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벌이 블락비 홍일점인 썰 12
W. A mour
우지호 ver.
"언제 부터냐?"
"모르겠다. 나도. 꽤 된거 같으면서도 아닌거 같고."
"한대만 때려도 되냐?"
"...."
몇년 친구인지 제일 먼저 눈치를 챈 박경덕분에
마음에 응어리들이 쉽게 풀리는 듯한 기분이였다.
몇번이고 난 미친놈이라고 생각을 해봤는데도
답은 하나더라.
갈 수록 더 좋아진다는거
어느 날 막내빼고 멤버들 끼리 모인 날이 있었다.
막내는 콘서트하면 바빠질 거 같다면서 주말 사이에 내려갔고,
우리는 어느때나 다름 없이 둘러 앉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민혁이형, 형은 막내가 여자로 보여요?"
"어? 그럼. 내 여동생이나 다름 없는데."
"그냥 여동생?"
"왜."
뭔가 어색하고 어색한 분위기 사이에 찜찜한 마음에 나 혼자 제멋대로 얘기를 꺼냈다.
"난 그냥 여동생으로 안 보여요."
"?" - 이민혁
"하.. 미친새끼." - 박경
"그게 지금 뭔말이야?" - 표지훈
"뭐냐." - 이태일
"??" - 안재효
"아.." - 김유권
"난 동생 이상으로 막내가 좋아. 그냥 그래. 지금 내 마음은."
내 말에 한동안 시끄러웠던 소주잔을 기울이던 술판은 멈췄고
그렇게 한동안 조용했다.
이야기를 어렵게 꺼내놔서 그런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명치 끝도 살짝 아픈거 같기도.
겉잡을 수가 없을 만큼 너무 걔를 생각하는 마음이 커져서 힘이 들만큼.
내 말에 멤버들은 하나같이 탄식했다.
나보고 미친놈이라 욕해도 좋은데, 멤버들은 하나 같이 말리기만 했다.
그 중 가장 이상적인 김유권이 나한테 제일 먼저 한 쓴소리는
"하, 정신차려 미친 놈아. 너 리더야. 근데 연애? 아니 하지 말라고는 안해. 근데 너무 무책임해보이지 않아, 스스로?
팬들한테도 우리한테도 떠밀려는 네 모습밖에는 나는 지금 안 보이는데. 내가 잘 못 봤냐?
그런 책임감도 없는 입만 산 네 모습이 너와 팬들보다 그 사이에서 욕먹는 막내가 더 힘들어질꺼라는건 생각 안해?
내가 포기할라는 말은 쉽게 못하겠는데, 그 마음이 지금은 아니야."
그냥 막막하다. 왜 이 지경까지 온건지.
답답한 마음에 소주잔에 기대어 그렇게 정신을 놓아버렸다.
희미한 정신을 붙잡고 전화를 걸었다. 누구라도 받으라는 심정으로
전화기 화면에 뜨는 번호는 막내였고, 난 제일 먼저 이 시간에는 막내가 잘 시간이라는 생각부터 했다.
언제부터 이렇게 깊이 자리 잡았냐.
"..."
'우응, 여보세요?'
"막내."
'술 먹었어? 안 자고 뭐해..'
자다 깬 목소린지 푹 잠겨가지고 내 걱정을 하는 네가 참 예뻐서
내가 힘든 길로 데리고 갈까봐.
머리 속이 무언가로 꽉 차있어서 도무지 나올 생각을 안한다.
"막내야. 오빠가 널 좋아해."
'...'
"근데 잘 들어, 지금은 아닌거 같아서. 그러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줘."
'...'
"..."
스피커와 스피커 사이로 정적만이 무수히 흘렀고,
한숨 소리만 내 귓가에 계속 웅웅거린다.
네 한숨 소린지도 내 한숨 소린지도 모르는 그런 탄식만이.
'지호오빠, 지금은 안돼는거 나도 잘 알아."
"..."
'지금은 어, 그러니까, 안되는거 아는데.'
"..."
'나도 좋아. 우지호. 나도 너 좋다고. 그러니까 딴 길로 세지말고 똑바로 걸어와.'
