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집 01.
W. 숨쉬는 샘물
이정도면 봐줄만큼 봐줬다고 생각하지않아? 비꼬듯 물어오는 그의 말투에 미간을 찌푸렸다. 몇일전부터 자꾸만 이집에서 나가라하는 그의말에 기가찼다. 허, 거참 어이가 없네. 애초에 먹여주고 재워주고 생쇼한건 너 아닌가? 마치 언제는 내가 너한테 빌빌 기면서 살았던것처럼 얘기하네. 그를 삐딱히 쳐다보며 말을 하자 그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진다. 지랄하지마. 먹여주고 재워줘? 그땐 잠깐 내가 미쳤었던거지. 꽃뱀년한테. 나를 꽃뱀이라 칭하는 그의 말에 순식간에 기분이 더러워졌다. 꽃뱀? 애초에 남친있는 여자 꼬드겨서 여기 살게한게 누군데, 꽃뱀?
" 하여튼 이번주안에 집구해서 나가. 곧 있으면 혜진이가 들어오거든. "
" 미친새끼. 뭐, 난 좋아. 내가 너처럼 구질구질한줄아냐? 쯧, 내일까지 집구해서 나갈테니까 신경꺼. 혜진인가 뭔가 그년이랑 어디 잘살아봐라. "
쾅, 소리와 함께 방문을 닫고는 그대로 침대에 누웠다. 아니 뭐 저딴새끼가 다있어? 애초에 나한테 반해서 이집까지 데려온게 누군데. 처음부터 그와 내가 같은집에서 살게 된건 아니다. 남친이 있었는데 그때 내가 권태기여서 남친에게 점점 질려가고 있었다. 그쯔음에, 그가 나타나서 내게 말했다. ' 저… 첫눈에 반했는데요. ' 지금 생각하면 촌스럽고 어이가없지만 그때의 나는 그냥 내가 좋다는말에 혹해 남친을 차고 사귀게 되었다. 그러다가 그가 내가 자취하는 모습을 보고 걱정되서 안되겠다며 자신의집으로 데려온것이다.
내가 그렇게 싫다고~ 싫다고 해도 귓등으로도 안듣던 새끼가, 허 참나. 뭐… 다행인지 뭔지 그렇게 깊은관계는 안가졌으니 망정이지. 딱 룸메? 그정도였던거 같은데. 걍 재워주고 먹여주고. 그게 끝인데, 참나. 궁시렁대며 누웠던 몸을 일으켰다. 그래. 나가면 될꺼아냐, 나가면! 내가 더러워서 진짜. 대충 컴퓨터를 키고는 하숙집을 검색해봤다. 일단 이새끼 집에서 좀 멀리갔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하숙집을 검색해보다 한곳을 발견했다. 오, 좀 괜찮은데?
" 미친, 집 진짜 좋다… 대박 내스타일. "
생글생글 웃으며 스크롤을 쭉, 내리자 별로 멀진않다. 음… 가격도 적당하고. 그래, 이집으로 정했어! 내일 당장 이사가야겠다. 저새끼 얼굴안보고 좋네. 그렇게 이상한 웃음소리를 내며 연신 스크롤을 내리자 밑에 적혀있는 집주소가 보인다. 오? 다행. 난 또 물어보고 찾아가야하는줄 알았는데. 일단 쟤한테는 말안해야겠다. 또 이상한 히스테리 같은거 부릴지도 모르고. 음… 그냥 지금 짐을 싸놓고 내일 당장 가야겠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짐정리를 마친후, 잠에 들었다.
…
" 와… 진짜 설렌다. 이게 웬 횡재. "
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나서 일어나자마자 바로 짐을 싸들고 그집으로 향했다. 사브락, 거리는 풀들이 기분좋게 발을 감쌌다. 도착하자마자 보이는건 큰 주택? 비슷한 집이었다. 집 진짜 좋다… 그렇게 발걸음을 재촉해 집앞으로 다가갔다. 아무도 없는건 아니겠지, 라는 초조함과 설렘을 애써 누르고는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하는 작은 알림음과 동시에 문이 벌컥, 열렸다. 누구세요? 하는 목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 어… 그게. 여기서 하숙생 구하신다고 해서 왔는데요. "
" 아…네. 근데 저희는 여자는 안받는데요. "
굉장히 앳되보이는 얼굴과는 다르게 단호한 목소리에 살짝, 움찔했다. 뭐지? 왜 여자는 안받는거야. 라는 궁금증에 그에게 물었다. 여자는 왜 안받는데요? 라고 묻자 시종일관 무표정이었던 그가 피식, 하고 웃었다. …뭐지.
" 위험할텐데. "
" …네? 뭐가요? 아, 제가 여자라서 불편하신거면 제가 최대한 조용히 살수있ㄴ, "
" 그런게 아니라, 그쪽이 위험할꺼라고요. 우리때문에. "
웃음기 띈 그의 얼굴에 넋이 나갔다. …무슨뜻이지. 아직도 어벙벙한 기분에 그에게 네? 하며 되묻자 그가 입을 꾹 다문다. 아니 뭐…이런. 황당함에 살짝 눈썹을 찡그리자 귀신같이 캐치한 그가 물었다. 어때요. 저희집에서 하숙하실마음 아직도 있으세요?
" 네? 아…네. 보다싶이 이미 짐도 다 가져온 상태라서 돌아가긴 좀 그렇거든요. "
" 뭐… 그럼 어쩔수없죠. 들어오세요. "
일단 들어오라는 그의말에 천천히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우와… 역시. 겉모습과 비슷하게 깨끗한 내부의 모습에 멍하니 둘러보기만 하자 그가 피식, 웃는다. 어때요, 맘에 들어요? 아, 그러고보니 아직 소개도 제대로 안했네. 23살 김진환입니다. 나른한듯한 그의 목소리에 움찔, 하자 그가 웃는다. 귀엽네요, 그쪽.
" 어, 저는 20살 000이에요. "
" 스무살? 귀엽네. "
아…네. 감사합니다. 하는 말로 대충 마무리지은 내가 어색한 마음에 그에게 물었다. 저기… 음, 제가 지낼방은 어디에요? 차마 눈을 제대로 못마주겠어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산만하게 움직였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수줍음이 많았지…. 시선을 한곳이 집중못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는게 맘에 들지않는듯 살짝 얼굴을 찡그린 그가 성큼, 내게 다가와 말했다. 사람에게 말을 건넬땐, 그 사람을 쳐다보는게 예의아닌가?
" 네…? "
" 난 나한테 말할때 나한테 집중못하는사람 싫어해. "
" …."
" 그러니까, 나한테 집중해. "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쩌다보니 분량이 김지난밖에 없네요 ㅠㅠㅠㅠㅠ
차근차근 모든 멤버가 나올 예정이니 기다려주세요! 이글 읽어주신 모든분들 사랑합니다 (부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