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핵심부품 '독립선언'

화웨이가 공개한 모바일 AP ‘기린960’

- 모바일 AP·OLED 디스플레이도 ‘메이드 인 차이나’

샤오미 ‘서지S1’ 자사폰 탑재
화웨이선 옥타코어 ‘기린960’ 
기술 뒤처진 OLED 급속 추격
삼성디스플레이 독주체제 깨려
화웨이·오포·비보 연합 움직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나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 스마트폰 핵심 부품에 대해 잇단 ‘독립 선언’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을 늘리며 부품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생명으로 하는 중국 업체들의 경우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이 치명적일 수 있어 부품 독립에 대한 동인이 매우 크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는 최근 공개한 자사 전략 스마트폰 P10에 모바일 AP 기린960을 탑재했다. 화웨이가 자체 제작한 기린960은 조만간 공개될 삼성전자 갤럭시S8에 탑재될 예정인 퀄컴 스냅드래곤835와 같은 옥타코어(코어 8개) 모바일 AP다. 모바일 AP는 내재된 코어의 종류와 속도·개수에 따라 그 성능에 차이가 있다.

사실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쿼드코어(코어 4개) 퀄컴 스냅드래곤821을 탑재했다. 낮은 수율(불량 없는 생산율) 문제 등으로 인해 스냅드래곤835의 양산이 늦어진 데다가 초기 제품의 경우 대부분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8에 탑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오래전부터 기린 AP를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해 왔으며 이제는 보급형 제품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에까지 자체 모바일 AP를 탑재할 정도로 기술력이 올라온 상황이다. 최근에는 샤오미 역시 자체 개발 모바일 AP인 서지S1을 공개, 자사 스마트폰 미5C에 탑재했다.

OLED 분야에서도 부품 독립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중국 업체들은 그동안 스마트폰에 OLED 대신 액정표시장치(LCD)를 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프리미엄 비중이 높아지며 OLED 탑재 스마트폰이 늘어나고 있다. OLED의 경우 LCD보다 전력 사용량이 많고 수명이 짧은 단점이 있지만 백라이트가 필요 없어 기기를 얇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구부러지거나 접힌 상태의 화면도 구현할 수 있다. 현재 모바일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97% 수준이다.

시장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모바일 OLED를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들다 보니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중국의 오포는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량을 1억 대로 늘리고 삼성디스플레이에 패널 공급을 추가로 요청했으나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 시리즈 탑재 물량 등을 고려, 오포의 추가 주문을 수용하지 못할 정도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등 모바일 디스플레이 가격도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AMOLED를 채택하는 스마트폰 비율이 30％ 가까이 높아지고 이 패널 공급을 주도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애플에 물량을 대기도 빠듯해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와 오포, 비보가 손을 잡고 OLED 연맹을 결성해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회사를 별도로 설립하고 자체 OLED 개발 및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대만의 폭스콘 역시 지난해 인수한 샤프와 손잡고 중국 내 OLED 공장을 설립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패널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키우며 동시에 스마트폰 생산비용의 절감 목적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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