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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12/03) 게시물이에요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 인스티즈


이영유, 때없음

 

 

 

병든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라

깨어진 술병은 화려하구나

그대가 가고 없음은 어둠의 빈자리를

밝히는 일

짙은 녹색의 고뇌

휘파람 부는 별들도 묵은

책 속으로는 오지 않아 내가 있고

내가 없음은

푸르는 물줄기 아래 그물을 놓아

덧없는 시간을 꿰매는 일

욕망의 불빛 애매모호한 눈을

돌려 비울 수 없는 여름의 노래로

찬란한 희망을 되돌려 보낸다

대개 방법은 두 개, 그 한 가지

죽기 아니면 살기로 토해놓은 어둠은

시끄러운 곳에 홀로 손짓일 뿐 병든 눈으로

노래하는 모든 것들의 노래 속으로

몸부림치며 매달릴 한 자락 과거인 것을

느껴라 그대가 가고 없음이

때없이 불이 켜지는 마당의 울림인 것을

바라보아라 침묵하는 모든 것들의

피맺힌 노래를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 인스티즈


조병화, 차창(車窓)

 

 

 

사랑이라는 것은 이와도 같이

외로운 시절의 편지라고 생각을 하며

차창에 기대어

추풍령을 넘으면

 

거기 낙엽이 지는 계절이

늙은 산맥에 경사지고

인생과도 같은 외로운 풍경은

언젠가는 나도 돌아가야 할

그날의 적막처럼

긴 차창에 연속하였습니다

 

천구백오십이년의 겨울

정오의 태양이 파란 가슴에 고여 들고

 

나는 먼 보헤미안시절의 그와도 같이

차창에 기대어

 

사랑이라는 것은 이와도 같이

외로운 시절의 편지라고

생각에 잠겨 갔습니다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 인스티즈


박소향, 그리움에 기대어선 오늘

 

 

 

마른풀꽃 출렁이는 곳마다

바람이 흘리고 가는 분내 나는 노래들

순환의 긴 고리를 끊고

부활의 아침처럼 일어서는 오늘

가슴으로 가득 채워진 젖빛 햇살이

맨발로 선 오지에 길을 내고 있다

 

살았어도 갈수 없고

보면서도 디딜 수 없는

적막한 전선 비무장지대 외로운 땅처럼

나 당신께 닿을 수 없어

구부러진 교각 물줄기로 길을 트는

살얼음 진 녹지에 조용히 꽃피울 수밖에

 

툭툭 젖은 자리 털고 일어서면

새때처럼 흩어지는 하얀 신경들

가늘게 휘청이는 저녁 비에 섞여

속까지 흠뻑 젖은 상처들이

저만치 어둠을 자르며 혼자 서 있다

 

가슴 벅차게 다가오는

남겨진 날들 속의 희망

기다리면 알 수 있을까

닫힌 문을 열고 당신이 오는 날

무디어진 감정에도 왈칵왈칵 솟아나는

물 고른 사랑의 출렁임들을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 인스티즈


김재진, 국화 앞에서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귀밑에 아직 솜털 보송보송하거나

인생을 살았어도 헛살아버린

마음에 낀 비계 덜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이라도 다 같은 사람이 아니듯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눈부신 젊음 지나

한참을 더 걸어가야 만날 수 있는 꽃

국화는 드러나는 꽃이 아니라

그 자리에 그냥 머물러 있는 꽃이다

느끼는 꽃이 아니라 생각하는 꽃이다

꺾고 싶은 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꽃이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적은

가을날 국화 앞에 서 보면 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굴욕을 필요로 하는가를

어쩌면 삶이란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루를 견디는 것인지 모른다

어디까지 끌고 가야할지 모를 인생을 끌고

묵묵히 견디어내는 것인지 모른다







 꽃이라도 다 같은 꽃은 아니다 | 인스티즈


박철,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 원을 들고

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

두 번이나 길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

럭키슈퍼 앞에 섰다가 후두둑 비를 피하다가

그대로 앉아 병맥주를 마셨다

멀리 쑥국 쑥국 쑥국새처럼 비는 그치지 않고

나는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다시 한 번 자전거를 타고 영진설비에 가다가

화원 앞을 지나다가 문 밖 동그마니 홀로 섰는

자스민 한 그루를 샀다

내 마음에 심은 향기 나는 나무 한 그루

마침내 영진설비 아저씨가 찾아오고

거친 몇 마디가 아내 앞에 쏟아지고

아내는 돌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나는 웃었고 아내의 손을 잡고 섰는

아이의 고운 눈썹을 보았다

어느 한쪽

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속 깊은 곳에서 쑥국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 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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