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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샤이니 온앤오프
Mille 전체글ll조회 1154l 2



bgm 꼭 안 트셔도 됩니다



초능력.

대개 염력, 텔레파시, 예언 등의 신비로운 힘.

인간은 그에 현대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능력이란 정의를 내렸다.

그건 어찌 보면 인간에게 있어 초능력이란 확실히 정의내리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보기는 두 개이고 선택은 자유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후자를 따랐다. 당연하게도 미친 사람 취급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을 빼면, 다들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런 생각을 갖고 살았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초능력을 소재로 많은 것을 지어냈다. 영화도 만들고, 소설도 썼다. 그것들은 후에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며 시시하단 평을 듣기도 하지만, 언제나 적지 않은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그런 걸 믿냐고 혀를 찰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없기에 사람들은 더욱 초능력에 열광했다. 이유인즉슨 언제나 위대한 상상력은 칭찬을 받는 법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있어 초능력은 가장 친근한 판타지이자 훌륭한 놀이의 소재였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진지하게 초능력을 써 보겠다거나 하면 앞서 말한 것처럼 미친놈 취급받게 된다. 상상을 진지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인간에게 있어 초능력은 상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어떠한 것에 대한 정의는 늘 바뀔 수 있는 법. 시간이 흐르면서 바뀌지 않을 것 같던 것까지 바뀌지 시작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린 지금,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더 이상 사람들은 그것을 없다고 하지 않는다. 단순한 놀잇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난 후의 인간에게 초능력은 더 이상 특별한 것-상상할 수 있기에, 비현실적이기에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초능력은 이제 누구나 하나씩 가진 취미나 특기에 가까워졌다. 그렇게 되기까지엔 오래 걸리지 않았고, 거슬러 올라갈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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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이 세상에는 초능력자들이 끊임없이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커다란 변화였지만 갑작스럽지 않게 찾아왔습니다. 마치 생물의 유전적 진화처럼, 어느 날 신이 인간이란 종족에 선물을 주시려고 작정한 것처럼. 그렇게 천천히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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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야네 집에 있는 초능력 사회의 역사를 설명하는 서적의 첫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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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에 따르면 타쿠야는 아주 운 좋은 종족에 속했다. 그 책뿐만이 아니라 타인들의 관점에서 보아도 그러했다. 그것 덕분에 태어날 때부터 창창한 미래를 보장받았으니. 타쿠야는 명문가 출신의 타고난 초능력자였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초능력도 유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이미 연구 끝에 입증 된 지 오래. 자연히 우수한 형질을 많이 물려주는 집안일수록 명문가로 추앙받았다. 강한 능력자일수록 사회에서 유리했기에.

타쿠야네는 그 가문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부류에 속했다.

그 명문가에서 태어난 타쿠야는 어려서부터 항상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집안은 타쿠야에게 어떤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어디에서건 엄친아칭호를 달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특채로 명문고 학생이 된 지금까지도.

그러나 모든 게 완벽해 보여도, 정작 타쿠야 본인은 치명적인 결점을 느끼고 있었다.

사랑, 우습게만 들릴지도 모르는 두 글자가 큰 고민이었다.

사실, 그는 항상 인기의 정점에 있었다.

그것도 유전 영향인지는 모르겠지만 타쿠야는 상당히 수려한 외모를 가졌다. 사교성도 좋았고 엄친아답게 공부도 잘해 늘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인기는 절로 따라왔다. 매일같이 받는 것이 여학생들의 애정이요 고백이었다. 좀 예쁘다는 여자애와 사귀기도 수 차례 해 봤다.

하지만 타쿠야는 단 한 번도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한 적은 없다고 생각했다. 언제까지나 여학생들의 애정공세가 귀찮고 피곤해서 만든 방패막이에 불과했다. 자신과는 다르게 진심인 듯 행복해하는 여자친구에게 죄책감을 느낀 것도 수백 번이었지만, 곧 쌓이다 보니 익숙해져 그런 감정은 안 느끼니 만 못하게 되었다. 쉽게 여자를 울리고 다시 새로 사귀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항상 차가웠다.

