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남안우 기자] 힙합그룹 리쌍과 원투, 다이나믹 듀오 등 이른바 30대 ‘엉아돌’이 가요계를 휩쓸고 있다.
올 상반기와 여름 아이돌과 걸그룹이 열풍을 일으켰고, 가을 발라드 장르가 대세를 이뤘다면 요즘 가요계는 원숙미와 노련함을 주 무기로 한 30대 남성그룹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은 10년 이상의 데뷔 경력을 가진 그룹들로 심장을 파고드는 감성적인 힙합과 댄스장르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6일 정규 6집으로 돌아온 리쌍은 앨범 발매 2일 만에 싸이월드를 비롯해 도시락, 벅스 등 온라인 음악 사이트와 오프라인 음반 판매 사이트인 한터차트를 석권했다. 이효리와 류승범이 뮤직비디오 주연으로 나선 타이틀곡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는 오래된 연인의 흔들리는 사랑을 진솔하면서도 감성적으로 표현해 내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다.
원투 또한 서인영이 보컬 피처링으로 참여한 ‘못된 여자2’로 온라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못된 여자2’는 지난해 히트친 ‘못된 여자’의 두 번째 버전. 서인영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꺼이 피처링으로 참여, 원투의 가파른 상승세에 한 몫 단단히 했다.
‘못된 여자2’와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는 26일 싸이월드 실시간 차트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지난 13일 현역 군입대한 다이나믹 듀오의 입대 전 마지막 앨범인 5집 타이틀곡 ‘죽일 놈’과 에픽하이의 6집 타이틀 ‘따라해’ 등도 밝은 이미지와 경쾌한 리듬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가요계는 10~20대 초반의 팬 층을 기반으로 한 아이돌과 걸그룹이 양분했으나 30대 이상의 팬들을 끌어안은 이들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원투를 제외한 그룹이 정규 앨범을 추구했고, 원투 또한 같은 제목으로 시리즈 음악을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른바 30대 ‘엉아돌’들의 선전은 가요계에 풍성한 자양분을 주고 있다. 싱글과 미니 앨범이 판치는 ‘치고 빠지기 식’ 가요계에 진정성 있는 음악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 이는 한동안 잠잠했던 발라드 열풍과 함께 하반기 가요계를 지탱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힙합의 경우 과거 부조리한 사회에 던지는 외침을 거칠게 표현했던 것과 달리 부드럽고 한층 감성적으로 다가온 것이 인기에 주효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못된 여자’에 이어 ‘못된 여자2’로 연이어 쌍끌이 히트중인 원투는 “‘엉아돌’의 인기는 젊은 층에 한정 돼 있던 가요계의 연령대를 30대 이상으로 확대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요즘 가요계를 평정한 힙합그룹 리쌍과 댄스듀오 원투, 에픽하이와 다이나믹 듀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