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마냥 다정하고 애지중지하는 엄마는 아닌데요.. 그래도 신랑한테 팩트”폭력” 이란 말을 들으니까 좀 심란해지기도 해서요. 신랑이 사람들한테 물어보라길래 적어요.
모바일이라 오타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금 제 아들은 6살이구요. 또래 애들이랑 다르지 않게 한창 말 안듣고 어디로 튈지 몰라요.
저는 아침 10시에 출근해서 7시에 칼퇴 하는 직장 다니고 있어서 등원은 제가 시키고, 데려와서 저 퇴근할때까지 시터님이 봐주세요.
신랑은 9시출근, 야근 많아서 힘든데 몸이나 시간은 안따라주지만 아이 육아에 많이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관심도 많구요.
지난 일요일에 같은 아파트 같은 유치원 친구네 아이 데리고 놀러갔어요.
그런데 유치원에서 만든 공작품을 저희 아들이 잘못 건드려서 망가졌어요. 일부러는 아니고 진짜 실수로요.
그래서 아이친구가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그게 손으로 만든거니까 물어주기도 뭣해서 아줌마가 케이크 사줄게~~ 하면서 달래서 롤케이크 사다 줬구요.
아이 엄만 괜찮다고 그 롤케이크도 안받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줬어요.
그래도 아이친구가 많이 속상했는지 토라져서 우리 아들이랑 말도 안섞고 너 집에 가 막 그러길래
아들한테 월요일 저녁에 미안하다고 사과편지 써서 다시 사이좋게 지내자고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화요일에 그 편지를 주고 나서 수요일에 아이가 만화영화를 그 친구랑 보고 싶다 하길래 시터님이 친구한테 물어보자~ 하고 그 집 엄마한테 전화 걸었대요.
근데 그 집 아이가 그날 피곤했는지 그냥 집에서 놀래~ 하고 전활 끊었어요.
근데 제 아들은 그게 그렇게 서운했나봐요. 울상이 돼서는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아빠 올때까지 안자고 기다린다더니 아빠 앞에서도 울상이더라구요.
잠 안자고 무슨 갓난애처럼 계속 잠투정 부리듯 안하던 짓을 하길래 친구가 만화영화 안본대서 서운했냐 하니
엄마가 롤케이크도 사주고, 자기가 편지도 써줬는데 친구가 계속 화내는거 같다고 나쁘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무리 사소한 일에 누군가가 화를 내더라도 상대방이 싫어한다면 원인 제공자가 먼저 사과하는게 맞고, 사과를 했다고 받아주기를 강요하거나 안받아준다고 비난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이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요.
나-네가 미안하다고 했다 해서 그 친구가 그 사과를 꼭 받아줘야 하는 건 아니야.
아들-그치만 미안하다고 했잖아.
나-그 친구한텐 그 물건이 굉장히 소중했나보지. 많이 화가나면 화를 푸는데도 오래 걸리는 거야. 네가 잘못했으니까 네가 기다려야지.
아들-난 친구랑 놀고 싶은데 걔가 안놀아주잖아.
나-아들. 네가 친구랑 못 놀아서 속상한건 알겠는데 그 친구 마음을 상하게 한건 너잖아. 그럼 네가 속상해도 좀 참아야지.
아들-일부러 그런거 아닌데!
나-알지. 엄마도 봤으니까. 그래도 친구가 너때문에 운건 맞잖아. 그러니까 친구 마음 풀릴때까지 속상해도 좀 참아.
근데 이러고 애 재우고 나니까 신랑이 저한테 뭐라고 하더라구요. 당신 말 다 맞는데, 초등학교도 안들어간 애한테 꼭그렇게까지 가르쳐야 겠냐면서요.
그냥 우리 아들 그래서 속상했구나~~ 친구가 삐돌이네~~ 뭐 이러면서 편 좀 들어주면 큰일나는 거냐구요.
그래서 내가 당신 말 처럼 틀린 말 한 것도 아니고, 아이한테 욕을 한것도 아니고 심지어 혼낸 것도 아닌데 무엇이 문젠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제가 아이한테 “팩트폭력”을 저지르는 거래요..
