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의 위상이 놀랍다. 미국 주류 팝의 변방이던 K-팝은 어떻게 전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에 자리 잡게 됐을까. 중독성 있는 멜로디, 칼군무, 독특한 세계관, 화려한 비주얼, 강력한 팬덤. K-팝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K-팝 탄생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본다.
모모랜드와 TFN 등 수많은 K-팝 그룹을 배출한 MLD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 이츠키의 하루는 오전 9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빌라에서 시작한다.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숙소 바로 근처에 있는 연습실로 향한다. 가볍게 몸과 목을 풀고 있으면 오전 11시 헬스 트레이너가 온다. 1시간 동안 ‘죽음의 PT(퍼스널 트레이닝)’가 이어진다. 줄넘기 5분, 턱걸이 스무 번, 15㎏ 덤벨을 들어 올린 채 런지 2세트 등. 실내 운동을 마친 후엔 논현동 일대를 뛴다. 3∼4㎞ 되는 거리를 10분 안팎으로 들어와야 한다.
아직 이츠키에게 한국은 논현동 일대가 전부다. 홍대도, 명동도, 종로도 가보지 못했단다. 놀러 간 곳은 없냐는 물음에 그는 멋쩍게 웃으며 이같이 답했다. “연습실 근처에 큰 ‘다이소’(생활용품매장)가 있어요. 거기 가서 구경했어요. 아직 지하철도 타본 적이 없어서요.”
이츠키의 모든 스케줄이 끝나는 것은 저녁 8시 정도. 어눌한 한국말로 “수고하셨습니다!”라며 깍듯하게 인사한 뒤 어둑해진 골목을 총총 걸어갔다. 숙소로 향하는 그의 뒷모습에 나지막이 “파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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