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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9년 전 (2015/2/27) 게시물이에요

  

 01. 고려대 술 

폭주(暴酒)에 대한 폭주의 자유 



대학교 별 세륜 편견 이야기.txt | 인스티즈


“학교가 어디예요?” 고려대요. “어, 술 잘 마시겠네요? 막걸리 좋아해요?” “어라, 고려대인데 이것밖에 못 마시나?” 고려대가 내게 만들어준 이미지는 막걸리 한 사발쯤 거뜬하게 원샷 할 수 있는 ‘고대녀’였다. 물론 근거 없는 편견은 없다. 고대생의 3대 관문 중 하나라는 신입생 환영회 전통인 ‘사발식’이 그 원인이다. 매년 입학 시즌이면 “마셔도 고대답게 막걸리를 마시자~” 로 시작하는 ‘막걸리 찬가’를 부르며 세숫대야 한가득 담긴 막걸리를 들이켜던 새내기들은 ‘고려 양조장’의 이미지를 굳히기에는 충분했다. 보통 사발식은 신입생 환영회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하지만 선배가 된 고대생들은 또다시 새내기에게 “내가 작년에 말이야!”로 시작되는 전통이라는 이름의 막걸리 한 사발을 건넨다. 이렇게 반복 재생산된 이미지들은 ‘술 잘 마시는 고대생’이라는 편견을 만들었다. 하지만 주변에 물어보면 대답은 하나다. 고대 내에서 술을 즐기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대학도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학생들의 술 문제가 불거져서 보도된 학내 음주 관련 사건들만 찾아봐도 알 수 있다. 과음이나 폭음은 단순히 어느 특정 대학의 유별난 분위기가 아니다. 

그래서인가. 사회 이곳저곳에서 대학생 음주문화를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취업난이 심각한데 술 먹을 여유가 가당키냐 하느냐는 질책이 쏟아진다. 갓 스무 살이 됐을 땐, “너흰 이제 미성년이 아니”라며 술 좀 마셔보라더니, 이제는 성숙한 대학생의 의식 변화를 보이라며 마시란다. 누가 법적인 성인이 된다고 의식도 함께 성장한다고 했나. 대학에서 지식은 많이 배웠지만, 의식은 배우지 못한 몸만 커버린 20년산 대학생이 허다하다. 그러므로 더더욱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이렇게 마셔라’라는 사회적 강요나 매뉴얼이 아니다. 스스로 부딪히고, 깨지고, 토하고, 쪽 팔려보면서 ‘이렇게 마셔야 한다’는 자기만의 방식을 터득해야 한다. 물론 사망까지 이르는 과한 술자리는 당연히 사라져야 한다. 하지만 술 마신 다음 날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밤새 이불을 발로 찰 것 같은 흑역사 한두 개쯤은 나쁘지 않다. 이십 대 초반, 그 나이라서 용서될 수 있고,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폭주도 있는 법이다. 

삼겹살과 먹는 소주도 좋고, 비가 내리는 날 파전에 막걸리도 좋다. B와 D 사이에 있다는 Chicken과 맥주도 좋고, 분위기 있는 바에서 좋은 사람과 마시는 칵테일 한 잔이나 한밤중에 혼자 홀짝이는 와인도 좋다. 마시면서 배우는 건 술자리 게임만이 아니다. 술 먹고 선배한테 헛소리도 하고 울고불고 싸워도 봐라(경찰에 끌려가는 건 책임 못 진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애한테 술김에 고백도 해보고 차여서 미친듯이 부끄러워도 해봐라. 후배인 M모 군처럼 만취 상태로 짬뽕 국물에 핸드폰도 담가보고, 옷 벗고 잔 디밭에서 자다가 사진도 찍혀봐라. 자기 주량에 맞게 적당히 마시는 법, 술 때문에 일어난 일은 자기가 책임지는 법에 대해 온몸으로 배울 일이다



02. 부자 연세대 

부자 대학생은 없다.