우스개 소리로 많이들 쓰는 단어지만 진지한 얼굴로 제가 “폭력”을 아이에게 행사했다고 하니까 울컥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말나온 김에 얘기하자며 그동안 있었던 몇가지 예들을 더 들면서 애한테 너무 매정하고 칼같이 구는 때가 있다며 고치라고 하는데.. 전 솔직히 모르겠어요.
첫번째 예는..
지난 추석에 아이가 핸드폰 게임을 하는데 저희 아이보다 8개월 늦게 태어난 작은아주버님네 시조카가 옆에서 형,형하면서 같이 놀자고 그랬거든요.
근데 아들이 핸드폰 게임에 빠져서 동생이 자꾸 귀찮게 구니까 “아~죽는다!!” 그런거에요.
그래서 제가 바로 게임 못하게 하고 아이에게 동생한테 사과하라고 했어요. 근데 아이가 핸드폰을 쳐다보면서 미안해 라고 하길래 게임하려고 미안하다고 하는 구나 싶어서
나-똑바로 동생 보고 사과해
아들-미안해
나-뭐가 미안한지 얘기해
아들-죽는다~~ 해서 미안해
나-게임은 다음주까지 금지야. 네가 형인데 게임때문에 동생한테 나쁜말 한다면 이건 나쁜거야.
아들-(울고불고난리)
나-뚝 안그쳐?
아들-엄마는 나만 미워해!
나-응 맞아. 지금 엄마는 네가 미워. 아들이 미운 짓을 하는데 왜 엄마가 너를 좋아해야 해?
아들-그치만 동생이 게임하는데 방해해서..
나-게임하는거 방해한게 죽는다는 나쁜 말 할 만큼 잘못한거야?? 왜 동생이 고작 게임 때문에 너한테 죽는단 소릴 들어야 해?
그럼 엄마도 뉴스볼때 아들이 만화 틀어달라고 떼쓰면 나쁜말 해도 돼? 청소하는데 아들이 어지르면 나쁜말 해도 되겠네?
아들-아니야!
나-그래! 아니야! 근데 왜 동생한테 그런 말 해? 모든 사람들이 너 하기 좋은대로 해줄 필요는 없어. 네가 이렇게 나쁜말 하면 아무도 너한테 친절하게 안할거야.
라고 했던 일..
두번째는 아이 앞머리가 길다고 신랑이 잘랐는데...
완전 귀여운 바가지 머리가 됐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게 귀여운데 아무래도 어른들이 볼때마다 좀 웃으니까 아이가 며칠을 모자 안쓰면 안나가더라구요.
모자쓰고 나가도 무슨 연예인마냥 사람들 시선 의식하고 그러길래ㅋㅋ 귀여워서..
아들.. 세상 사람들은 네 생각보다 너한테 관심이 없어.
라고 얘기했는데.. 애는 그게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는 눈친데 같이 외출 나왔던 남편이 그게 애한테 할 소리냐고 핀잔은 줬었죠. 전 귀여워서 그래~~ㅋㅋ 하면서 웃고 넘기고..
세번째는 아이가 동네 놀이터에서 여자애 하날 밀었어요.
자기보다 2살 많은 애라서 덩치도 더 커서 밀리지도 않았지만 미끄럼틀 올라가고 싶은데 그 애가 미끄럼틀 계단 중간에 걸터 앉아 있다고 가서 민거에요.
여자아인 꿈쩍도 안했지만.. 위험한 일이잖아요. 비슷한 몸집이었으면 떨어질수도 있는 거구요.
바로 계단에서 아이 안아 데려와서는 집에서 아주 대차게 혼냈어요.
나-네가 밀어서 여자애가 떨어졌으면 너 사람 다치게 한 범죄자 되는 거야. 범죄자 뭔지 알아??
아들-몰라요.
나-경찰아저씨가 잡아간다고!
아들-(겁먹은 표정)
나-사람 다치게 하면 경찰아저씨가 잡아가서 엄마아빠도 못보는 거야. 거기가서 벌 받는 동안 못 나와! 유치원도 못가고, 친구들도 못만나는거야!
아들-아니야!!(뭐 맘에만 안들면 아니래요..)
나-뭐가 아니야!
아들-걔가 먼저 미끄럼틀 못타게 했어!
나-걔 아니고 누나야!
아들-누나가 못타게 했어!
