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오늘은 괜찮을 거야. 시험 중에 지진 나진 않을 거야.” 시험장이 마련된 포항해양과학고 앞에서 한 학부모는 이렇게 말하며 자녀를 들여보냈다. 다행히 전날 밤 10시15분쯤 규모 2.0에 진도 1의 약한 여진이 발생한 뒤론 잠잠한 상태였다. 수험생 김모(19)군은 “이번 지진 대처가 잘 된 것 같다”며 “일주일 더 준비할 수 있었고, 시험 중 여진만 없으면 잘 치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포항의 12곳 시험장에는 오전 6시30분을 전후해 수능 문답지가 도착했다. 진앙과 가까운 북쪽 4곳의 고사장은 남쪽 학교 4곳으로 대체된 상태다. 시험 시작 전 강한 여진이 발생했을 경우에 대비해 경북 영천 등의 예비고사장으로 수험생을 이동시킬 버스 244대도 준비돼 있었다. 포항의 수험생은 6098명이다. 시험장마다 소방·경찰 등 안전요원도 13명씩 배치됐다. 소방관 4명, 경찰관 2명, 건축구조 기술자 2명, 전문 상담사 1명, 의사 1명, 수송 담당자 3명 등이다.
일찍 시험장에 도착한 학부모들은 교문 앞에서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자녀들이 지진 공포를 딛고 무사히 시험을 치르기를 기원했다. 한 학부모는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수능이 끝났으면 좋겠다. 시험 치는 아이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내색은 못 하지만 애보다 내가 더 긴장되는 것 같다"고 심경을 표현했다.
경북도 수능 상황본부가 마련된 포항교육지원청은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수능 시간 중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여진 가능성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수능 관리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상황본부 측은 전날 밤부터 예상 시나리오별 매뉴얼을 일일이 재점검하는 한편 평가원 종합상황실 등과의 핫라인도 거듭 확인했다.
강한 여진 발생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이날 포항교육지원청에 비상 대기한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도 포항에 머물며 김 부총리의 안전분야 대응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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