대학교 별 세륜 편견 이야기.txt | 인스티즈


“우리 언니가 연대랑 미팅했다는데, 거기 남자애들이 막 로데오거리 가서 룸 잡고 그랬대. 한 시간에 22만원? 한 명은 외제 차 끌고 오고. 너희 다 그래?” 늘 이런 식이다. 연대를 다닌다는 말에, 친구들은 ‘연 대 학생’을 ‘부자 대학생’과 연결 짓고 일반화하곤 했다. 이런 연유로, 처음에 나는 사실 연세대에 가는 것이 두려웠다. 우리 집은 그다지 잘사는 것도 아니었을 뿐더러 나 또한 명품에 대한 욕심이나 돈에 대한 욕심이 없었기에 ‘부자 대학생’에 대한 소문만 듣고는 덜컥 겁부터 났다. 부잣집 애들 사이에서 주눅 들면 어떻게 하지? 철없고 어린 나는 “연대생은 다 그렇다더라”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며 엄마를 졸 라서 처음으로 백화점에 갔었다. 이름 있는 지갑, 들어본 적 있는 가방을 들고 다녀야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학교에 가니 생각보다 그렇게 잘사는 아이들은 별로 없었다. 모두가 명품 가방과 시계로 도배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다른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영화 이벤트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도 열심히 눌렀고, 학교에서 전공 서적 공동구매한다고 하면 냉큼 이름을 적어냈다. 쿠팡에서 신촌 밥집 할인 쿠폰은 재깍재깍 찾아서 샀고, 매점에서 1+1 과자에는 눈보다도 손이 먼저 갔다. 구질구질하지 않았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웠다. 오히려 내주변에는 부자 대학생보다는 “우리 집 가난해서 등록금 내기도 힘들어”라고, 조심스럽게 고백하는 친구들이 더 많았다. 그들은 휴학을 하고 등록금을 벌기 위해 하루 종일 카페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또는 뒤풀이 갈 돈이 없어서 과활동을 접었으며, 학식 사 먹을 돈조차 부족해서 일주일 내내 컵라면이나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는 했다.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월급을 받는 날 직전이면 돈이 없어서 친구에게 몇 천원씩 빌려야 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었다. 사람들의 편견대로라면 우리는 모두 간지 나는 학교를 다니는 간지 나는 학생이어야 하는데 실체를 들여다보면 조금씩 후줄근했다. 

사실 의문이 든다. ‘부자 대학생’이 있을 수 있는 걸까. 빈자리라고는 없는 도서관을 벗어나 조모임을 위해 카페에 모이면 커피 값으로 5000원이 나가고, 붐비는 학생 식당을 피해 신촌에 나가 밥을 먹으면 6000원을 내어놓아야 한다. 적으면 400만원, 많으면 700만원인 올해 등록금이 동결되면 다행이라고 안도의 숨을 내쉬어야 하고, 이미 비싸기로 악명 높은 신촌 밥값은 앞으로 오를 일밖에 없다. 학자금 대출로 받은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 술 좀 퍼마시고 싶어도 결국 다시 돈을 써야 하는데, 부모님을 생각하면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하겠다. 제일 가난한 건 대학생인데, 돈 쓸 일이 가장 많은 이 또한 대학생이다. 그런데 이런 대학생이 부자가 될 틈이 있나. “너희 학교 애들 다 부자지, 다 부자 대학생이지?”라는 말이 오히려 서럽게 들린다. 부자 대학생은 없다. 

 


03. 이대 여자 

개념 있는 ‘예쁜’ 여자 찾아요? 


대학교 별 세륜 편견 이야기.txt | 인스티즈


아는 언니가 들려준 이야기다. 남자 선배와의 술자리에서 이대가 주제로 올랐는데 갑자기 그 선배가 침을 튀기며 “이대생들이 명품 백을 그렇게 밝힌다더라” “친구가 소개팅을 했는데 콧대가 그렇게 높다더라” 하며 열을 올리더라는 것이다. 이 언니는 선배와 학번 차이도 있고 하니 그냥 넘기려다가 참다못해 말을 했단다. “저 여고 나와서 주변에 이대 간 친구들 많은데, 그런 친구들 하나도 없어요. 기분 나쁘니까 그만하세요.” 그러자 갑자기 선배가 180도 돌변해서 말하기를, “어, 너 이대 다니는 친구들 많아? 그럼 나 좀 소개시켜줘” 하더란다. 

