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오개월쯤 된 새댁입니다. 저희 남편은 여기 분들 자주 쓰시는 말대로 이것만 빼면 다 좋은 사람입니다. 딱 하나 너무너무 짜증나는게 자기가 먹고 난 걸 치울줄 모른다는 겁니다.
처음엔 어차피 나머지 반찬도 치워야 하니 하는김에 내가 치우자 했는데 하다보니 밥먹고 자기 몸만 쏙 일어나서 가버리는게 너무 얄미워서 당신 밥그릇만 좀 갖다 놔달라고 몇번 얘기했는데 시킬때는 하는데 안시키면 안하고.. 이제는 먹고난것 치우라는게 잔소리가 됐네요.
처음에는 자기가 놔두면 다 알아서 치우는데 (한꺼번에 몰아서) 제가 그걸 못기다린대요. 스트레스 받지 말고 기다리래요 나중에 다 치운다고..
어이는 없었지만 몇번 참아 봤어요. 그랬더니 밥그릇이 식탁위에 하나둘 쌓여가고.. 밥그릇 뿐만이 아니고 거실테이블에 맥주캔들 쌓여가고.. 맥주캔 다섯개 정도 쌓이니 치우더라구요. 거실테이블에서 식탁으로 분리수거통까지 가는게 그렇게 힘이드는지..(부엌옆 세탁실에 있어요 식탁에서 다섯걸음 정도)
핑계도 많아요. 아침먹은 밥그릇은 시간이 없으니까 정신없어서 못치우는 거래요. 담배피고 커피도 마시면서 담배피러 가는길에 갖다 넣어도 되겠구만
요새는 조금 나아져서 맥주캔 이틀삼일 쌓이면 그래도 분리수거통에 넣긴 해요. 쌓여있는 거 보기도 싫지만 버릇들이려고 제가 안치우고 참고있네요.
저도 잔소리하기 싫은데 이런걸로 잔소리하는것도 어이없고 그래도 고쳐야 하니 그릇 갖다놔주세요 캔 버려주세요 잘했어 고마워 칭찬도 해보고(애도 아니고) 하는데 잘 안고쳐집니다. 습관이 안드나봐요.
어린애들도 자기 먹은 밥그릇은 싱크대에 갖다 넣어놓고 온다는데.. 저도 어릴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았구요. 이얘기 했다가 자기가 못배웠단 얘기냐며 대판 싸웠습니다.
밥그릇 뿐 아니라 아까 얘기한 것처럼 다 마신 맥주캔 음료수캔 전부 마신 자리 고대로, 담배사면 담배껍질 까잖아요 그 껍질도 깐 그 자리에, 음료수 뚜껑 딴거 그 자리에 고대로.. 하아..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잔소리 하는것도 한계가 있는데 이걸 어떻게 습관을 들여야 할지.. 전 제가 이런걸 애도 아니고 다 큰 사람한테 가르쳐야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남편은 제가 너무 깔끔떨고 유난떠는 거래요. 다른사람들 다 이렇게 산다 이게 정상이다 하는데.. 니네집이 이상한거다 하면 또 싸움날테고..(제가 봤을때는 시어머니가 이런걸 안가르치신게 문제같아요. 그냥 당신께서 쫓아다니며 다 치워주고 버려주심) 저는 그리고 물건 위치 바뀌는것도 싫어해서 물건 쓰고나면 꼭 제자리에 놔달라 하는데 그것도 유난이래요.
그리고 꼭 이런얘기하면 나는 너 이러이런거 싫지만 참아주는데 너는 왜 그걸 못참아주냐며.. 왜 자기만 노력해서 바뀌어야 하냐 너무 힘들다.. 하아.. 잘못된 거니까 고쳐야 한다 대답하면 그게 왜 잘못된거냐 남들 다 이렇게 하는데! 하며 처음으로 돌아가고 무한반복..
두서없이 얘기가 긴데 정리하자면 남편한테 쓴 물건 제자리에, 다먹은 밥그릇 싱크대에, 쓰레기 나온거 바로바로 버리기 이거 가르쳐서 성공하신 분들 제발 방법 알려주세요 ㅠ ㅠ
답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한번에 해결되는 방법은 없나보네요.. 천천히 하나하나 시도해봐야겠어요..
남편 자기 밥그릇 안치운다고 더러운 사람은 아니에요. 샤워도 아침저녁하고 자기 몸은 깨끗한데 주위만 정리할 줄 모르는..? 이건 아마 어려서부터 안해와서 그런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댓글에 누가 말씀하셨는데 저희 남편도 의자위에 옷무덤 만들어놓는것 뿐 아니라 현관앞에 모자 쌓아놓고 침대위에 잠옷 벗어서 쌓아놓고 그래요 이것도 고쳤으면 좋겠는데ㅠ)
참 그리고 생각해보니 결혼한지 얼마 안되고 안건데 남편이 양치하고 치약 뚜껑도 안닫아놓더라구요. 몇달을 잔소리해서 그건 고쳤네요. 그래도 이거 고친거 보면서 다른것도 고칠수 있겠다싶은.. 희망이 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