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강의는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강의실 안에는 학생들이 가득 모이고
띄엄띄엄 열린 창마다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새벽처럼 몇은 자고
몇은 휴대폰을 만지고
휴강하는 순간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번뇌를 노트 속에 적어 넣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벌개진 이마를 책상 위에 박아 놓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든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잃어버린 학점 날아가버린 장학금을
곱씹으며 후회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구겨진 성적표와
찢어버리고 싶은 등록금 고지서 속에서
꾸역꾸역 빚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교수님의 강의에 귀를 적신다
이번 시험 끝나면
레포트도 조별과제도 다 코앞인데
권총같은 몇개의 F를 달고
A+는 또 누구에게로 돌아가는지
교수님의 강의를 새겨들으며 나는
한 줌의 한숨을 백팩 속에 집어넣었다.
1학년때 과제로 썼었던 패러디 시인데
복학하고 나서 생각나길래 올려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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