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dailian.co.kr/news/view/694323/?sc=naver
평창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기념비적인 역주를 펼친 윤성빈 선수는 하마터면 선수가 되지 못할 뻔했다. 경남 남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윤 선수에겐 타고난 운동신경이 있었다. 초등학교 학적부에 '운동 전 종목에 천부적 재능이 있다'고 기록됐을 정도다.
당시 윤 선수는 축구를 좋아했다. 2002년에 박지성을 동경한 박지성 키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엔 축구팀이 없었고, 결정적으로 운동을 시키기엔 여건이 풍족치 않았다. 어머니 입장에선 성인이 될 때까지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천부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일반 학생으로 지냈다.
중학교 때 서울로 전학한 후 방황의 시기를 겪었다. 뒤늦게 체대를 목표로 정하고 체고에 원서를 넣었지만 실기에서 떨어졌다. 그 재능을 전혀 계발하지 못했던 것이다.
체고 진학에 실패한 윤 선수는 일반고에 진학했다. 여기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고등학교에서 만난 체육교사가 장차 서울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에 이사로 참여할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 교사를 통해 체대 입시반으로 들어가고, 고3 때 스켈레톤 종목과 인연을 맺었다. 그 결과 오늘날 세계 최고의 스켈레톤 선수가 탄생했다.
만약 윤성빈 선수가 고등학교 때 스켈레톤 관계자인 교사를 만나지 못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체대에조차 못 갔을 가능성이 있고, 설사 체대에 갔더라도 전문적인 운동을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선수는 못 됐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만약 윤성빈 선수가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뒷받침을 받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스켈레톤이 아닌 다른 종목에서 벌써 세계적인 선수가 됐을지도 모른다. 축구를 했다면 손흥민과 더불어 대표팀 원투펀치를 구성했을 수도 있다.
이 사례를 보면 어렸을 때 재능을 발굴해서 키워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 수 있다. 육성시스템과 지도자를 만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도, 아니면 최악의 경우 그저 체력 좋은 청년 백수로 클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2, 제 3의 윤성빈이 육성시스템을 만나지 못해 재능을 꽃 피우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