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빈
"한참 찾았네. 멀리 다니지 말라고 했잖아."
김한빈에게서 잠시 멀어지고 싶었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저 잠시만, 잠시동안만 김한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보고 싶었다.
그런데 휴대폰을 집에두고 떠난 동네는 생각보다 조용하고, 삭막하며, 불안했다.
김한빈이 날 찾지 않을까봐.
불안했다.
"한빈아"
"응"
"언제부터였을까. 너랑 떨어지면 내가 불안하기 시작한게."
"네가 날 사랑해서 그러는거야."
"..."
"서로 불안하니까 떨어지지말자"
"..."
"알았지?"
너는 나의 손을 잡고 끌어당긴다.
나는 너의 품에안겨 이상한 안도감을 느낀다.
구준회
"가만히 좀 있으라고, 수백 번, 수천 번도 더 말한 것 같은데."
너의 손찌검에 지친 나의 몸을 일으켜세우곤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너.
큰손으로 나의 얼굴을 움켜쥐고는 "가만히 있으면 이런꼴 당할 일이 없잖아.." 라며 낮은 저음으로 조용히 읊조린다.
나를 사랑하긴 하는걸까.
진짜 사랑한다면 이럴 수 있는걸까.
"ㅇㅇㅇ."
"..."
"대답해. ㅇㅇㅇ"
"..응"
"나한테 할말있지."
"..."
"말 안해?"
"사랑해"
너는 만족스러운듯 입꼬리를 올리며 "나도" 라고 말한곤 나를 안는다.
진심이다. 사랑한다는말.
준회야, 너는 진심이니.
김지원
"저새끼랑 무슨 말 했어."
시작이다.
"별 말 안했어."
"내가 제일 싫어하는게 뭐지?"
"...거짓말."
"무슨 말 했어."
"진짜 별 말 ㅇ"
내 대답을 들을 생각이 있긴했는지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입을 맞추며 대답을 막는다.
나의 양 옆 얼굴을 잡고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너.
너의 눈빛엔 안쓰럽게도 불안함이 가득 차 있다.
"지원아."
"불안하게 하지마, 제발."
"걱정하지마."
"..."
"지원아. 나 다른사람 안봐. 안보여."
"..."
엄마를 잃어버린 어린아이마냥 불안에 떨고있는 너를 나는 안아준다.
헤헿 망했군 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