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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의미ll조회 1828l
이 글은 9년 전 (2015/1/28) 게시물이에요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여하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 나왔든가


- 야채사 中 / 김경미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한 발을 디딜 때마다 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발자국이 이어져 길이 되었다 

재 속에서 태어난 길, 죽음을 딛고 선 길이 고운 당신의 발 아래 놓여 있다 

당신은 나의 길을 밟고 멀어져 가신다


- 길 2 / 이성복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쏟아지는 비를 피해 찾아갔던 짧은 처마 밑에서 

아슬아슬하게 등을 붙이고 서 있던 여름 밤을 나는 얼마나 아파했는지 
체념처럼 땅바닥에 떨어져 이리저리 낮게만 흘러다니는 빗물을 보며 당신을 생각했는지

빗물이 파 놓은 깊은 골이 어쩌면 당신이었는지 

칠월의 밤은 또 얼마나 많이 흘러가 버렸는지

땅바닥을 구르던 내 눈물은 지옥 같았던 내 눈물은 왜 아직도 내 곁에 있는지

칠월의 길엔 언제나 내 체념이 있고 이름조차 잃어버린 흑백영화가 있고 

빗물에 쓸려 어디론가 가버린 잊은 그대가 있었다

여름 날 나는 늘 천국이 아니고, 칠월의 나는 체념뿐이어도 좋을 것

모두 다 절망하듯 쏟아지는 세상의 모든 빗물 내가 여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 칠월 / 허연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흐르는 물처럼
네게로 가리
물에 풀리는 알콜처럼
알콜에 엉기는 니코틴처럼
니코틴에 달라붙은 카페인처럼
네게로 가리
혈관을 타고 흐르는 매독 균처럼
삶을 거머잡는 죽음처럼


- 네게로 / 최승자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그대 정녕 떠나실 때는 
내게도 한 때 
지독히 사랑했던 사람이 있었다는 
기억마저 지우고 떠날 일입니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우리가 만나고 사랑하게 된 것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닌듯 
덤덤히 떠날 일입니다 

내게 남겨진 자유중 
그대를 그리워할 수 있는 마지막 자유까지도 
냉정히 앗아갈 일입니다 

떠난 사람과는 달리 
잊고자 하나 기어이 잊지 못하는 나를 위해 
그대 정녕 떠나실 때는 
그대가 이 세상에 있다는 사실도 
잊게 하고 떠날 일입니다


- 떠나실 때는 / 박성철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당신과 나 사이
멍들어 금 간 벽
어쩔 텐가


- 분홍 벽 中 / 문혜진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너는 모르지 네가 황급히 떨어뜨린 슬리퍼 한 짝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오늘 밤도 종이 울리고 나는 네가 흘린 슬리퍼들을 주우러 다니지
네가 뭘 보고 웃었는지 너는 잘 모르지


- 신발장수의 노래 中 / 진은영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하지만 가장 소중한 사람하나 있어 
오직 그 한사람이 문을 열고 
다시 성급히 빠져나갈때 
그 조그만 집은 
와르르 무너져버린다 
나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


- 사랑의 우화 中 / 박성철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더 이상 그대에게 줄 것이 없네
세상 모든 것이 나의 소유가 된다 해도
결코 그대 한 가진 것만 못한데
내 모든 것 그대에게 주었으므로
더 이상 줄 것이 없네
주면 줄수록 더욱 넉넉해진는
이 그리움밖에는

내 모든 것을 주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것이었지만
사실은 하나도 주지 못한 것 같아
그게 더 안타까웠네

아아, 내게 남은 건 없네
영화가 끝나고 텅 빈 극장 관람석처럼


- 소유 / 이정하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어느 해 봄 그늘 술자리였던가
그때 햇살이 쏟아졌던가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 보낸 기억은 없다

마음들끼리는 서로 마주보았던가 아니었는가
팔 없이 안을 수 있는 것이 있어 너를 안았던가

너는 경계 없는 봄 그늘이었는가


- 불취불귀 中 / 허수경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잡을 수 없는 봄이지만 머물렀으면 
봄이 가면 남은 이만 쓸쓸해지니 
종잡을 수 없는 바람은 그만 갔으면 
바람 일어 무수한 꽃잎이 지니


- 지는 꽃잎을 보며 / 백거이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흰 셔츠 윗주머니에
버찌를 가득 넣고
우리는 매일 넘어졌지

높이 던진 푸른 토마토
오후 다섯시의 공중에서 붉게 익어
흘러내린다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틀린 것을 말하기 위해 
열쇠 잃은 흑단상자 속 어둠을 흔든다

우리의 사계절
시큼하게 잘린 네 조각 오렌지

터지는 향기의 파이프 길게 빨며 우리는 매일매일


- 우리는 매일매일 / 진은영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대책이 서질 않습니다 
숨쉴 여력조차 주지 않고 
숨가쁘게 치닫는 이 그리움 
보고픔의 깊이에 
이토록 목이 메어오고 
남은 기억 하나까지도 
지워버리고 
날마다 열려진 가슴 닫으려 
빗장 걸어보지만 
언제나 먼저 
그 문을 열어버리는 
내 가슴속 그대 
고맙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지나도 
그대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아지랑이 아름다운 봄날 푸르름에도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박성철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오랜 시간 동안 나는 당신의 옆에 서 있었습니다
아는지 모르는지 당신은 내게 눈길 한 번 안 주더군요
그래서 쓸쓸했습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하면 할수록
더 철저하게 외로워지는가 봅니다


- 외로운 사랑 / 이정하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아직 그대는 행복하다 괴로움이 그대에게 있으므로 

그러나 언젠가 그가 그대를 떠나려 하면 그대는 걷잡을 수 없이 불행해질 것이다 

괴로움이 그에게로 옮아갈 것이므로


- 이별 2 / 이성복




나는 늘 그대에게 허기져 있고 | 인스티즈


먼발치에서 지켜보기로 했다 
곁에 있는 것만이 사랑의 전부라고 믿었던 
내 이기심의 잣대를 버리기로 했다 
이별이 사랑의 끝이 아니듯 
만남 또한 사랑의 전부라 
믿지 않기로 했다 
언제 온다 기약하지 않는 
이름 없는 한척의 배를 위해 
이른 새벽녘까지 밤새 불 밝히고 있는 
등대의 아름다움처럼
묵묵히 그대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세상 어딘가에 
그대가 살아 숨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축복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 이세상 어딘가에 / 박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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