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하눌나리 (선덕여왕 ost)
궁에 날아온 봄 꽃
(上)
사박사박
밟히는 눈을 내려다 보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붉은 도포를 압운 사내.
"...춥다,혜야"
와우,씨발!
오늘로 끝이난 사극 로맨스드라마를 보고 여운에 빠져있다.
미친, 내가 조선시대에 공주로 태어나서 왕자랑 사랑에 빠지면 얼마나 행복할까.
아, 그시대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구나!
..적어도 이 지긋지긋한 공부는 안해도 되니까 괜찮지 않을까
책상 한구석에 산처럼 쌓인 책들을 보곤 한숨을 푹 내쉬었다.
"미친, 저것들을 언제 다 해치운데"
침대에 몸을 뉘이며 생각했다.
하느님 씨발 난 공주가 되고싶어요!
사랑받고 싶슴돠!
오만가지 소원을 빌다가 지쳐 잠들었다.
그리고 다시 아침이오고 눈을 떴다.
풀린눈으로 밥을 먹으며 TV를 보고있는데
'사극연애시뮬레이션! 진짜 체험하는 느낌의 새로운 …'
저거다!
밥먹다 말고 숟가락을 내팽겨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부에 찌든 고딩이 잠시나마 휴식을 취하는건 뭐 어때
사람이 쉬면서 살아야지!
"아…쌤, 저 진짜 아프거든요?"
"안아파보이는데 이녀석이 글쎄!"
"쌤이 생리통에 대해서 뭘알아! 막 근육이 찢어지고 떨어지고 밟히는 느낌이라구ㅇ..아!...."
소리를 꽥꽥 지르다가 갑자기 아픈척 인상을 찡그리고 배를 부여잡았다.
"아이고 배야!!!!!!!"
교무실에서 미친듯이 나뒹굴고 야자를 쨌다.
사실 생리 주기는 한참 남았는데.
야자까지 다하고 게임가게에 가기엔 시간이 너무 애매하다.
"어서오세요"
아무감정없이 투명하게 말하는 알바를 슬쩍보고는 사극연애 머시기를 집어들었다.
"삼만원입니다."
고작 CD하나가 왜이렇게 비싸냐고 속으로 툴툴대며 초록지폐 3장을 꺼내들었다.
"안녕히가세요."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게임케이스 뒷면의 설명서를 보니
"헐…지랄"
씨발 내가 공주!!!!
다섯명의 남자들에게 둘러 쌓인 공주!
꽃미남 왕자들과 함께하는 로맨스스토리!
씨발!
얼쑤!
들뜬마음으로 집에와 씻지도 않고 컴퓨터로 게임을 실행시켰다.
열심히 하고있는데 잠이 슬슬온다.
"어머!"
난 꿈속에서 깬듯했다.
삐까뻔쩍한 요란한색의 이불을 걷어내고 상체를 일으켰다.
주위를 둘러보니 사극에서보던 궁내부와 크게 다를게없는것이 이곳은 궁안인것같았다.
그럼, 내가 이곳에 잇다는것은 공주라도 되는것인가
결국엔 이런꿈까지 꾸게 되는구나.
허,허, 헛웃음만 짓고있다가 문득 생각한다.
이게 내꿈이면 내가 생각하는대로 되는거잖아.
그때마침 드르륵하고 웅장하게 생긴 문이 옆으로 열리며 곱게생긴 여자한명이 들어온다.
흠칫, 몸을 떨며 열린 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내가 생각지도 못했는데 여자가 들어온것을보니 내생각대로 되는건 아닌것같기도하다.
멋드러지는 한복을 한껏 부풀려 앉는 화려하게 생긴여자
"공주마마, 나이도 나이인데 시집을 갈때가 된것같지 않습니까."
"아..."
난 여기서 몇살인지도 몰라요..
당황한 얼굴이 드러날정도로 놀라니 여자가 입을 다시 땐다.
"아직 그러십니까, 어미의 속은 타들어갑니다. 이 나라에 핏줄을 이을 사내는 없고, 딱한명있는 자식이 나이가 이렇게 먹도록 시집을 못가고 있다니요."
화려한 얼굴을 가진 여자가 내 엄마가 되는것같다.
"그래서 이웃 나라들의 왕가와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그러니 한번 만나뵈는것도 나쁘지 않은것같습니다, 공주마마"
공주마마에 힘을주어 말하는것과 얼굴표정을 보아하니 강제적인것같아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싫어했었는데, 왕자들을 한번 만나보는 겝니까?!"
