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금백과/종인아누나품에안기렴 여시
"무슨 생각해?"
한참만에 그가 낮게 대답한다.
"네가 병들었으면 하는 생각."
그의 다음 말은 더욱 느리게 흘러나온다.
"약해 보일 때만 네가 내 것 같아."
은희경/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당신의 부재가 나를 관통하였다마치 바늘을 관통한 실처럼내가 하는 모든 일이그 실 색깔로 꿰매어진다
윌리엄 스탠리 머윈/이별
나는 그 여자가혼자 있을때도 울지 말았으면 좋겠다나는 내가 혼자 있을때 그 여자의울음을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현종/그 여자의 울음은 내 귀를 지나서도 변함없이 울음의 왕국에 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딱,오늘 하루만이라도내 사랑을 허락해 주라 죽더라도사랑하다가 죽더라도제 몸이 썩어야만 꽃이되는 꽃시처럼그대 품 안이라면골천번이라도 나는 썩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이근대/딱 오늘 하루만이라도
너의 추억을 나는 이렇게 쓸고 있다
유치환/낙엽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연인아.
문병란/직녀에게
"더 얘기해줘.더 듣고 싶어. ""왜?""너를 무척 좋아하니까.너에 관한 모든 걸 알고 싶어.무엇이 너를 너로 만들었는지 알고 싶어." 필립 로스/울분
네 몸 속의 피톨이란 피톨은모조리 불러내리라불러내어 추궁하리라나는 지금 휘발유 먹은 숨결너를 앓고 싶어 환장한 몸
정병근/옻나무
너도 잘 견디고 있는거지혼자 그렇게 물으며
가을은 온다
도종환/다시,가을
그립지 않은 날은 없었다어떤 불운 속에서도 너는 미치도록 환했고 고통스러웠다
허연/오십 미터
얼골 하나야손바닥 둘로폭 가리지만보고픈 마음호수만 하니눈 감을 밖에
정지용/호수
뵈오려 안 뵈는 임 눈 감으니 보이시네감아야 보이신다면 소경 되어지이다
이은상/소경 되어지이다
거짓말이라 좋으니,좋습니다,계속,계속 속이세요나는 믿는 척하다 믿겠습니다 김행숙/보호자
소란 피우지말고 검은 물처럼 내 안에 머무시길내 안에서 마침내 임종하시길
김행숙/보호자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나는 이제 너 없이도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나태주/내가 너를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그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나태주/사는 법
잠시 빌린 네 마음 이제 돌려주려 하나니너,있는 듯 떠나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아득히 먼 옛날부터 내 것 아닌 네 마음
홍성란/그리운 별 혹은 갈망
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쓴 잔을 죄다 마시겠지
진은영/청혼
그때까지 사랑이여,내가 불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그때까지 사랑이여,내가 사랑이 아니더라도 나를 꿈꾸어다오
박정대/그때까지 사랑이여,내가 불멸이 아니어서 미안하다
나는 그 애랑
어둠처럼 햇빛이
쏟아지는 스탠드에
걸터앉아서
맨다리가 간지러웠다
달콤한 게 좋은데 왜 금방 녹아 없어질까
하재연/밀크카라멜
잘 가라,내 사랑너를 만날 때부터 나는네가 떠나는 꿈을 꾸었다
이정하/추억에 못을 박는
나도 연희야 외로움을 아주 많이 타는데 나는
주로 사람들이랑 잘 웃고 놀다가 운단다 속으로 펑펑
김경미/연희
귀뚜라미처럼 찌르륵대는 밤아무도 그립지 않다고 거짓말하면서그 거짓말로 나는 나를 지킨다
천양희/하루
아직도 여기는 너라는 이름의 거울 속인가 보다 발걸음이 떼어지지 않는다
김혜순/한 잔의 붉은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