사랑이라는 따뜻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줄만한 것이 내 주변엔 없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타쿠야에게 사랑이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대학-어차피 식은 죽 먹기로 들어갈 대학-입시를 가르친다는 학원에 들어간 것도 새로운 환경을 만나보고 싶어서였다. 엄친아 소리나 듣고 다니면서 사랑에는 취약하다면, 그건 아무리 완벽해도 어딘가 모자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남들 다 한다는 사랑을 해 보고 싶었고, 기분 좋다는 설렘도 느껴보고 싶었다. 성인이 되기를 앞둔 그에게 그건 꽤나 중요한 문제였다.

이번에 타쿠야가 선택한 학원은 입시와 기타 자격증을 전문 강의하는 복합형 학원이었다. 사실 그러한 고민으로 학원을 옮겨 다닌 지도 수차례라 별 기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었다. 예전의 단과 학원보다 그나마 특별한 게 있을 거라고.

타쿠야는 신입생의 신분으로 하는 첫 수업의 문 앞에 섰다. 떨리지는 않았다. 자주 해 오던 일이니까. 그냥 대충 소개하고 대충 듣다 나오면 됐다. ‘중국어 입시반이라고 프린트된 흰 종이가 문에 붙어 있었다. 사실 중국어 같은 건 추호도 관심 없었지만 혹시 모르니까 이 반을 선택했다. 이 선택이 자신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좌우할지.


네가 우리 반 신입생이니?”


들어가자마자 담당 강사가 타쿠야를 반겼다. 이미 전학생이 온다는 걸 미리 통보받은 눈치였다. 타쿠야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를 멍하니 훑어보았을 뿐이었다.

타쿠야가 처음 본 위안의 이미지는 선생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선이 굵으면서도 부드러운 손은 묘하게도 책과 잘 어울렸다. 내추럴하게 입은 정장에는 어떤 지저분함이나 구겨짐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타쿠야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게서 매끄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각으로 들어온 정보가 공감각적으로 그에게 다가왔다.


선생님이 물었잖니?”


재차 물어올 때까지 타쿠야는 가만히 서 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네, 하고 대답했다. 소개를 마치고 타쿠야는 맨 뒤 빈 자리에 가서 앉았다. 호들갑 섞인 목소리의 주변 여학생들이 벌써부터 소곤거렸다.

하지만 타쿠야는 신경 쓰지 않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분위기를 살피려 돌아보지도, 괜찮은 상대를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 멍한 표정으로 있자 주변 학생들이 은근슬쩍 그를 흘깃거렸다. ‘엄친아라고 들었는데...’ 라고 말하는 표정이었다. 그것 역시 타쿠야의 관심 밖이었다. 원래 주변 반응을 잘 신경쓰지 않기도 했지만 그의 머릿속엔 이미 단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 학원을 선택하길 잘했다.


시큰둥했던 첫 입실부터 머지않은, 단 일 분만에 떠올려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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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위안, 이름 세 글자도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는 타쿠야더러 앞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앞의 학생에게 가려 칠판이 잘 안 보일 테니 앞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타쿠야는 그의 말에 숨겨진 원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적응이 덜 된 학생을 가까이에서 챙기고 싶은 마음일 것이었다. 새 학생이 올 때면 항상 행하는 방식인 듯했다. 그러나 타쿠야는 고개를 저었다.


전 키가 커서 괜찮아요.”

그래도...”

괜찮아요, 뒤에 가서 앉을게요.”


그러고 타쿠야는 뒷자리에 가 앉았다. 앞에는 좀 논다는 애들의 수다가 바빴다. 타쿠야는 무시하고는 다시 위안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는 시무룩하게 말했다.


그래...”


30대 성인 남성이 금세 시무룩해지는 모습에, 타쿠야는 놀랐다. 그의 표정은 꼭 내가 봐주고 싶은데...’ 라고 말하는 듯했다. 아까에 비해 처진 눈꼬리와 입가가 여지없었다. 저는 자기 기분이 이렇게 티 나는 걸 알까.

