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미술에 남다른 안목취향 보여온 RM
최근 작가 정영주 콜라주 회화작품 구입해
한지주름에 산동네 따뜻안온한 불빛 들여
16일부터 미술장터 키아프서 온라인 소개
선화랑에선 16∼23일 오프라인 작품 전시
"젊은 청년의 미술사랑, 선한 영향력 기대"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달동네의 새벽은 일찍 왔다. 날이 채 밝기도 전 이집저집에선 부산한 소음이 들렸다. 희미한 ‘30촉 백열전구’가 하나둘 켜지고 달그락 그릇 부딪치는 소리가 선잠을 깨웠다. 빛보단 어둠이 아직 세상을 덮고 있을 그때, 멀리서 보면 그 불빛도 제법 운치가 있었다.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모인 집들은 안온해 보이기만 했으니까. 물론 안다. 저 풍경이 ‘아름다운 세상’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누구에게는 먹고살기 위한 치열한 생존전쟁의 시작점이었고, 지독히도 쓰라렸던 고단한 삶의 종착점이었다는 것을. 도시 저 위 가파른 산등성이, 바로 저곳에 우리들 집이 있었다.
그런데 여기 이곳 달동네는 아닌 듯하다. 아스라이 동이 트는 저 산동네는 한없이 따뜻하기만 하다. 기와도 사치인지라 슬레이트나 천막으로 지붕을 삼은 저 집들 사이, 드문드문 뜬 불빛은 정겹기만 하다. 이젠 이조차 저무는 장면이 아닌가. ‘다 지나가더라’는 세월의 무상함도 스치고, 그나마 보듬고 살아냈던 시절의 그리움도 치고 갈 터. 시간도 묻어버린 상처까지 절대미감으로 승화시키는 작가 정영주(50)의 회화 ‘사라지는 고향 730’(2020)이 말이다.
누구도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을, 작품이 갖는 애잔한 서정성은 청년 미술애호가의 심장에도 깊이 박혔나 보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26)이 정 작가의 ‘사라지는 고향 730’을 구입했다. 120호(150×150㎝) 규모의 캔버스에 한지를 붙이고 아크릴물감으로 채색한 작품은 5000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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