많이 놀란듯한 표정의 엄마 아니 어마마마.
"안될 이유라도 있으신지..?"
조심스레 사극드라마로 단련된 어조로 말했다.
내가 이런꿈에 들어온 이유는 사극로맨스를 꿈꾸는것인데 안될이유가 어딨겠어요 어머니!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어마마마
"당연히 없지 않겠습니까, 공주마마 그럼 편히 아침상을 드십시오."
그리곤 빠른걸음으로 밖으로 나간다.
"공주마마, 아침상을 들겠사옵니다."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올린 궁녀로 보이는 여자가 들어와 진수성찬을 내앞에두곤 머리를 작게 조아리고 나간다.
후, 씨발 생전 처음보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조심스레 괴상망측한 음식들을 뒤적거려본다.
다들 초록초록한것이 나물들뿐이다.
명색이 궁궐인데 공기반찬하나 없다.
이나라 혹시 채식주의인가.
강제 다이어트 식단에 한숨을 내쉬곤 조심스레 나물들을 입안으로 넣었다.
오물오물 씹는데 의외로 맛있다.
궁궐이라더니 요리가사 7성급 호텔수준이다.
내가 야채만 먹는 날이 오다니!
감격에 겨워 몸부림을 치고있으니 요란스럽게 문이 한번더 열린다.
"공주야!"
"..."
"그것이 진짜이더냐!"
듬직하게 생긴 한 사내가 뛰쳐들어온다.
아, 이거 설마
내꿈이 아니다.
게임이구나!
게임첫실행의 프롤로그를 스킵한 기억이 난다.
프롤로그가 엄마와의 대화인듯하다.
그리고 본격적인 스토리에서 아빠가 뛰쳐들어와 외친 기억도 함께 내 뇌리를 스친다.
종대와 선을 보는것이 진짜이더냐!
"종대와 선을 보는것이 진짜이더냐!"
역시, 게임에서 본 대화 그대로다.
"아..예,예!"
사실 게임상에서는 예, 아바마마 라고 존나 격식차리고 차분하게 말했는데
지금 나는 놀람과 동시에 당화으러움이 날 덮쳐서 말도 제대로 못하겠다.
게임안이라니!
"드디어 정신을 차린게구만!"
만족과 감격의 표정이 섞인채 아바마마는 그렇게 나갔다.
미치겠다.
이게무슨...
내앞에 있던 밥상을 치욱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상태로 밥을 먹으면 분명 체할것이다.
두려움과 설레임반으로 한지로 씌인 문을 살짝 밀었다.
밝은 햇살이 눈부시다.
그리고 아름다운 호수오 돌담이 보인다.
차가운 마루도 내 시야에 들어온다.
조심스레 발을 내딛어 걸어나갔다.
"공주마마! 추우실텐데 왜 밖에 나와있으십니까"
요란을 떨며 나에게 다가오는 여자한명.
차림새를보아하니 아까 아침상을 준 궁녀와 비슷하다.
역시 궁녀인듯하다.
"어서 씻으시지요, 선의 상대은 왕자님과는 이미 약속을 다 잡았다고 합니다."
씽긋 웃으며 나를 데려가는 궁녀를 아무소리 않고 따라갔다.
아무리 게임이라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빨리 약속을 잡냐고.
휴대전화가 이시대에 있는것도 아니고말이야.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원통의 나무욕조안에 몸을 담갔다.
"어으..시원하다!"
"어머, 공주마마 물이 차가우십니까?!"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을거는 궁녀에게 대답했다.
"아니요! 따뜻한것이 아주 좋습니다."
"왜 새삼스레 존대말이십니까, 저를 높혀주지 마시지요, 어찌됬든 온도가 적당한것같아 안심입니다."
조심스레 내머리를 감겨주는 궁녀를 올려다 봤다.
내가 많이 높은직위에 있구나.
그래, 공주라는데!
말끔하게 씻고나오는 나를 어딘가로 끌거가는 궁녀
웅장해보이는 문을 여니 안에는 똑같은 차림새의 궁녀가 많이서있었다.
그리고 화려해보이는 한복을 나에게 입히고는 부드러운 천으로 분칠중이다.
"아..."
미치겠다.
쌍팔년도 화장보다 촌스러운 내얼굴을보고 경악했다.
"오늘 따라 더 고우십니다."
이어지는 궁녀의 말에 더 경악했다.
원래 어떻게하고 다녔기에 이게 곱단말이야?
가만히 앉아 생각에 잠기면 한지문 너머로 신하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걸프만의 왕자가 도착했습니다."