이야기 속의 선배 개인을 욕하려는 건 아니다. 이대생을 바라보는 시선을 일반화하고 싶지도 않다. 그러나 이대생에 대한 정형화된 이미지가 존재하는 건 분명하다. 참 아이러니하게도‘이대 나온 여자’에게는 경멸과 찬양이 동시에 따라붙는다. 때로는 된장녀, 사치 같은 미운 단어들이 붙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성미, 꽃향기(?)를 뿜을 것 같은 외모, 나긋나긋한 행동 등이 기대되기도 한다. 사실 이건 비단 이대생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 모두에 해당하는 얘기다. 

스타벅스 커피만 들고 다녀도 된장녀 소리를 들을까 눈치 보이던 때가 있었다. ‘지하철 녀’로 찍힐까 무서워 열과 성을 다해 자리 양보를 하기도 했었다. 2005년 ‘개똥녀’를 시작으로 몰아친 각종 ‘녀’의 유행은 아직도 식을 줄을 몰라, 요즘은 더치페이 안하는 여성들을 가리키는 ‘김치녀’가 대세다. 여성에게 유독 이런 경멸적인 이름을 붙이는 분위기가 불편하다는 말은 해봐야 입만 아프다. 더 큰 문제는 이 반대인 ‘개념녀’까지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얼마 전 페이스북에 군복무 관련 글을 쓴 여성이 ‘페이스북 개념녀’라는 이름으로 선풍적인 찬양(좋아요)을 받기도 했다. 이 요란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개념을 잘 정립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건 나도 동의 한다. 하지만 마치 못 하면 욕하고, 잘 하면 칭찬해주‘당근과 채찍’이 유독 ‘녀’에만 붙는 이유는 뭐란 말인가. 여대생이 여‘대생’이 아닌 ‘여’대생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른다. 

나 역시 '여'대생으로 살아가면서 나를 통제하려는 주변의 압력을 많이 느낀다. 조신하게 행동하고, 개념을 잘 정립할 것(!). 이건 이제 그러려니 한다. 하지만 도무지 참을 수 없는 건, 간혹 얼굴에 분칠을 하지 않은 날이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화장 좀 하고 다녀라"라는 남자 선배들의 타박이다(아오, 너네 얼굴이나 어떻게 좀 해봐라). 개념을 찾는 사람들의 “솔직히 말해 이왕이면 예쁜 후배랑 술 마시는 게 좋지않냐”는 발언은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가. 이대생을 바라보는 시선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대에 얽힌 편견들은 어쩌면 그저 이대가 여성 집단의 대표 격이기에 생겨난 것일지도 모른다. 이들은 여대생이 아니라 대학생이다. 여자이기 전에 사람이다. 찬양도 경멸도 말고, 환상도 비약도 말고, 개념녀라고도 된장녀라고도 말고, 그냥 사람으로 바라봐주기를. 



04. 서강 고등학교 

대학인가 고등학교의 연속인가 


대학교 별 세륜 편견 이야기.txt | 인스티즈


수업 종이 울린다. 고등학교가 아닌 대학교다. 다른 대학들도 다 수업 종이 있는 줄 알았다던 서강대학생. 자신의 대학을 제외한 다른 대학교들에는 수업종이 없다는 소리를 듣고 “진짜? 진짜 없어?”를 반복한다. 그만큼 고등학교처럼 스파르타로 많은 공부를 시킨다고 하여, 붙은 별명, ‘서강고등학교’. 이런 학교 이미지 탓일까, 서강대생들에게는 잘 놀지 못하고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그런데, 비단 서강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타 대학 학생들도 서강대만큼 많은 과제를 받는다. 그렇다고 타 대학 학생들의 학업 양이 서강대 학생들보다 적은것도 아니다. 똑같이 과제에, 시험 공부에, 외국어 공부까지 한다. 물론, 공부를 안 하는 학생도 더러 있다지만, 그건 서강대도 마찬가지다.

