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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비니ll조회 596l
이 글은 4년 전 (2019/9/02) 게시물이에요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는 별도 설명이 필요 없는 유명한 미디어입니다. 지금부터 소개하는 이야기는 2003년 뉴욕타임즈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한 청년과 그 후폭풍에 관한 것입니다. 




이라크 전쟁에서 실종된 미군 병사 어머니의 애절한 사연


2003년 4월 26일(토) 뉴욕타임즈 주말판에는 이라크 전쟁에서 실종된 병사 Edward Anguiano(24)의 어머니 Juanita Anguiano의 애달픈 사연이 실렸습니다.


* NYT의 당시 기사 'Family Waits, Now Alone, for a Missing Soldier'

뉴욕타임즈를 뒤흔든 청년 기자 블레어 이야기 | 인스티즈


기사의 일부를 발췌해 보면 앞부분은 실종 병사의 어머니가 그동안 아들이 선물한 소파(pinstriped couches), 팔찌(tennis bracelet),  마사 스튜어트 가구, 천정용 선풍기, 어머니날 받은 전등, 지난 크리스마스에 받은 TV 장식장(entertainment center)을 일일이 자랑스럽게 손으로 가리키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Juanita Anguiano points proudly to the pinstriped couches, the tennis bracelet in its red case and the Martha Stewart furniture out on the patio. She proudly points up to the ceiling fan, the lamp for Mother's Day, the entertainment center that arrived last Christmas and all the other gifts from her only son, Edward, a 24-year-old Army mechanic.


​* 아들의 무사 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에드워드의 어머니

뉴욕타임즈를 뒤흔든 청년 기자 블레어 이야기 | 인스티즈


3월 23일 에드워드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임무 수행 중 공격을 받아 실종되었는데 4월초 당시 세계 토픽이었던 Lynda 상병 구출 작전 직후 8구의 미군 시체 무덤이 발견되면서 에드워드 동료들의 신변에 대해서는 확인이 되었지만 에드워드는 보도 시점까지 시신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정확히는 추가 발견 시신에 대한 확인 작업이 진행 중)  


에드워드의 어머니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로 아들이 실종 상태인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자신이 유일했다고 합니다. 


''I wish I could talk to a mother who is in the same shoes as I am, who has her son missing in action,'' 


한편 에드워드의 어머니에 따르면 남부 텍사스에서 싱글맘 보조교사의 박봉으로 장남 에드워드와 두 딸을 힘겹게 키웠다고 합니다.  아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닭고기 가공 공장(원문은 poultry factory)에 취업했지만 반복적인 작업에 싫증이 나서 전문대학(원문은 community college)에 다니다가 군대에 지원하였습니다.  


다시 기사는 에드워드의 어머니가 아들에 대해 떠올리는 19년전의 장면으로 돌아갑니다. 차창이 내려간 자동차 뒷자리에서 에드워드 어머니는 아들 에드워드와 딸 베키와 같이 있었는데 당시 어린 아들은 자신을 끌어안으며 잠에 빠졌는데 모든 게 평화롭고 안전해 보였다고 회상하였습니다. 


Her mind wanders, she says, to a night 19 years ago when Becky and Edward rode with her in the back seat of a car with the windows rolled down. Her son, she says, fell asleep hugging her, and at that moment, everything, she said, seemed peaceful and safe. 


NYT의 기사에도 불구하고 에드워드는 끝내 살아서 어머니의 품에 안기지는 못하였습니다. 4월 28일 추가로 발견된 유해 일부가 에드워드로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텍사스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드러나는 진실


에드워드 어머니의 슬픈 사연을 취재하며 당시 이라크 전쟁에서 유일한 실종 군인에 대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메릴랜드 대학 시절부터 학생 신문 기자이자 2번째 흑인 편집장으로 활약한 Jayson Blair였습니다. 블레어는 1998년 하계 인턴 프로그램으로 뉴욕타임즈에서 일했으며 1999년 수습기자로 입사해서 정식 기자가 된 인물입니다. 


그런데 에드워드 어머니의 기사가 나간 며칠 후 뉴욕타임즈 편집부는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됩니다.  


뉴욕타임즈에 전화를 건 사람은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의 고참 편집자였는데 그는 블레어의 기사와 자기 신문의 기사 사이에 유사성이 깊다면서 기사의 윤리성에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그가 언급한 텍사스 지역 신문 기사는 뉴욕타임즈 기사보다 8일 먼저 나온 'Valley mom awaits news of MIA son'이었고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Macarena Hernandez였습니다. 


