것도 아닌데 왜 의심하냐고 하니
이런 건 기본이라고, 다들 한다며
일방적 요구가 아닌 교환인데 뭐 어떠냐고
서로 깔끔한 게 좋지 않냐고 하십니다.
여자친구는 이런 거 인터넷에서나 들어봤지 내가 요구 받을 줄은 몰랐고
한두개도 아닌 내 모든 걸 다 까발리란 거 아니냐면서
정말 불쾌하고 실망스럽다고 합니다.
엄마라고 하라고, 부모가 되어 주겠다고 안쓰러워 하시더니
이 상황에서 저런 걸 요구하셨다는 게 상처가 됐다고
내가 만약 엄마가 살아계셨다고 해도 저러셨겠냐며
결혼 자체를 안 하겠다고
저와의 만남도 다시 생각하겠다고 합니다.
저도 이 상황이 예고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 당황스럽고
반대로 내가 저렇게 많은 증명서를 요구 받았다면
저도 불쾌했을 거 같아서 너무 미안해 죽겠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 여동생은 요새 다 저렇게 한다며
어머니에게 잘했다고 이을 떨어대니 어머니도 이게 뭐가 문제냐는 식...
아버지도 슬슬 서로 깔끔하고 좋지 않은가?
서로 교환인데 기분 나쁠 건 없지 않나?
라고 하시고...
(추가합니다//
물론 저는 어머니와 싸우고 냉전중입니다.
어머니께 실망 많이 했고, 더 싸워보고도 말 안 통하면 집을 나올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자친구가 아예 저와의 만남 자체를 다시 생각합니다...)
여자친구는 증명서 요구 자체보다도
지금 여자친구가 힘든 상황에서 결혼하라고 엄마처럼 대해주겠다고 감언이설 해놓고는
범죄, 결혼기록 이딴 걸 떼어오란 게 상처인 것 같아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학력증명서 같은 거 교환하는 집 있단 글 봤을 땐
저희 둘다,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휴.

휴..그냥 혼자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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