뭐? 걸프만?
사극나라 이름이 왜이렇게 글로벌한지.
걸프만강..? 걸프만해..?
세계사를 배우다가 언뜻 들어본 기억이있다.
신하의 목소리가 끝난뒤로 서둘러 정리하곤 나를 배웅하는 궁녀들.
"공주마마, 선 잘보고 오십시오."
고개를 숙여 정중을 표하고는 문을 열고 나왔다.
신하를 따라 걸으니 멀지않은 방앞에 멈춘다.
조심스레 방문을 열자 탁자앞에 앉아있는 한 사내가 보인다.
"오랜만이다, 혜야"
하늘을 지긋이 바라보고이 ㅆ으니 어디선가 빠르게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린다.
"전하!"
날 향해 소리치는 궁녀의 모습을 보고 대답했다.
"왜 그러느냐"
"아랄의 공주가 선상대를 고르고있다 하십니다."
순간 심장이 멎었다.
"그것이 사실이더냐."
"사실이옵니다."
고개를 조아리던 궁녀를 돌려보냈다.
아, 하늘이 맑더라
아침부터 해싳이 내방안으로 스며들어온것이 이것 때문이였나.
빨리 보고싶구나 공주마마.
바다향이 물신 풍겨오는 나라에서 시원한 바다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어두운 마차가 웅장하게 옮겨지고 있다.
그안에는 지중의 왕인 세훈이 앉아있다.
높게 치솓은 눈매와 사내답지 않게 고운 피붓결 그리고 새빨간 입술까지
누가보면 계집이라고 착각할만큼의 미모를 가진 왕이다.
마차 안은 조용한걸 넘어 적막하다.
한장 두장 문서들이 넘어가는 소리외엔 아무소리 들리지 않는다.
세훈의 숨소리 마저도.
진지하게 문서를 넘기다가 작게 내려앉은 눈꺼풀.
한숨을 푹 쉬더니 무료해보이는 표정을하고 드디어 세훈이 입을연다.
"여봐라, 내가 그 계집을 왜 만나야 하나?"
챙,챙 날카로운 칼소리만 울려퍼지는 곳에 누군가가 문을 두들긴다.
머리에서 부터 목덜미까지 흐른땀을 한번 닦고는 칼질을하던 사내는 말한다.
"누구냐."
귀엽고 순하게 생긴 인상과는 다르게 낮게깔린 그의 목소리
"황태후입니다. 폐하"
조용히 다가가 문을열어주니 짖은 자주색의 한복치마를 멋드러지게 차려입은 여자가 보인다.
"무슨 일이십니까, 어마마마"
"폐하께서도 이제 슬슬 장가준비를 해야하지 않으십니까."
"..."
"아랄의 공주가 선을 본다고 들었습니다."
"..."
"근처 다른 국에는 공주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여자를 돌려보내고 벽에 등을 기대어 앉는 사내.
그리고 작게 읊조린다.
"과인은 과인이 사랑하는 여인과 결혼하려 했습니다. 어마마마."
안녕하세여 편월이에여 '0'..
사실 사극은 처음도전하는겁니다!
지금 엑소들만해도 사극말투 사극 문화 다 힘든데 어떻게 여주까지 원래 사극의 주인공처럼 쓴답니까 ㅠㅠㅠ
그래서 결국엔 21세기의 여주를 옛날로 집어넣어버렸습니다!
(사실 사극을 쓰게된 동기가 글잡에서 제일유명한 사극을 읽고 영감을 얻은거라서 여주의 컨셉까지 비슷해졌네여 ㅠㅠㅠ 죄송합니다)
결말은 정말 시뮬레인션처럼 갈예정이에여!
인물 하나하나 엔딩 다 있고 베드엔딩까지 있지요 ㅎ_ㅎ..
어찌됬든 오랜만에 글쓰는 거라서 즐겁기도 힘들기도 하네여 ㅠㅠㅠ
항상 부족한 제작품봐주시는 분들도 감사하고
처음 봐주시는 분들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기서 나오는 사극과는 맞지않는 나라이름은 일부러 저렇게 해놓았습니다.
저곳은 지구가아닌 게임속세상이고 제가 조선시대나 고려시대 사람이 아니고 공부를 열심히한것도 아닌지라 정말 조선이나 고려처럼하면 옥에티가 많을것같아서
저렇게 만들어놓은것이니 이해부탁드려여 ㅠㅠㅠㅠ
엔딩으로 가는 부분에 수위가 있을 예정이예여 (찡긋빵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