결국 서강대나 다른 대학교나 별반 차이가 없는 셈이다. 단지, 고등학교처럼 대학교에서 수업종이 울리는 것이 이런 ‘서강고등학교’의 이미지를 고착화시킨 것일 뿐이다. 대학 입학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공부하던 때가 있었다. ‘비록 지금은 이렇게 힘들어도 대학에만 가면 맘껏 놀 수 있으니까 참자’고 되새기며, 지옥 같았던 입시 생활을 견뎌냈다. 대학에 입학하니 정말 자유는 주어졌다. 하지만 해야 하는 학업 양도 같이 주어졌다. 리포트와 팀플로 밤을 새는 건 기본이고 시험 준비하느라 몇 날 며칠을 공부에 매진하기도 한다. 요즘은 취업을 할 때도 시험을 쳐야 하니 ‘대학생이 되면 공부에서 해방’이란 말은 다 옛말이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낭만이 없다는 게 안타까워. 적어도 우리 때는 낭만이란 게 있었거든.” 팀플을 끝내고 늦게 귀가해 밥을 먹는 날이 있었다. 그때 엄마는 내게 이런 말을 하셨다. 말을 듣는 순간 괜히 서글퍼서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과제와 시험의 연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보면 어느새 방학이고 그렇게 한 학기가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한 번쯤은 이런 반복적인 사이클에서 벗어나 낭만을 즐겨 보고 싶은데 대학의 낭만이라는 것조차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는 내 상황이 안타깝다. 내가 그토록 꿈꾸던 대학의 낭만은 어디에 있는 걸까. 

십 년이 지나 나의 대학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참 아름다웠다고 추억할 만한 것이 없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사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용기만 낸다면 대학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낭만은 아닐 거다. 하루쯤은 자체 휴강을 하고 따스한 햇살 아래 자리를 펴고 누워 여유를 느끼는 것, 하고 있던 모든 과제는 옆으로 잠시 밀어두고 기차 타고 바닷바람을 쐬고 오는 것. 이렇게 나에게 잠시 ‘쉼’을 주는 게 훗날 아름다웠다고 생각될 만한 낭만이지 않을까. 

 


05. 섹드립을 허하라 

홍대와 클럽


대학교 별 세륜 편견 이야기.txt | 인스티즈


 


클럽에 한 번도 안 가본 홍대생이라니 상상도 안 간다. 홍대 거리는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언제나 핫 뜨거운데, 그 앞을 전공책 잔뜩 든 가방을 메고 그저 묵묵히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단 말인가. 그래서일까 홍대생 하면 클럽, 클럽 하면 밤 문화, 밤문화 하면 ‘19금’으로 자연스럽게 생각이 이어져 간혹 이들에게 음흉한 눈빛을 보내곤 하나보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한 홍대생에 대한 편견은 나아가 대학생 전반에 대한 편견으로도 곧잘 이어지곤 한다. “요즘 대학생들 말이야, 밤마다 술 마시고, 클럽에서 밤새워 놀고. 아 글쎄 대학가 모텔에는 방이 없대.” 다소 가르치기 좋아하는 어르신들이 펴는 논리 속에 항상 들어가는 말이다. 사실 뭐 홍대생이라고 매일 클럽만 다니겠나. 문지기 오빠들의 제보에 의하면 정작 홍대 클럽에 홍대생은 별로 없다더라(붕어빵에 왜 붕어가 없냐고 물을 텐가). 또 대학생이라고 밤낮없이 놀기만 하겠나. 과제에 팀플에 알바에 취업 준비까지 얼마나 바쁜데! 낡은 일반화를 해명하고 있느니 그 시간에 술이나 마시는 게 낫겠다. 


