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최초 환자와 접촉했던 61명 중 의료진 1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의료진 중 메르스에 감염된 첫 사례다. 중동호흡기증후군 국내 환자는 지난 20일 첫 확진 환자가 나온 후 모두 5명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감염이 지역사회로 확산되지 않도록 40개 종합병원에 ‘병원기반 호흡기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감시·관찰을 강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최초 환자(남·68)와 접촉한 후 가택 격리됐던 의사 1명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 감염이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의사는 17일 한 의원에서 최초 환자에게 청진·문진을 하고 22일 격리됐다가 고열·설사 증상이 나타나 국가지정 격리병상으로 이송됐다.
역시 가택격리 중인 간호사 1명은 고열·근육통·메스꺼움을 호소해 격리병상으로 이송됐으나 검사 결과 감염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이 간호사는 12·14·15일 또다른 의원에서 최초 환자의 채혈·주사를 담당했다.
앞서 지난 25일 자정 세번째 환자(남·76)를 간병했던 딸(여·40대)이 네번째 환자로 확진됐다. 당국은 이 여성이 아버지와 함께 지난 16일 최초 환자와 같은 병실에 머물다가, 아버지와 동시에 최초 환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초 환자를 제외한 3명의 환자들이 지난 15~17일 최초 환자에게 노출됐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 시기가 최초 환자의 바이러스 전파력이 가장 강력했던 때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당시 병실에는 최초 환자와 나중에 발병한 3명의 환자가 함께 있었다.
당국은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가 늘고 있지만 모두 최초 환자와 접촉했던 격리 대상자들이기 때문에 지역사회로 무차별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중동이 아닌 지역에서 병원 내 감염만 있을 뿐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없고 현재 환자 4명 모두 감염경로가 ‘최초 환자’로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감염병 위기경보는 종전과 같은 ‘주의’로 유지되고 있으며,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하면 ‘경계’로 격상된다.
질병관리본부는 가택격리 대상자들에게 N95 마스크(에볼라 의료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자택 격리가 여의치 않은 대상자에겐 별도의 격리시설을 안내할 계획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발열 기준을 38도에서 37.5도로 낮춰 격리대상자에게 경미한 증상만 나타나도 격리병상으로 이송할 방침”이라며 “감염병의 지역사회 전파를 조기 발견하기 위해 40개 종합병원에서 호흡기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집중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email protected]>
http://media.daum.net/society/welfare/newsview?newsid=2015052701134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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