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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누ll조회 4077l 2
이 글은 8년 전 (2015/11/26) 게시물이에요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베어진 풀에서 향기가 난다
알고 보면 향기는 풀의 상처다
베이는 순간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지만
비명 대신 풀들은 향기를 지른다
들판을 물들이는 초록의 상처
상처가 내뿜는 향기에 취해 나는
아픈 것도 잊는다
상처도 저토록 아름다운 것이 있다


- 풀 / 김재진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만일 내가 참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게 된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사랑의 기술 中 / 에리히 프롬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강물도 없이 강이 흐르네
하늘도 없이 눈이 내리네
사랑도 없이 나는 살았네

모래를 삶아 밥을 해먹고
모래를 짜서 물을 마셨네

잘 가게
뒤돌아보지 말게
누구든 돌아보는 얼굴은 슬프네

눈이 오는 날
가끔 들르게

바람도 무덤이 없고
꽃들도 무덤이 없네


- 등신불 / 정호승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염증 심함 부종 심함

안정된 상태에서 편안하게 이야기할 것
자주 미지근한 물을 섭취할 것
흥분해서 소리 지르지 말 것
극단적으로 감정의 소용돌이에 처하지 말 것
혼탁한 상상과 가망 없는 공상을 피할 것
습관성 분노를 자제할 것
뜨거운 욕을 삼키지 말 것
추억을 연고로 상처에 바르지 말 것
남의 이불을 끌어와 덮지 말 것
억울해도 바위에 주먹을 치지 말 것
무리하게 그리움을 참지 말 것


- 후두부종 / 신달자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그 순간, 두 연인은 서로를 향해 자신의 존재를 활짝 열어젖혔다고 생각한다.

그 즈음에 이르면 두 사람은 이제 서로에게 더 이상 질문을 던지지 않게 된다.

비밀은 완전히 사라졌다고, 서로의 존재는 백열등처럼 환하게 드러나게 됐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상태는 깊은 사랑이 아니라 깊은 착각에 가깝다.

우리는 서로에게 영원한 타인이다. 우리는 자신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혼신의 힘을 바쳐 사랑한다고 해도 우리가 모르는 부분은 영영 남게 된다.

- 사랑이라니, 선영아 中 / 김연수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어렵게 멀어져간 것들이
다시 돌아올까봐
나는 등을 돌리고 걷는다
추억의 속도보다는 빨리 걸어야 한다
이제 보여줄 수 있는 건
뒷모습뿐, 눈부신 것도
등에 쏟아지는 햇살뿐일 것이니 
도망치는 동안에만 아름다울 수 있는 
길의 어귀마다 
여름꽃들이 피어난다, 키를 달리하여
수많은 내 몸들이 피었다 진다
시든 꽃잎이 그만 
피어나는 꽃잎 위로 떨어져내린다
휘청거리지 않으려고
걷는다, 빨리, 기억의 자리마다
발이 멈추어선 줄도 모르고 
예전의 그 자리로 돌아온 줄도 모르고


- 기억의 자리 / 나희덕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나를 떠난 그처럼 케이도 어느 날 문득 내게서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다.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과 생각하지 못한 것은 다르니까. 

상상한 일이 일어나는 건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 실연의 역사 中 / 박주영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우리가 후끈 피워냈던 꽃송이들이
어젯밤 찬비에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아프지도 못합니다
밤새 난간을 타고 흘러내리던 
빗방울들이 또한 그러하여 
마지막 한 방울이 차마 떨어지지 못하고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아슬하게 저를 매달고 있는 것들은
그 무게의 눈물겨움으로 하여 
저리도 눈부신가요 
몹시 앓을 듯한 이 예감은 
시들기 직전의 꽃들이 내지르는 
향기 같은 것인가요 
그러나 당신이 힘드실까봐 
저는 마음껏 향기로울 수도 없습니다


- 찬 비 내리고 / 나희덕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그러므로 외로움이란 한 생을 이해하는 데 걸리는 사랑이다 

아버지는 병든 어머니를 평생 등 뒤에서만 안고 잤다

 제 정신으로 듣는 음악이란 없다


- 우주로 날아가는 방 1 中 / 김경주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등 뒤로 손을 뻗치면 죽은 꽃들이 만져지네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손을 빼치면 온통 찐득이는 콜타르투성이네
눈을 가리면 손가락 사이로 행진해가는 황모파
승려들, 그들의 옷은 11월의 진흙과 안개
김밥 마는 대발처럼 촘촘한 날들 사이로 밥알
같은 흰 꽃 하나 묻어 있었네 오랜 옛날얘기였네


- 11월 中 / 이성복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처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빠져들었지만, 모든게 끝나고 나면 각자 혼자 힘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것.

그 구지레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다.

- 사랑이라니, 선영아 中 / 김연수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우리 굳이 하나가 되기 위하여 노력하기보다
평행을 이루어 우리의 기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
기차를 떠나보내고 정동진은 늘 혼자 남는다
우리를 떠나보내고 정동진은 울지 않는다
수평선 너머로 손수건을 흔드는 정동진의 붉은 새벽 바다
어여뻐라 너는 어느새 파도에 젖은 햇살이 되어 있구나
오늘은 착한 갈매기 한 마리가 너를 사랑하기를


- 정동진 中 / 정호승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세상이 나를 잊었는가 싶을 때
날아오는 제비 한 마리 있습니다
이젠 잊혀져도 그만이다 싶을 때 
갑자기 날아온 새는 
내 마음 한 물결 일으켜놓고 갑니다
그러면 다시 세상 속에 살고 싶어져
모서리가 닳도록 읽고 또 읽으며 
누군가를 기다리게 되지요 
제비는 내 안에 깃을 접지 않고 
이내 더 멀고 아득한 곳으로 날아가지만 
새가 차고 날아간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그 여운 속에서 나는 듣습니다
당신에게도 쉽게 해 지는 날 없었다는 것을 
그런 날 불렀을 노랫소리를 


- 나뭇가지가 오래 흔들릴 때 / 나희덕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그대 위의 푸른 나뭇가지들 
그 위로 밤, 
그 위로 하늘, 갈라터진 별들 

마음의 갈기가 잔잔히 흔들리고 
잊혀진 곳에서 수문 열리는 소리 

그대가 헤매는 거리를 다 헤매고 
마침내 그대 자신을 헤맬 때 
기다리라, 기다리라 

기적처럼 떠오를 푸른 잎사귀


- 그대 위의 푸른 나뭇가지들 / 이성복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우리 사랑은 소멸에 대한 설명
일생을 기대 앉아 서로를 지워 가며 살기로 했죠 
아아, 사랑은, 사랑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위대한 혁명임을


- 마틸다 中 / 김요일




 네게서 와서 아직 네게로 돌아가지 못한 것들 | 인스티즈

이후 케이는 어떤 여자를 만나더라도 깊이 빠지지 않으려고 했고, 

어느 정도는 그럴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케이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쉽게 마음을 주고 마음을 거두어야 하는 순간에도 마음을 멈출 수가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케이는 그 고통을 사랑이라고 굳게 믿을 타입이다. 

그런 케이가 사는 내내 상처를 입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나는 케이를 동정하지 않는다. 

그건 케이가 가진 사랑의 방식이고 그의 인생이다. 

그러지 않으려고 애써도 그럴 수 없는 타고난 운명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 실연의 역사 中 /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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