꿀꺽꿀꺽. 아, 그런데 술 마시면서 생각해보니 밤 문화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밤 문화 얘길 하니 할 말이 있기는 하다. 술 문화는 물론이요, 각종 음성적인 유흥 문화까지, 한국은 밤 문화가 유독 발달한 사회다. 변질된 클럽 문화 때문에 "음악이 좋아서 클럽 가요"라는 말이 아무래도 변명같이 들릴 정도다. 그런데 동시에, 일상에서 성을 주제로 하는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냈다가는 변태라는 낙인이 찍히는 보수적인 사회다. 섹드립은 한밤의 술자리에서만 허용되고 그마저도 끼리끼리만 오고 간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에너지는 결국 성적 에너지에서 비롯한 것이라던데, 이토록 성을 금기시하는 분위기 탓에 우리는 넘치는 에너지를 억압하기만 할 뿐 제대로 다루는 법을 모른다(이를 학구열이나 예술혼으로 승화시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노력해봤는데 그거 아무나 하는게 아니더라. 흑흑). 억압받은 것이 음지에서 퍼져나가면 더 큰 폭발력을 갖게 된다. 그 과정에서 성 비하가 행해지고 왜곡된 성 관념이 생겨나니 문제가 되는 것이고. 높으신 분들이라고 다를 건 없다.(외쳐! Grab!) 우리, 뒤에서 지저분하게 하지 말고 앞에서 유쾌하게 하는 건 어떨까. 이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차라리 섹드립으로 승화시키는 거다. 혹시나 오해하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여기서 말하는 섹드립은 요망하고 질척한 얘기들을 무조건 통칭하는 것은 아니다. 

자고로 드립이라는 것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유쾌함을 안겨주는 농담일진대, 쾌와 불쾌를 구분하지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질척하게 똥을 던져대는 이들은 핍박받아 마땅하다. 그러니 우리는 쾌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갈고닦아 억눌렸던 욕망에 날개를 달아보자. 어젯밤에 야동 안 본 척, 애인이랑 플라토닉 러브 하고 있는 척, 처음 하는 척, 다 집어치우자. 몸에서 사리 나오겠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을 마치 세상에 없는 듯 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 안다. 이제 그만. 이건 마치 뒷담화 같은 거다. 에서 남 욕하는 사람 앞에서는 나도 괜히 눈치를 보게 되지만, 차라리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시원하기라도 해서 추종자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누구처럼 점잖게 뒤에서 엉덩이 만지는 것보다는 맑고 깨끗하게 섹드립 치는 편이 백배 낫다. 하얀 침대 시트를 움켜쥐며 능청스럽게 ‘당하는’ 연기를 하는 동엽신은 얼마나 유쾌한가. 어묵을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가인의 패기는 얼마나 멋진가. 또 ‘당최 가라앉질 않는 농밀한 오르가슴’을 노래하는 10cm는 얼마나 섹시한가. 다들 좋아하면서도 아닌척, 모르는 척 감추기 급급한 가운데 성을 이토록 당당하게 이야기할 줄 아는 이들이 섹시하다. 



06. 서울여대와 육사 

그 사이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아 

(ㅋㅋㅋㅋㅋ 서울여대 친구들한테 맨날 육사랑 썸없냐고 물어봣는뎈ㅋㅋㅋㅋㅋㅋ)