오물거리며 말하는 입은 또 상당히 귀여웠다. 타쿠야는 가까스로 웃음을 삼키며 속으로 생각했다. 저런 표정은 어떤 감정에서 나오는 것일까. 학생을 챙기고자 하는 책임감? 아니면 타고난 배려심? 아니면 자기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어느 것이든지 타쿠야의 마음에 들지 않을 리는 없었다. 그는 아주 잠깐 위안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상상을 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은데.

그러나 타쿠야가 들여다 볼라치면 위안의 심상은 또 너무 깊었다. 들여다볼수록 맑은, 동화 속 별이 산다는 깊은 못 속처럼. 눈짓 하나로 꿰뚫어 볼만한 정도가 아니었다. 타쿠야는 초조한 듯 하다가 이내 의자를 뒤로 빼 편히 앉았다.

괜히 위안의 말을 거절하고 뒷자리에 앉은 것이 아니다. 앞에서 전담 마크를 받는 것보단 뒤에서 들키지 않고 지켜보는 쪽이 더 구미가 당겼다. 그는 짝사랑 상대를 지켜보는 소년처럼 위안을 지켜보았다.

속마음을 읽을 수 없다면, 겉모습부터 관찰해 나가면 된다.

이런 남모를 관찰은 일주일이 넘도록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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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지나도록 타쿠야는 위안에게 직접적인 접촉을 않았다. 아니, 할 엄두가 나질 않았다고 해야 할까. 이유인즉슨 그에게 위안은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껏 타쿠야를 거쳐 간 어떤 사람들보다도 낯설고 새로웠다. 지금껏 사귀어 본 연인들 가운데는 남자도 없었고 성인도 없었다. 그러나 이 감정은 남달랐다. 위안은 성 정체성도 연령도 뛰어넘어 그저 장위안으로서 타쿠야에게 다가왔다. 수많은 연애 중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때문에 더 조심스러웠는지 모른다. 이제야 찾은 이 사람을 옛날처럼 놓쳐버리고 싶진 않았다. 그게 두려워 타쿠야는 멀리서 애정을 주게 되었다.

애정공세라고 해 봤자 수업시간 내내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위안은 눈치 채지 못하겠지만, 타쿠야는 누구보다 뜨거운 눈길로 그를 응시했다.

그래도 그것만으로 좋았다. 그의 겉모습에 대해 알아간다는 게 좋았다. 펜을 쥘 때의 습관이라거나, 기분이 좋으면 나타내는 표정 같은 것. 그저 보는 것만으로 타쿠야는 감정의 포만감을 느꼈다. 먹지 않아도 배불렀다. 첫날부터 가만히 숨죽이고 있던 탓에 위안은 타쿠야를 특별하게 대하지도 않았다. 그냥 많은 학생 중 한 명일 뿐. 그는 제 학생들을 똑같이 아꼈다.

다만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면, 그건 제 앞자리였다.

처음에 위안이 한 걱정은 단순한 핑계거리가 아니었다. 다분히 그럴 만해서 한 말이었던 것이다. 앞자리의 문제아들은 정말이지, 가관이었다. 저들끼리 뭉쳐 시야를 막질 않나, 시끄럽게 떠들어서 목소리를 못 듣게 하질 않나. 관찰을 방해하려 태어난 존재들인가 의심될 정도였다. 좀 그만하라고 은근슬쩍 신호를 주기도 했지만, 개무시. 저들도 좀 잘 나가는 애들이라고 겁내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큰소리 내면 조용한 일상이 깨져버릴 것 같아 할 수도 없고. 인상을 쓰며 앉아 있는 수밖에 없었다.

더 참아줄 수 없는 것은 이 녀석들이 위안을 대하는 행동거지였다.


, 존나 이쁘다.”


모자 쓴 양아치는 타쿠야가 듣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저들끼리 킥킥대며 중얼거리곤 했다. 위안의 매력은 타쿠야에게만 적용되는 게 아닌 모양이었다. 최소한 겉모습은.