* 에르난데스의 당시 기사와 사진

뉴욕타임즈를 뒤흔든 청년 기자 블레어 이야기 | 인스티즈


뉴욕타임즈를 뒤흔든 청년 기자 블레어 이야기 | 인스티즈


에르난데스의 기사도 실종된 아들 에드워드를 기다리는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에르난데스는 에드워드의 실종이 외부에 알려지자마자 기자로는 처음으로 에드워드의 어머니를 직접 만나서 취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에르난데스의 기사를 보면 에드워드의 기사와 여러 군데에서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우선 에드워드 기사의 맨 앞부분인 에드워드가 어머니에게 준 선물 목록은 에르난데스 기사에도 그대로 나옵니다. 


에드워드 어머니가 아들이 사준 소파, 팔찌, 마사 스튜어트 가구를 손으로 가리키는 부분 

She points to the pinstriped couches, the tennis bracelet still in its red velvet case and the Martha Stewart patio furniture, all gifts from her first born and only son.


​아들이 사준 어머니날 기념 전등, 크리스마스 선물인 TV 장식장 이야기 부분

He bought me everything you see here. He bought me this lamp for Mother's Day. He bought me that on Christmas, the entertainment center."


자신과 마찬가지로 아들이 실종된 다른 엄마와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부분


"I wish I could talk to a mother who is in the same shoes as I am who has her son missing in action. It's very hard," said Anguiano, who speaks haltingly.


어린 아들과 딸을 데리고 차 뒷자리에 앉았을 때 에드워드가 자신을 끌어안고 잠에 빠진 평화롭고 안전하게 느꼈던 과거 회상 부분 


She often thinks of a night years ago when she was only 5. Rebecca and her brother rode in the back seat of a car with the windows rolled down.


"That's the memory I think about every day," she said. "He fell asleep and he was hugging me. And at that time, I felt nothing could ever harm me."


*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에서 확인한 블레어 기사의 유사한 부분

뉴욕타임즈를 뒤흔든 청년 기자 블레어 이야기 | 인스티즈


처음 기사를 썼던 에르난데스는 얼마 후 블레어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블레어는 에르난데스의 기사를 읽긴 했을 텐데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 책임을 회피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블레어는 에르난데스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에드워드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위해 에드워드의 여동생이 통역을 해주었다고 말한 것인데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었습니다. 에드워드 어머니는 영어를 할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에르난데스는 블레어가 자신의 기사를 바탕으로 마치 텍사스 Los Fresnos에 와서 에드워드 어머니를 직접 인터뷰한 것처럼 기사를 꾸몄다고 확신하였습니다. 실제로 블레어는 뉴욕을 떠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수치스러운 기사도 우리의 기록이다! 편집장의 사임과 공익 에디터의 탄생


​블레어의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 기사 표절이 확인되자 뉴욕타임즈는 블레어의 지난 기사를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갑니다. 우선 헌 부서에 발령을 받은 2002년 10월 이후 작성된 73개 기사를 추적하는데 블레어의 에드워드 어머니 기사가 나간 6일만인 5월 2일 이중 36개의 기사에 문제가 있었음을 공개하였습니다. 대부분 에드워드 기사처럼 출장을 가지도 않고 실제 인터뷰한 것처럼 꾸민 것들이었습니다. 또한 뉴욕타임즈는 블레어가 1999년 뉴욕타임즈에 들어와서 2002년 10월까지  작성한 600여개의 모든 기사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이기로 합니다. 


결국 5월 2일 뉴욕타임즈의 중간발표 시점에 맞추어 블레어는 회사에서 쫓겨났습니다. 


