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등산 동호회 인터넷 카페를 살펴본 결과 '4050세대를 위한 등산회'나 '유부(유부남·유부녀) 만나는 산악회' 등을 내건 모임들이 공공연하게 운영되고 있다. 회원끼리 애인을 만나는 방법을 전수하거나 불륜 팁을 전하는 게시글도 있다. 한 등산 동호회 회원 A씨는 "관악산이 중년들의 홍대로 불린다"며 "산에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스킨십을 하다보면 애인 사이로 발전하기 쉽다"고 말했다.
회원 B씨는 "산악회에 간다고 하면 운동으로 생각해 배우자가 의심하지 않고, 연락이 안돼도 '산에 있어서'라고 말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등산 뒤 땀이 많이 나 사우나에서 씻고 왔다고 거짓말하면 그만"이라고도 덧붙였다.
불륜 커플이 보안을 위해 부부산악회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이씨는 "부부인증서가 따로 있는게 아니니 불륜 커플이 부부라고 산악회에 가입하면 처음엔 알 길이 없다"며 "부부산악회에 가입하면 각자의 배우자와 혹시나 마주칠 염려도 없고, 애인에게 추파를 던지는 다른 이성이 없다고 생각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짝을 찾으러 온 등산객들은 은어와 암호를 공유한다. 등산객들은 불순한 의도로 산을 찾는 여성들을 '산토끼', 그 여성들을 만나러 온 남성들을 '산토끼 사냥꾼'이라 부른다.
애인을 찾으러 온 사람들만의 암호도 있다. 산악회 활동을 하는 C씨는 "남자들의 경우 한쪽 바지를 걷고 있으면 '아직 짝을 못 만났다'는 의미다"라며 "여성들은 등산과 어울리지 않는 진한 화장과 옷차림을 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산악회원 D씨는 "남자들과 여자들 모두 2~3명씩 몰려다니며 상대방을 탐색한다"며 "선글라스 끼고 이어폰으로 귀를 막은 채 힘차게 일명 '파워 워킹'을 하는 여성의 경우 '오늘은 건들지 말라'는 뜻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악회 활동을 했다는 권모씨(48)는 "회원들이 서로에게 '대장님' '회장님' '여사님'이라고 불렀다"며 "여성회원이 화려하게 싼 도시락을 떠먹여주고 도시락을 받아먹은 남성회원과 함께 손을 잡고 사라지는 것을 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권씨는 "나에게 등산 후 술을 마시자고 접근하는 이들도 있어 결국 3개월만에 산악회 활동을 그만뒀다"고 고백했다.
http://v.media.daum.net/v/20171018062507260?f=m&rcmd=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