대학교 별 세륜 편견 이야기.txt | 인스티즈


“너네는 그럼 육사랑 뭐(연애, 혹은 썸씽) 진짜 많겠네?” 잠깐 짚고 넘어가는 서울여대의 3대 바보 이야기. 1. 육사랑 한 번도 미팅을 못 해본 사람, 2. 육사랑 두 번 이상 미팅하는 사람 3. 육사랑 결혼하는 사람. 이중 나는 첫 번째 바보에 해당된다. 미팅 횟수가 열손가락을 넘어섰지만, 그중 육사생은 없었다. 실제로 서울여대생들 중 육사와 한 번도 미팅을 못 해본 사람들도 많고, 육사와 미팅을 한 경험은 있어도 실제로 연애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서울여대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것도 사실이고, 몇십 보 되지 않는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육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없던 정이 불쑥 솟아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육사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하면 나오는 반응이 있다. “아, 진짜?” 여기서 '진짜?'는 당연하다는 뉘앙스의 ‘진짜’가 아니라 신기 하다는 뉘앙스의 ‘진짜’다. 옆에 붙어 있어도 육사 생 도를 볼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육사 생도는 주말에만 캠퍼스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때문에 학교에 특별한 일이 있어 주말에 학교에 가지 않는 이상 육사생도들의 모습은 구경조차 하기 어렵다. 휴대전화 사용도 금지돼 있다는 육사 생도들의 통신수단은 이메일. 카카오톡처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도 없는데 연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을 수가 없다. 절대로. 제발 서울여대생들에게 육사랑 연애할 일 많냐는 질문은 그만해줬으면 좋겠다. 육사생도의 얼굴조차 보기 힘들다고 답하면 눈을 크게 뜨고 이유를 묻는다. 이럴 때마다 정말 곤란하지 않을 수가 없다. 되묻는 말에 딱히 대답할 말도 떠오르지 않을뿐더러 구구절절 육사와 우리가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것도 웃기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까이 있어도 하기 힘든 연애를 다들 어디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여대라서 연애하기 힘든 거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하기도 한다. 공대에 다니는 친구들은 항상 나에게 아무나 일단 만나보라고 말한다. 자기가 만약 여대 다니는 애들만큼 미팅, 소개팅하고 다녔다면 벌써 골라잡았을 거란다. 어차피 결혼할 것도 아니고 가볍게 연애할 건데 뭘 망설이냐며 나를 꾸짖는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맨날 외롭다고 말하면서 정작 연애할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잡지 않는다. 외롭다고 해서 아무나 만나긴 싫기 때문이다. 많은 여대생들이 나와 같은 이유 때문에 솔로로 남아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우리를 보며 눈이 너무 높은 건 아니냐는 질문을 하곤 한다. 답을 하자면, 우리는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린다. 키 크고, 잘생기고, 자상하고, 돈 많고, 학벌 좋은 사람이 백마 탄 왕자는 아니다. 남자의 스펙이 결코 백마 탄 왕자를 정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말하는 백마 탄 왕자는 그저 말이 통하고 나와 뭔가 공유하는 느낌이 있는 남자다. 나와 취미를 함께할 수 있고 내가 힘들 때 옆에서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돼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된다. 여대생들은 이렇게 각자의 백마 탄 왕자를 기다린다. 비록 아직까지 본 적도 만난 적도 없지만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거라 믿는다. 백마 탄 왕자, 이젠 내앞에 나타나도 되니 제발 무지개 저편에만 존재하지 말고 이편에도 와주길. 



07. 한국외대와외국어 실력

영어, 그만 좀 물어 봐 


대학교 별 세륜 편견 이야기.txt | 인스티즈


영어 공부 때문에 고민하던 찰나에, 문득 외대에 다니는 한 친구가 떠올랐다. 내 머릿속에도 ‘외대=훌륭한 영어 실력’이라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 친구에게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할 수 있냐”고 물었다. 하지만 친구는 이내 자기도 잘 모르겠다면서, 그런 질문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돌려보낸다. 사실 우리는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종합대학임을 안다. 당연히 그들이 모두 외국어를 잘하는 게 아닌 것도, 또 그럴 이유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외대=훌륭한 영어실력’이라 단정 짓고, “외국어 잘 해?”라고 묻는다. 그리고 이 모든 반복적인 상황은 어쩌면 우리가 대학생이 되어서조차 외국어 공부라는 숙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슬픈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린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공부해왔다. 중학생 때는 일주일에 2~3시간씩, 고등학교 시절엔 자습시간까지 합쳐 일주일에 10시간 정도씩 공부했다. 대학에 와서도 영어 공부는 계속 됐고, 방학 땐 한 달에 20만원씩 내가며 토익 학원도 다녔다. 스터디를 하며 보내는 시간만 어림잡아도 거의 수백 시간에 이를 정도다. 

