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레너드 코헨의 '나의 시' 입니다 ~

자, 얘야. 머리를 들어보렴. 너를 안고 싶어.
나는 이제 갈 거란다.
잠시 내 무릎을 베고 누워라. 좀 쉬렴.
나 때문에 슬퍼하지 말아라.
엄마는 네가 있어 기쁜 날이 많았으니.
-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가주세요.
- 택시, 박지웅

포플러 나무들이 거꾸로 서 있는 강으로가,
저문 햇빛 받으며
우리 강 볼까,강 보며 웃을까
이렇게 연민들이 사무치게 반짝이는 날은.
- 그리운 날, 최하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순간을 홀로 기억할 때
그 순간은 나만의 것이 된다.
- 언제 들어도 좋은 말, 이석원

내 삶은 무엇하나 제대로 되어가는 것이 없고
내게는 세상에 보탬이 되는 능력도 하나 없고
다른 사람에게 보람과 의미가 되어줄 수 있는
아름다운 면모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날
늪에 가라 앉듯이 생각이 자꾸 저 밑바닥으로 끌어 내리는 날
누가 말만 걸어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날이 있어요
그럴 때 기억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마음이 저조한 날 떠오른 생각에 속지 말자'
- 천 개의 절망을 이기는 한 개의 희망 中, 김미라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 오래된 서적 中, 기형도
검은 밤에 펼쳐본다면 온 세상이 당신이 되겠지
- 어플 이팅, 미상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히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ㅡ 동경(東景)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ㅡ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이생은 전생의 숙취 같다
술 취한 고아들은 잘 자고 있을까
홀로인 사람에게선 때 이른 낙엽 냄새가 나서 돌아보게 된다.
인간의 마음으로 끝내 완성할 수 없는 영원이란 말을
나는 발음해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 라이터 좀 빌립시다, 이현호

흔들리는 야간 버스 안에서
울리지 않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
저장된 이름 하나를 지운다
내 사소한 사랑은
그렇게 끝났다.
- 그리운 이름, 배홍배

나는 없어져도 좋다
너는 행복하여라
- 인연 中, 정채봉

가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하루를 버텨냈다는 사실 때문에
뿌듯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오늘도 잘 견뎌냈다고
누군가가 토닥여주는 것처럼
- 하루, 흔글

편지를 거기 둔 건 나 읽으라는 친절인가?
- 젊은 느티나무, 강신재

나의 영혼은 검은 페이지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누가 나를 펼쳐볼 것인가
- 오래된 서적 中, 기형도
검은 밤에 펼쳐본다면 온 세상이 당신이 되겠지
- 어플 이팅, 미상

꽃잎마다 그를 앓는 편지를 쓴다.
어딘지 좀 채도가 부족한 생각일까
- 꽃의 사서함, 김지명

인생이 추울 때 너를 만나
나를 꽃으로 대해 준 네가 고맙다.
- 만남, 하금주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 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라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 이런시, 이상

공사중인 골목길
접근금지 팻말이 놓여있다.
시멘트 포장을 하고 빙 둘러 줄을 쳐 놓았다.
굳어지기 직전,
누군가 그 선을 넘어와
한 발을 찍고
지나갔다.
너였다.
- 첫사랑, 문숙

여기는 구경거리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꾸며낸 것
하지만 네가 나를 믿어준다면
모두 다 진짜가 될거야
- IQ84, 무라카미 하루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픈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 호수, 정지용

나 하늘로 돌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그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귀천, 천상병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
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 무진기행, 김승옥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질투는 나의 힘, 기형도

사진 : 텀블러
サ 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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