나-엄마가 옆에서 다 봤어! 그 누난 앉아만 있었잖아! 네가 가서 누나 비켜줘~ 했으면 됐을텐데 다짜고짜 가서 민거잖아!
아들-아니야!!
나-아니야? 아님 뭔데! 네가 물어봤어?
아들-아니..
나-너 사람 다치게 하는거 진짜 큰일날 일이야. 감옥가면 평생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도 안준다. 아주아주 나쁜 사람이야! 다른 사람 다치게 하면 절대 안돼!
아들-그럼 나 이제 감옥 가?ㅠㅠ
나-경찰아저씨한테 엄마가 전화해볼게 오늘 잡아가는 지.
아들-(대성통곡)
나-(전화하는 시늉하고) 경찰아저씨가 아들이 처음이고 몰라서 그런거니까 딱 한번만 봐준대. 근데 산타할아버진 다 알고 계셔서 선물 안줄지도 몰라
아들-엄마랑 살래ㅠㅠ
나-응 원래 초범은 감안해 주는거야.(이때부턴 저 스스로도좀 웃김..ㅋ)
아들-초..?감..?
나-아들이 처음이라서 봐준건데 또 그러면 그땐 진짜 잡아간다고!
그 후로 저희 아들 유치원에서 다른 친구들끼리 싸워서 때리면 경찰 아저씨가 잡아간다고 선생님한테 친구들 경찰아저씨한테 못잡아가게 해달라고 운대욬ㅋㅋㅋㅋㅋ
그게 너무 귀여워서 신랑한테 말했더니 또 애 겁줬다고 혼났어요..
네번째는.. 저희 아이가 객관적으로 남자애인데도 예쁘게 생겼거든요. 그래서 어딜가든 특히 여고생들, 여대생들한테 막 인기에요. 커서 아이돌 해라, 배우해라, 정변해줘라 막 그러고..ㅋㅋ
근데 집 근처에 31가지 아이스크림 파는데서 아이스크림 먹는데 옆테이블에 여고생 두명이 재잘재잘 자기들끼리 수다중이었는데 제가 잠시 어디 톡하는 사이에 아이가 그 여학생들한테 “이거봐라~ 내꺼다요?”하면서 그날 저희 언니 만나면서 오는 길이라 자기 이모가 사준 어린이 그림도구 세트를 막 펼쳐서 보여주더라구요.
근데 그 여고생들이 뭐야... 하면서 좀 시큰둥한 반응이었어요. 그럴수 있죠. 꼭 우리 애 좋아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제가 미안해요 학생~ 하고 다 먹이고 데리고 나오는데 저 누나들은 안착하다면서 화를 내더라구요. 그동안 받던 대우랑 너무 다르니까.
그래서 제가 아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널 좋아하는 건 아니야. 라고 했더니 놀라는 눈치?
너에게 친절하지 않다고 나쁜 사람들인건 아니야. 네가 아직 어리고 할머니가 맨날 잘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남들이 너한테 친절해야 할 필욘 없어.
라고 했더니.. 사실 좀 어려운 얘기라 못알아 듣는거 같은데그래서 걱정되는 마음에 나중에 신랑한테 우리 아들이 나중에 얼굴값 하거나 기고만장해지면 어쩌냐.. 하면서 이 일화를 들려줬더니 또 뭐라 하더라구요.
마지막은 전에 뻘에 놀러 가서 썰매타면서 노는데 당연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다 더러워졌죠. 그래서 애를 차 태우기 전에 뻘 근처에 있는 몸 씻는 수도 있는 곳에서 싹 씻기려고 하는데 아들이 뻘 묻은 손을 저한테 문대려고 했어요.
근데 그때 신랑이랑 아들이 뻘에 들어가 놀고 전 생리중이라 몸이 안좋아서 안들어간터라 깨끗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하지마! 더러워져! 하고 피했는데 또 그걸 보고는 신랑이 애한테 엄마가 더러워가 뭐냐고...
제가 애한테 정말 몹쓸짓을 하고 있는 건가요? 전 필요한 상황에 필요한 말만 했던건데.. 그걸 폭력이란 말까지 써야 할 만큼 잘못한 짓인지..
신랑이랑 같이 볼테니따 댓글 좀 달아주세요ㅠㅠ
의견이 다양해서 가져와봤어ㅠㅠ 나는 절대 애기 낳아서 못키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