그럴 때마다 타쿠야는 능력을 쓰기 직전까지 갔다 겨우 이성으로 되돌아오곤 했다. 대신 헛기침을 하거나 책상을 쳐서 시선을 분산시켰다. 그렇게 해도 금방 뭔 일 있었냐는 듯 다시 음담패설을 쏟아내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 있어도 능력만은 사용하지 않았다.

친구(같이 공부하는 학생으로써의 의미)를 상대로 능력을 써버릴 수 없었고, 써봤자 학원 안이라 리미트에 걸리게 될 터였다.

리미트에 걸리지 말라는 부모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특히 학교나 학원에선 절대로. 강한 능력자 집안은 규제 또한 엄격했다.

타쿠야는 오늘도, 질리도록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녀석들을 끝까지 참고 있었다. 교실은 시끄러운 몇몇 학생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넋이 나가 전반적으로 고요한 분위기였다.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었다. 보이지 않게 남몰래 엎드려 위안의 모습을 바라보다 나가면 되는 일이었다. 비록 잡음이 조금 섞이더라도. 자신도 어느 정도 참을성은 있는 사람이니까. 이 정도쯤은 참아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책을 보는 척 눈앞으로 가져다 댄 순간, 쨍그랑-

커다란 파열음이 고요한 공기를 찢고 날아왔다.

파열음이 위안 쪽에서 들려왔다는 것을 깨닫고 타쿠야의 시선이 순식간에 앞을 향했다. 위안의 옆 벽 칠판에 뭔가 부딪혀 떨어진 자국이 나 있었다. 황급히 아래를 보았다. 액자였다. 정통으로 맞았으면 상당히 위험했을 물건이었다. 누가 이런 짓을...


.”


굉장히 무책임한 어투의 한마디. 타쿠야는 또 그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아까부터 재수 없었던 제 앞자리 놈들이었다. 초능력을 가지고 놀다 실수한 모양이었다. 분위기가 너저분했다. 일을 저질러 놓고 킥킥대는 꼴이 어이없다. 다른 학생들은 힐긋힐긋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래도 그 정도에서 그쳤으면, 타쿠야는 조금 더 참았을 것이다. 그동안 참아온 게 얼만데 억울해서 능력은 안 쓴다. 아까는 좀 위험하긴 했지만 잘 넘어갔다. 제발 그 정도에서 그만해. 타쿠야는 속으로 살벌하게 외쳤다.

그래, 액자를 돌려주고 돌아서는 그를 보며 이 말만 하지 않았어도, 타쿠야는 그 정도에서 그만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 정도 눈치가 있지는 않았다.


하여튼 존나 귀엽다니까.”


저딴 말을 본인 앞에서 하다니. 위안이 받을 모욕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가 발갛게 달아오른 볼을 하고 돌아보았다. 분명 수치스러울 것이었다. 타쿠야는 가슴속에 불꽃이 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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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친놈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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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야는 더 이상 참지 않고 능력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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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적당한 선에서 리미트가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바람이 잘 들어 주었다.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허우적대고 있는 이들을 비웃듯 타쿠야는 씨익 웃어 보였다. 이들 외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그 미소는 옅은 분노를 띄고 있었다. 아니, 옅은 분노가 아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것이다. 그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그저 그들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을 뿐. 그의 표정은 강한 분노를 나타내고 있었다.

타쿠야를 향해 씩씩대던 놈들은 이내 겁먹은 듯 잠잠해졌다. 타쿠야는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얘들아, 수업시간엔 조용히 해야지.”


위안을 보자 그는 마냥 멍했다. 놀란 건지 충격받은 건지. 비로소 의식하기 시작한 것 같다, 내 존재를. 조금 씁쓸했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했다. 이제 그에게 데이트를 신청해도 되겠지. 일을 벌여놓고 나자 오히려 두근두근댔다.

수업이 끝나고 타쿠야는 곧바로 위안에게 달려갔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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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성공. 내심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는지 그는 꽤 흔쾌히 요청을 받아주었다.