그럼에도 외국인 한 명과 10분 이상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란 택도 없는 일이고, 토익 성적표는 1년째 같은 앞자리 숫자를 고수하고 있다. 이토록 많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외국어는 쉽지 않다. 쉽지 않은데 해야만 하고, 열심히 하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외국어를 좋아할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고 한들 외국어 공부를 놓아버릴 수도 없는 현실이다. 치열한 ‘스펙 전쟁’에서 사투를 벌이는 대학생들에겐 외국어는 필수 아이템이다.

토익, 토플 점수가 학점과 함께 성실도를 평가하는 척도가 된다. 영어 면접이 있는 기업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영어 말하기까지 잘해야 한다. 몇몇 대학생들은 교환 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떠나기도 하지만, 이는 경제적 여유가 될 경우의 얘기다. 보통은 학원이나 학교 특강을 찾아다닐 뿐이다.한국외대와 그런 면에서 보면 외대 학생들이 결과적으로 좋은스펙을 확보한 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친구는 “어학외국어 실력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는 취업을 잘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고 외국어를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공 자체가 스펙이 되는 건 싫다.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할수록 전공 학문에 대한 애정은 줄어드는 것 같아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친구가 말했다. 외대 학생이 외국어를 ‘잘한다’는 말보다는 외국어를 ‘좋아한다’는 말이 더 듣고 싶다고. 


 

 

기자정보

 이예송 학생리포터 [email protected] 

나한엘 학생리포터 [email protected] 

김수연 학생리포터 [email protected] 

김수정 학생리포터 [email protected] 

김수연 학생리포터 [email protected] 

우리 학교에 대한 편견 해명하기만 급급했지

정작 나도 다른 학교에 대해

저 편견 그 대 로 생각하고 있었음 공감 공감 

+

그 외에

서울교대 : 너네 초딩이 배우는거 배우니까 쉽겠다

서울대 : 너네 잘생기고 이쁜 선배 없지

한양대 : 남자 많아서 훈남 선배 많겠다

중앙대 : 연예인많이보겠다

인하대 : 유도부야?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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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노(20년차,수만마을)  슴은역시대물림
7버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전공은 영어가 아닌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서울대로 출퇴근하는데 요즘은 잘생긴것들이 공부도잘하나보더라...
9년 전
촤진리  너는 내 봄이다
공부를 시작해야ㅏ나요..? 후..?
9년 전
아무리 그래도 솔직히 몇개는 맞는듯..... 겪어본 바로는
9년 전
EXO K 박찬열  Happiness
이화여대는진짜공감
9년 전
WWIC 2015  WINNER=WINNER
교대ㅠㅠㅠㅠㅠㅠㅠㅠ격공ㅠㅠㅠㅠㅠㅠ
9년 전
대부분 맞는거같음...
9년 전
친등천사  종대야!!여기봐!!
서울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요즘은 다 이쁘고 잘생긴데다가 공부도 잘하는 추세라...ㅠㅠ
9년 전
대학말고 과에 대흔 편견도 많음..영어과학생인데 사람들이 영어잘해서 부럽다고함..정작 영어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 바보인데ㅠㅠ
9년 전
범수  오승철워더
당근과 채찍’이 유독 ‘녀’에만 붙는 이유는 뭐란말인가. 여대생이 여‘대생’이 아닌 ‘여’대생이 되는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른다.
>>>>>>>>>>>>> 이 말 진짜 ...b 사이다!

9년 전
범수  오승철워더
그리고 요즘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 공부도 잘하던데... 난 못생겼으니 공부라도 잘해야지... :3
9년 전
겪어보고 싶다
9년 전
아뭐하지  신화창조♥
맞습니다 썸은 커녕 보기도 힘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만의 백마탄 왕자님은 태어나지도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유도부얔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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