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타블로이드지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이렇게 팔려나간 사립학교는 벌써 17개에 달하고, 그중 9개 학교는 창립자나 고위 임원이 중국 공산당 간부로 밝혀졌다.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고 다이애나비가 다녔던 사립 초등학교도 중국 자본에 팔렸다.
중국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알려진 양 후이얀(39)이 소유한 브라이튼 스콜라가 대표적이다. 브라이튼 스콜라는 2018년부터 영국 남부 해변에 있는 본머스 기숙학교, 웨일즈의 라넬리 소재 성 미카엘 기숙학교 등 여러 기숙학교와 대학을 매입해 왔다. 성 미카엘 기숙학교는 로버트 버클랜드 영국 대법관이 졸업한 명문 기숙학교다.
브라이트 스콜라의 모회사는 ‘컨트리가든 그룹’으로 중국 광저우 소재 부동산 개발회사다. 양 후이얀은 해당 그룹의 사장을 맡고 있으며, 그룹 설립자인 양의 아버지는 중국 공산당 고위 자문위원회 소속이다.
중국의 완다 그룹도 영국 사립학교 구매 행렬에 동참했다. 완다 그룹 소속 재단은 버밍엄시 근처의 슈롭셔에 위치한 베드스톤 칼리지와 입스위치 고등학교 등을 소유하고 있다. 완다그룹의 창립자이자 15조원대 자산가로 알려진 왕 젠린은 과거 인민해방군에서 복무한 적 있는 중국 공산당 선임 자문위원회 위원이다.
영국 사립학교 매물이 늘어난 이유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꼽힌다. 코로나19로 봉쇄조치가 내려지며 기숙학교에 있던 학생들이 집으로 돌아가 수익이 급감했다는 것. 통계에 따르면 작년 기숙학교의 수업료는 최대 35% 줄어들었다. 이렇듯 재정적으로 위기에 놓인 사립학교들을 중국 자본이 사들였다. 실제 중국 회사들은 지난해 문을 닫은 스태퍼드셔주에 위치한 애봇 브롬리 기숙학교를 포함한 세 곳의 학교를 매입했다.
데일리메일은 중국의 사립학교 매입이 ‘중국 공산당의 문화침투’라고 지적했다. 중국 자본이 영국 교육시스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사립학교를 인수했고, 이를 통해 영국 어린이들에게 중국에 대한 좋은 관점을 가르치려 한다는 것.
영국 사립학교의 고급 브랜드를 이용해 전세계에 ‘교육 프랜차이즈’를 만들려는 중국 기업도 있다. 애드콧 여학교와 미들턴 칼리지 등을 소유한 중국 회사 레이 에듀케이션 그룹의 홈페이지엔 "영국 사립학교 브랜드를 앞세워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 태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에 진출하고자 한다"는 목표가 적혀 있다. 영국 학교를 사들여 그 브랜드를 통해 중국 문화를 전세계에 전파하겠다는 야심이다. 홈페이지엔 이러한 움직임이 시진핑 대통령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전략의 일환이라고도 나와 있다.
레이 에듀케이션 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제임스 후는 "애드콧 여학교와 미들턴 칼리지 매입은 우리가 만들 글로벌 캠퍼스 계획의 일부"라며 "이미 중국에 애드콧의 이름을 딴 학교 3곳과 미들턴 칼리지 이름을 딴 학교 두곳을 설립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다른 국가에도 이러한 프랜차이즈 학교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후 CEO는 공산당 홍커우 지역위원회 소속이다.
기사 전문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3/25/2021032501240.html?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