그나저나 위안은 타쿠야가 생각한 것보다 더 순진함이 틀림없었다.

저랑 밥 먹는 게 좋아 싱글벙글 대는 학생에게 많이 배고팠나봐?” 라니. 턱없이도 눈치없는 모습이 타쿠야는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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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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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은 어느덧 한겨울인지 숨을 내뱉을 때마다 김이 맺혔다. 그와 대비되는 검은 리미트 탑의 자태가 멀리 보이고 있었다. 주변은 온통 불을 켜 손님을 맞아들이려는 간판으로 번쩍번쩍하고 붐볐다.


추운데...’


밤 날씨를 생각하지 못하고 얇게 입고 온 게 문제였다. 위안은 들리지 않도록 작게 기침했다. 그러나 타쿠야는 귀신같이 듣고는 물어왔다.


추워요?”


위안은 고민하다 대답했다.


..”

저런, 오늘 밤 춥다고 뉴스에서 그랬는데...”


위안의 어깨가 뭔가 얹히더니, 곧 목 주변으로 따뜻한 온기가 올라왔다. 하고 있던 머플러를 벗어 둘러준 타쿠야가 눈을 맞춘 채 싱긋 웃었다.


따뜻하죠? 전 오늘 두껍게 입었으니까 선생님이 해요.”


위안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 바람에 풀어진 머플러를 타쿠야가 다시 매 주었다. 위안은 괜스레 그걸 만지작거렸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얼굴이 화끈거려오는 것 같았다. 얼굴과 얼굴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됐다, 가요.”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먼저 발걸음을 옮기는 타쿠야. 따라서 발을 옮긴 자리는 검은 아스팔트가 깔린 횡단보도였다. 건너는 동안 위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타쿠야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안이야 딱히 할 말이 없어 그러고 있었지만 제 옆의 학생은 좀 달랐다. 옆을 보자 그는 아까와 다름없이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뭔가 자신은 모르는 어떤 즐거움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게 뭔지 도통 알 수 없어서, 위안은 도로 정면을 주시했다.

건너편으로 건너가는 이 횡단보도는 큰길을 가로지르는 것이라 꽤 크고 길었다. 그래도 점점 건너편 보도블럭이 가까워져 왔다. 검은 교복의 학생들 무리가 보였다. 그들은 저들끼리 뭉쳐 어딜 놀러가는 듯했다. 위안은 좀 더 눈을 크게 떴다. 혹시나 했는데 자기 학원의 문제아들이었다. 그들만이 아니라 여자애들도 여럿 섞여 있었다. 하나하나 훑어보니, 그 무리들은 바로 위안의 중국어반 학생들이었다. 학원에서와는 사뭇 다르게 분위기가 활기찼다.


?”


그도 위안을 알아본 듯 모자 쓴 학생이 소리쳤다. 위안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하지만 타쿠야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길을 다 건너고 그들은 같은 보도 위에 서게 되었다.

모자 쓴 학생이 말했다.


뭐야, 왜 둘이 같이 있어?” 

언제나 그렇듯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였다.


타쿠야가 감정없이 말했다.


남이사.”

, 까칠하긴. 왜 데이트 방해해서 짜증나?” 


상당히 도발하는 투였다.

타쿠야의 능력에 쩔쩔매던 모습과 다르게 모자(이제부턴 간단히 모자라고 하겠다)는 어쩐지 패기넘쳐 보였다. 그건 아마도 장소의 차이 때문일 것이었다. 학원 안에서는 리미트 정도가 강한 편이지만 이런 넓은 거리에서는 상대적으로 리미트의 정도가 약하다. 아까는 저도 모르게 쫄았지만 이번에는 싸워도지지 않겠다 싶었는지 먼저 시비를 걸어왔다.


아까는 진짜 좀 놀랐어. 얌전한 명문가 도련님이 선생님을 위한 흑기사로 출동하다니. 인정하긴 싫지만 차암 멋있더라.”

“....”

아니, 흑기사라기보다는 강아지인가? 너 되게 개새끼 같았거든, 어떻게든 주인님 관심 받으려는.”