".... 고맙다.."
'그래, 잘자 우지호. 용기내서 고마워.'
너무나 뜻밖에 대답이였다. 너무 뜻밖이라.
미안했던 감정이랑 주체할 수 없는 이 기쁨이 섞여 복합적인 이 감정때문인지
눈물 한 방울이 볼을 타고 흘렀다.
그렇게 며칠을 술에 찌들어 살았을 때,
막내가 서울로 올라오기 전 그렇게 서로를 확인했다.
얼굴을 마주하면 어색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라.
어쩌면 나만 그랬을 수도 있는데.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막내는 날 전처럼 대했다.
"아, 진심 더러워. 아 제발ㅋㅋㅋㅋㅋㅋㅋ"
"뭐, 맨날 보던거 아님?"
"아, 코딱지 날리지말라고오 내가 드러워서 몬살겠다 정말."
"슝슝~ 피슝~! 맛 좀 봐라. 짭짤한지ㅋ"
"아오, 얄미워. 지호오빠 어떻게 좀 해봐."
"ㅋㅋㅋㅋㅋㅋㅋㅋ박경이 뭐 원래 그렇지."
"와, 우지호.. 얘가 더럽다는건 너도 마찬가지라는거야. 우린 부부니까."
"닥쳐"
"박경 쌤통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내가 나보다 더 어른같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나도 모르게 짠하고 찡한 마음에 딴길로 새려하면 막내는 항상 주의를 줬다.
"뭐하세요? 지금 그럴 때 아닌거 같은데? 다음주가 첫콘이야."
"아, 알았어. 고맙다. ㅋㅋㅋㅋㅋㅋ"
"열심히 해."
언제 어디서든 입모양으로 주의를 주는 막내 덕분에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거 같다.
우리가 말하는 그 끝이 어딜지 몰라도.
그냥 지금은 이대로가 좋다.
언젠가는 팬들 앞에 밝혀지는 날이 올거라고 나랑 막내는 생각한다.
들킬꺼라고 말하는 멤버들 사이에서
그냥 그렇게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지금 나와 네가 좋다.
팬들도 우리와 같은 마음이기를 수많이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도 막내때문에 접었다. ㅋㅋㅋㅋ
"우지호, 이럴 때 보면 완전 애야. 지금은 그냥 이대로가 맞는거야.
팬들이 우리와 같을 순 없어. 오히려 더 좋게 생각하면 더 좋게. 더 나쁘게 생각하면 더 나쁜 쪽으로 흐르는게 팬들이야.
그 방향도 우리 하기 나름이라고. 바보 같아. 우리 오빠는 뭘 먹고 키만 컸어.
우리를 우상으로 생각하는게 팬들이야. 그러니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일을 하는거지.
뭐든 내 일에 책임감을 질 수있는 그런 때가 오면 그 때 다시 생각해요.
물론 오빠가 마음이 안 변해야지. 뭐."
"참 말도 예쁘게 해. 누가 가르쳐 줬어. 그런거?"
"몰라. 빨리 안무나 맞춰봐."
그 때는 부끄러워서 종종 걸음으로 달아나는 네 모습 마져 예뻤는데,
뭐 지금도 안 예쁘다는건 아니고.ㅋㅋㅋㅋㅋㅋ
그게 7년이 흐를 줄은 어떻게 알았어.
많이도 흘렀다.
이젠 결혼하자. 막내야.
"할 때 되지 않았냐?"
"어, 아직."
"아직도? 군대도 다녀왔는데?"
"오빠는 좀 더 철들어야 해."
하핳... 이 빠른 전개 여러분도 원하셨죠...? (원하셨을꺼라고 믿어욯ㅎㅎㅎ)
아마 15화 쯤으로 끝날꺼 같네욯ㅎㅎㅎ
다음 소재는 미리 생각해 두고 있어욯ㅎㅎㅎㅎ
사극 풍...?
댓글 달아주시고 항상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맨날 분량도 적은거 같고 재미도 없어지는거 같지만 항상 독자님들에게 감동먹어요
항상 사랑합니다
소중한 당신들을 제가 응원하니 언제 어디서라도 기죽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