블레어만 쫓겨난 것이 아니라 뉴욕타임즈 편집부의 최고위 간부로 25년이나 뉴욕타임즈를 다녔던 Howell Raines(Executive Editor)와 Gerald Boyd(Managing Editor)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5월 2일 뉴욕타임즈의 사건 발표 기사에서는 블레어의 표절 기사를 두고 신뢰에 대한 배신이자 152년 역사(1851년 설립)의 최악(a low point in the 152-year history of the newspaper)이라고 서술할 정도로 사태가 심각함을 인정하였습니다. 이 수치스러운 사태를 계기로 뉴욕타임즈는 자사의 기사를 비판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담당할 공익 에디터(public editor) 자리를 신설하게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블레어의 표절 기사들이 뉴욕타임즈 홈페이지에서 삭제되지 않은 것인데 지금도 그가 작성한 에드워드 기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기사 맨 위에 말미에 에디터의 언급이 있음을 명시하고 기사가 끝나고 블레어가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 뉴스의 문장들을 부적절하게 가져다 썼으며 내부 조사가 개시되자 블레어가 회사를 떠났다는 내용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Editors' Note: May 2, 2003, Friday Jayson Blair, a reporter for The New York Times, resigned yesterday after the newspaper began an internal review of an article he wrote about the family of an American soldier then missing in action in Iraq and since confirmed dead. The article, published on Saturday and datelined Los Fresnos, Tex., incorporated passages from one published earlier by The San Antonio Express-News. The Times has been unable to determine what original reporting Mr. Blair did to produce it. The Times regrets this breach of journalistic standards and plans an apology to the soldier's family as well as a review of other work by Mr. Blair. An article about the situation appears today, on Page A30.







엉뚱한 논란: 흑인 남성이었기에? 


그런데 블레어 스캔들은 그가 뉴욕타임즈에서 쫓겨난 뒤에도 쉽게 사 그러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엉뚱한 이슈로 바뀌었는데 블레어 스캔들 조사 과정에서 능력으로 보면 블레어는 자격 미달이었으나 마이너리티 보호 프로그램인 affirmative action 덕분에 흑인인 블레어가 정식 기자의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블레어는 거꾸로 자신이 인종적 편견의 희생자였다며 인종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 블레어 스캔들을 표지에 내건 뉴스위크


진실이 무엇이었든 블레어 스캔들 이후 흑인 기자는 감소하게 되는데 2013년 미국 언론 산업의 흑인 종사자 수는 1997년 대비 40%나 줄어들었습니다. 물론 같은 시기 백인 종사자도 34%나 감소하였기에 이를 두고 블레어 스캔들의 후폭풍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 신문업계 흑인 종사자의 감소 추이

뉴욕타임즈를 뒤흔든 청년 기자 블레어 이야기 | 인스티즈


한편 블레어는 2004년 자신의 뉴욕타임즈 행적을 배경으로 한 책 'Burning down my masters house'을 써서 초판 발행으로 25만권이나 찍는 성공을 거둡니다. 책 제목만 봐도 블레어가 스스로를 인종 차별의 희생자로 설정하는 뉘앙스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선인쇄 물량만큼 책이 팔리지도 않았고 아마존 독자란에는 절대로 이 책을 구입하지 말 것을 호소하는(정 궁금하면 중고 서적을 사보라고 조언함) 서평이 맨 위에 있긴 합니다. 


* 블레어의 책과 베스트 서평


블레어는 자신의 스캔들을 다루는 각종 방송에 적극 출연하면서 자신의 얼굴과 책을 선전하였고 당시 조울증 환자였다면서 나중에는 조울증 치료 단체를 이끌었으며 현재는 버지니아에서 인생 상담사(life coach)로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400만 유료 구독자 달성과 거짓 뉴스의 시대


​그런데 블레어 스캔들의 악몽을 오히려 자사 기사의 신뢰성을 더 높이는 계기로 삼았던 뉴욕타임즈지만 미디어 환경의 급변 속에 과거의 엄정함은 다소 퇴색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1896년 이래 뉴욕타임즈를 가족 기업으로 소유한  Ochs-Sulzberger 가문은 현재 12% 불과한 소수지분만 가지고 있음에도 이사회의 70%를 선발할 수 있는 지배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화를 밀어붙여 2018년 3분기 유료 구독자 400만명이라는 대업을 달성했지만 이 과정에서 대규모 구조조정과 공익 에디터 자리를 폐지해 버렸습니다.




공교롭게도 현재 뉴욕타임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짓 뉴스의 본거지로 놀림을 당하는 처지입니다.   


* 트럼프의 트윗


* 2019년 1월말 백악관 Oval Office에서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과 A. G. Sulzberger 발행인과의 매우 이례적이었던 인터뷰 장면

뉴욕타임즈를 뒤흔든 청년 기자 블레어 이야기 | 인스티즈

이상 뉴욕타임즈의 블레어 스캔들 이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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