조용히 해.”


위안은 가운데서 우왕좌왕했다. 왜인진 모르겠지만 자기 때문인 것 같아 어떻게든 말려보고 싶었지만 저는 비능력자고 이들은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의 실력자들이었다. 불붙은 두 사람의 시선이 곧 싸울 듯 살벌했다. 주변 아이들도 말리기는커녕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오히려 싸움을 부추기는 아이도 여럿 있었다.

아마 조금 전의 소동으로 타쿠야는 문제아들의 시야에 들고 만 것 같았다. 그렇게 조심했건만. 지켜오던 평안한 일상은 단 하루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저기 타쿠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 위안을 타쿠야가 돌아보았다. 쩔쩔매는 그에게 다가가 타쿠야는 손을 잡았다. 그대로 직진해서 거의 끌어내다시피 무리에서 빠져 나왔다. ? 하는 표정으로 모자가 멍하니 서 있었다.


미안한데 난 그런 유치한 말싸움 받아줄 만큼 철이 덜 든 사람은 아니거든.”


그러니까 시비 걸고 싶으면 딴 사람이나 알아봐. 타쿠야의 말은 아이답지 않게 단호했다.


...”


모자는 어이없다는 듯 타쿠야와 위안을 쳐다보았다.


역시 개새끼네. 제 선생님 앞에서 싸우기 싫어하는 꼬라지 보라지.”


타쿠야는 그 말을 무시했다. 곧바로 다음에 건너야 하는 횡단보도 앞에 서 기다렸다. 뒤에서 끊임없이 외침이 들려왔다. 위안이 흘깃거리자 타쿠야는 그의 손을 더욱 세게 잡았다. 위안이 아픈지 얼굴을 찌푸리며 흘깃거림을 멈추었다.


너 언젠가는 그 허세도 꺾일 날이 올 걸, 도련님.”

“.......”

왜냐하면 나도 뒤지지 않거든. 니가 네 선생님 짐승처럼 지킬 수 있는 게 얼마나 될까.”

“...초록불이네요, 얼른 건너요.”

으응.”


타쿠야는 모자의 말을 속으로 비웃었다. 제까짓 게 할수 있으면 해보라지. 나도 만만치 않으니까.

걸음을 더 빨리하는 순간이었다.

타쿠야는 순간 자신의 옆쪽에서 무언가 세차게 달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자기 손을 꼭 잡고 있던 힘이 약해지고 곧이어 위안이 떨어져 나갔다. 어라?

본능적으로 위험을 직감하고 타쿠야는 고개를 재빨리 돌렸다.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빛이 쏟아져들어와 눈을 찌푸렸다. 빠앙-, 클랙션 소리가 울렸다. 어쩐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멀리서 여자아이들의 단말마의 비명이 들려왔다. 빛이 잦아들고, 타쿠야는 눈을 떴다.

장위안!!”

연기가 일고, 바람이 불었다.



-


1. 안녕하세요 연재속도가 달팽이처럼 느린 밀레입니다ㅠㅠㅠㅠ

일주일에 한 편은 꼭 올리려고 했는데 결국 못 지켰네요 죄송합니다ㅠㅠㅠ

그래도 급히라도 써서 올렸어요ㅠㅠㅠ죄송합니다ㅠㅠㅠ


2. 앗 일단 1화에 댓글달아주신 분들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3. 연재속도가 느린 이유는 밑천 없이 연재를 시작했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원래 분량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래서 앞으로는 자주 업로드를 하려고 전체 화수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 할게요...


4. 그럼 쥘레븐이 다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겠네요 허허...

인내심 시험시켜드려서 죄송합니다...


5.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엔 구독료을 걸었어요 이거 댓글 쓰시면 돌려받으실 수 있다니까 꼭 쓰시고 돌려받으세요!!

