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병사의 미니홈피에 올라온 사진 4장 중 첫 번째(왼쪽), 두 번째 사진.
한 상근예비역(常勤豫備役)이 부대 안에서 군복을 입은 채 총기를 들고 장난치는 등의 사진들이 1일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네티즌들은 “해이해진 군 기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라며 해당 병사와 군부대를 비난하고 있다.
상근예비역은 현역병과 같이 기초군사교육을 마친 후 예비역으로 일찍 전역해, 향토방위 업무를 수행하는 군부대나 예비군 중대에서 육군 현역병과 동일한 기간 집에서 출·퇴근하며 근무하는 군인을 가리킨다. 상근예비역 소집대상자는 각 지방 병무청장이 군소요 제기지역에 거주하는 현역병 입영 대상자 중 거주지별로 신체등위, 학력 등 자질을 고려해 선발한다.
이날 오전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이 사진들은 모두 4장으로 해당 병사가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피’에 공개한 것을 캡처한 것이다.
첫 번째 사진에서 ‘상병’ 계급장을 단 A상근예비역은 후임병으로 보이는 군인을 나무토막에 턱을 괴게 하고는 그 위에서 전기톱을 들고 후임병의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하고 있다.
A상병은 두 번째 사진에서 역시 후임으로 보이는 군인 세 명을 건물 벽면에 일렬로 세워놓고 서서 총을 들고 사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세 번째 사진에서는 A상병이 입에 담배를 문 채 한쪽 무릎을 내리고 쪼그리고 앉아 총을 들고, 자신의 옆에 걸터앉아있는 후임병을 향해 총구를 겨냥하고 있다. 마지막 사진에서는 부대 내 휴게실로 보이는 곳에서 A상병은 비스듬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사진들을 차례로 올린 글쓴이는 사진들 밑에 A상병의 인터넷 미니홈피 주소를 적고 “현재 타인의 신고로 (미니홈피) 사진첩이 잠겨 있으나, (A상병에 대한) 처벌 여부를 알 수가 없습니다”라고 썼다.
해당 병사의 미니홈피에 올라온 사진 4장 중 세 번째(왼쪽), 마지막 사진.
그리고 ‘국민신문고(epeople.go.kr)’에 신고한 내용이라며 장문(長文)의 글을 적었다.
신고 내용은 A상병이 후임으로 보이는 군인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고, 사진들은 휴대전화로 찍은 것으로 보이는데 휴대전화는 부대 내 반입이 금지된 물품이며 부대 내부 시설물과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것은 심각한 보안유지 위반이라는 것이었다. 또 글쓴이는 A상병이 든 총기는 사진에 나오는 방탄을 쓴 후임병의 것으로 보이는데 자신의 총기를 타인에게 넘겨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넘겨 준 ‘총기관리 미흡 행위’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부대 내 가혹행위, 총기·탄약관리 미흡, 보안상태 미비 등에 대한 해당 부대의 전면적인 점검과 사후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올라온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해당 병사와 군부대를 비난했다. 네티즌들은 “아무리 부대가 X판이어도 총구를 겨누거나 하는 장난은 절대 안 했었는데”, “저건 진짜 (문제가) 크다. 지금까지 건수는 다 봐주고도 남을 만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된 상태며 A상병은 경기도 의정부의 한 부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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