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Va, pensiero, sull'ali dorate,
가거라 내 마음이여 황금빛 날개를 타고
Va, ti posa sui clivi, sui colli,
내 조국 산비탈과 언덕에 내려앉아라
Ove olezzano tepide e molli
부드럽고 따뜻한 산들바람
L'aure dolci del suolo natal!
코에 맴도는 감미로운 흙 냄새
Del Giordano le rive saluta,
그리워라 요르단 강둑
Di Sionne le torri atterrate.
시온의 무너진 탑들 반갑네.
Oh, mia patria si bella e perduta!
아, 잃어버린 아름다운 내 조국!
Oh, membranza si cara e fatal!
아, 가슴에 사무치는 그리움!
Arpa d'or dei fatidici vati,
현명한 예언자의 황금 하프여
Perche muta dal salice pendi?
어찌 버드나무에 달린 채 잠잠한가?
Le memorie nel petto raccendi,
우리들 가슴 속 추억을 되살려
Ci favella del tempo che fu!
지난날이 어땠는지 말해주렴!
O simile di Solima ai fati
아니면 솔로몬의 운명처럼
Traggi un suono di crudo lamento,
구슬픈 비탄의 가락이라도
O t'ispiri il Signore un concento.
아니면 주님께 용서와 자비를 간구하라.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힘을 주소서!
Al patire virtu!
고난을 견디도록!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바빌론의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히브리 노예들이
노역을 하며 그들의 고향인 예루살렘을 그리워한다는 내용의 합창곡 입니다.
오페라 <나부코>가 초연될 당시의 이탈리아는 여러 국가로 나뉘어 있었으며
그 중 이탈리아의 북동부는 오스트리아(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고난을 견뎌내며 희망을 노래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은
오스트리아의 지배하에 놓여있는 수많은 이탈리아 국민들의 애국심을 자극시켰다고 합니다.
그로인해 이 노래는 이탈리아의 통일 운동 때 거의 국가로 불릴 정도로 열풍을 일으켰으며
작곡자 베르디 역시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합니다.
나라를 잃은 슬픔... 그리고 그 속에서도 잃지 않았던 희망...
어쩌면 36년의 어둠 속에서 살았던 우리 조상님들의 모습도
작중의 히브리 노예들과 다를 게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 그 안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영광의 밑거름으로서 희생하신
독립운동가 선배님들께 감사를 드림은 물론이고,
동시에 암흑의 시간을 살았던 옛 조상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