그럼 이만...언젠가 다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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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와 진짜 이런 주제 신선하네요!! 모자..ㅂㄷㅂㄷ... ㅠㅠ 진짜 재미있어요!! 다음편도 ㄷ기다릴게요!!싸랑해요!!
9년 전
Mille
저도 사...사랑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ㅠㅠ 더 재밌고 신선하게 쓸게요ㅠㅠ

9년 전
독자2
대박대박 진짜 신알신하고 기다리고 있었어요ㅜㅜㅜㅠㅜㅜㅜㅜㅜ 작가님 늦게오셔도 괜찮아요ㅜㅜㅜㅜㅜㅜㅜㅜ 그냥 와주시기만 해도 감사합니다ㅜㅜㅜㅜㅜㅜㅜ 진짜 사랑해요ㅜㅜㅜㅜㅜ
9년 전
Mille
엌 신알신 해주셨다니...!
오기만 해도 된다니 말씀 감사합니다ㅠㅠ그래도 앞으론 더 자주 오도록 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 전
독자3
뒷내용!!!!! 궁금해요!!!! 으으으으 모자 진짜 ㅂㄷㅂㄷ........ 후ㅜㅠㅜㅜ타쿠야 너무 좋네요ㅜㅜ.... 재밋어요!!
9년 전
Mille
모자는 짜증나고 타쿠야는 사랑입니다..♥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뒷내용 궁금하셔도 조금만 참아주세여..ㅋㅋ....

9년 전
독자4
으아 선댓!
9년 전
독자5
Mille님 안녕하세요!! :D 타쿠안 팬북 만드려고 하는 정입니다!ㅎㅎ
추천 받구 날아왔어요>< 헿
팬북에 대한 제대로 된 공지는 12월쯤에 뜰거 같구, 팬북이 나올 시기는 2월정도..인데
혹시 이 글 팬북에 실을 의향 있으..신지 조심스럽게 물어봅니다;ㅂ;
답글 기대할게요 아벨라♡-♡

9년 전
Mille
헉 정말이세요?!
저는 당연히 의향이 있습니다만 제가 실을만한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네요ㅜㅜ
자세히 알고 싶어요!

9년 전
독자6
실을만한 자격이라니여;ㅂ 추천 받은 작품은 지금 다 작가님께서 실으실 의향만 있으시다면 실으려고 하고 있습니다^ㅂ^//////
9년 전
Mille
그른가여...감사하네요!!
어디서 추천받으신거져..?

9년 전
독자7
http://instiz.net/name_gs/259487

그취방에서요!ㅎㅎ

9년 전
Mille
7에게
우와..팬북이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었네요
저는 물론 좋습니다^ㅁ^

9년 전
독자8
Mille에게
우왓 그럼 Mille님두 확정인걸루♥
혹시 오퍼튜니티가 완결되면 분량이 어느 정도 될것 같은지 알 수 있을까요?ㅎㅎ
장편일지 중편일지!!><

9년 전
Mille
8에게
아 애초에 꽤 장편으로 기획을 해서요
1부가 10~20화 정도 해서 3부까지는 연재될것 같네요 약 30화~60화 정 도ㄷ...

9년 전
독자9
Mille에게
엄청 장편이네요!ㅋㅋㅋㅋㅋ 헣............... 그럼 혹시 2월까지는 어느정도 연재될 것 같은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른 미완 작품들도 완결까지 안가면 연재분까지만 실을까 생각하구 있어요!ㅎㅎ

9년 전
Mille
9에게
1부 완결을 했거나 2부를 쓰고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9년 전
독자10
Mille에게
음............. 지금 타쿠안북에 실을 글이 너무 많아져서 1부,2부로 나누는걸 생각하고 있습니다ㅜㅜㅜ 만약에 이렇게 2권으로 나눠서 나가게 된다면 첫번째 팬북에 1부까지 연재하고 2-3부는 두번째 팬북에 싣는거... 어떠신가요?ㅎㅎ

9년 전
Mille
10에게
네 괜찮아요! ㅎㅎ

9년 전
독자11
초능력물 너무 좋네요 ㅠㅠ 왜 이제서야 봤는지... ㅠㅠ 마지막에 위안이가 어떻게 된건지 걱정스럽네요 빨리 다음편을 읽으러 가야겠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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