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지나가는 낙엽만 봐도 웃을거라는 나이
적성에 맞는 진로를 결정하고 고민해야 하는 나이
어찌보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하다 할수있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 중요한 시기에 도대체 난 무얼 하고있는거지
'괜찮아 괜찮아,오빠 못 믿어?첫날밤은 화끈하게 보내자니까?'
'니 지금 손 어디에다 올리냐?제정신이야?'
'게이새끼야 좀 닥쳐'
'코뼈?'
'저 개새끼 아직도 정신 못차렸네~'
다시 말하자면
나는 지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포인트를 마주하고 있다.
튀지말고 조용조용하게 살아가자,언제나 그게 신념이였던 나로서는 지금까지 있는듯 없는 듯 살며 평탄한 삶을 보내왔다.
여지껏 살아온 내 18년을 정의해보자면,남들 하는만큼 평범하게 튀지 않게 살고 적당히 놀고 적당히 공부하는 인생이였다.
그런 재미없는 삶에 나는 불평하나 하지않고 잘 살아갔다.
남들하는 만큼만 그렇게만 살다가자.
그게 내 열일곱 첫 목표였다.
물론 그 목표는 언제나와 같이 평탄하게 지켜지고있었다.
그렇게 물흐르듯 잔잔한 열일곱이 지나고 열여덟을 마주하는 듯했다.
하지만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왜!!!!"
전학을 가게되었다.
그것도 쌍둥이 남동생 행세를 하고
물론 나는 그 사실을 짐이 다 싸여진 후에 통보받게되었다.
사정을 말하자면 기니까 나중에 말하도록 하겠다.
꼭 알아야하는 점이있다면
김연성 시발새끼야 넌 잡히면 뒤졌다.
솔직히 이렇게 될줄 알았더라면 동생 인생이 어떻게 되건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할걸 그랬다.
그렇게 나는 평범할 줄 알았던 내 인생에 터닝포인트를 마주하게 된다.
짧게 자른 머리,치마가 아닌 바지 모든것이 불편하기만하다.
"안녕?"
어우 깜짝이야
전학 첫날이다.시간 참 빠르다.
게다가 남고네....
형식적인 자기소개를 끝내고 담임이 가르킨 자리에 조심히 앉아 물끄러미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살지말까?삼층에서 뛰어내리면 많이 아플까?뭐 그런 잡다한 생각들을하며 주위를 스캔하고있었는데
일교시 쉬는시간 종이 치자마자 누군가가 대뜸 내 앞자리로 왔다.
"반가워,난 구준회야"
구...준회?갑자기 얼굴을 들이밀길래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게 되었다.
전학교를 다녔을때도 남자랑 얼굴을 마주한적이 얼마 없어서...
"어....난 김연성이야...반가워"
놀란건 놀란거고 인사하는건 인사하는거다.
"근데 왜...?"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건들건들하게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이아이한테'이제 나 좀 짜져도되냐?'라는 뜻을 간접적으로 유포하고 있는 말을 건네자
조금 무섭게 나를 보고있던 아이가 샐쭉하게 웃더니 내 손을 잡아 끌며 말을 한다.
"그냥 따라와봐"
"응"
웃고있지만 왜인지 모를 한기가 느껴졌다.
일단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와봤는데 음.....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아 미친ㅋㅋㅋㅋ내가 어제 꿈에서 본 똥개랑 똑같이 생겼네ㅋㅋㅋㅋ예지몽이였나봐ㅋㅋㅋㅋ"
초면인데 웃으면서 돌을 던졌다.
눈꼬리가 불쌍하게 쳐져있다.뭐 대충 이런말은 많이 들었지만 똥개닮았다,이런 말은 처음들어서 급 당황스럽기 시작했다.
"남자치고 예쁘게생겼네,그치?"
헐 들켰나?
그렇게 당황스러운 마음에 눈동자만 도륵도륵 굴리고 있었는데...아니 이게 무슨 냄새야
코끝을 자극하는 매캐한 담배향에 뭐라 말을 못하고 코끝만 찡긋거리다 어떤 키큰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아?"
내표정을 보고 인상을 잠시 찌푸리더니 알았다는 표정을하고 이내 목소리를 낸다.
"아 그니까 진환형 진작에 담배 줄이라니까요.무슨 꼴초도 아니고"
그게 누구지 궁금함에 의아해 하다가 진환형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봤는데
"......"
키큰 사람에게 조용히 하라는 제스춰를 하면서 쪼갠다.아 진짜 뭐지
"아 다들 김연성한테 관심이 너무많네,내친구인데"
구준회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방에서 '게이냐' '아 그건 좀 아닌듯' '미친아 게이건 뭐건 쟤 입장 좀 생각해봐' 등 여러가지 욕설이 튀어나왔다.
저 개개끼는 또 뭔 개개끼야 진짜...
"좀 조용히ㅎ............아?"
저 또라이의 말에 어떻게 대꾸해야하지 고민하던 찰나 지금껏 혼자 엎드려서 숙면을 취하고 있던 남자애가 시끄러운지 표정을 찡그리며 일어난다.
어떻게생겼을까 그 남자애를 쳐다봤는데 눈이 마주쳤다.
".................."
왜 안피하냐...
내생각인데 여긴 또라이밖에 없는것같아.
슬슬 민망해지고 부담스러워지려던 찰나 누군가가 내게 말을걸었다.
"너 이름이 연하....맞지?난 김동혁이야."
아 깜짝이야 얘는 또 누구야.
명찰을 보니 김동혁?
"어....맞아...반가워"
"애들이 많이 좀 시끄럽지?내가 대신 사과할게...학교 소개시켜줄까?"
"...어.어?응"
이 또라이들 사이에 유일하게 말을 틀 상대가 생긴것같다.
내가 왜이러고있는거지
아,벌써부터 집에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