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하늘속기쁨
그렇게 어떤남자에 품속에 안겨서 한 4분 정도 있었을까, 주위도 너무 조용하고 이제 좀 괜찮아진거 같아서 슬쩍, 얼굴을 뗐지. 얼굴을 떼고 위에 덮혀있는 마이까지 걷고나서 눈물범벅이 된 눈을 살짝, 뜨고 주위를 둘러봤어. 근데 애들이 진짜 미안했는지 뒷짐지고 다들 정갈하게 서있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귀엽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무의식적으로 피식, 웃었는데 나를 안았던(?) 남자애가 나를 내려다보더니 괜찮아요? 하고 묻더라. 그말에 시선을 돌려서 딱 그 남자애를 쳐다봤는데 오마이갓… 그 남자애랑 나랑 거리가 너무 가까운거야. 진짜 정면으로 시선이 빤히 맞닿길래 대충 ㅇ, 어어 고마워. 이러고는 허둥지둥 품속에서 빠져나왔어. 시간이 꽤 흐른거 같지도 않은데 벌써 쌀쌀해져버린 바람에 몸을 살짝 부르르, 떨었지만말이야…하하. 그렇게 나오니까 애들이 우리가 하는 말소리를 듣고 하나둘 우리를 쳐다보더니 나한테 막 달려와서 질문하더라.
" 헐, 쌤 괜찮아요? 아니 진짜 제가 이게 습관이어가지고… 진짜 쌤한테 일부로 그런건 아니에요! 진심! "
" 쯧, 내 언제 한번 사고칠줄아았다, 송윤형. "
" 그러니까. 아니 저 미친새끼는 존나 모범적이게 생겨서 왜 저지랄 하고다님?; "
" 쫌 닥쳐; 재수없으니까. "
" 그나저나 난 구준회 때문에 더 놀람. 저새끼 여자 존나싫어하잖앜ㅋㅋㅋㅋㅋㅋㅋ "
처음엔 괘씸한 마음이 먼저 들었어. 일단 처음보는 아이가 나한테 담배도 뿜고 그랬으니까 좀 그래서 웃지도 않고 그냥 계속 쳐다보기만 하니까 걔들이 지들끼리 얘기하다가 내 눈치가 슬슬 보였나봐. 다들 입을 조용히 다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귀엽더라고. 그래도 내가 내색안하면서 얘네 무리들을 하나둘 살펴봤단 말이야. 타이트한 바지에 조끼실종, 여기저기 보이는 담배꽁초… 그제서야 진짜 얘네들이 문제아구나, 하고 생각이 들더라.
" …너네 담배도 펴? "
" …예? 아니오. 송윤형이랑 김한빈만요. 아, 그데 김한빈은 지금 없는데? "
" 그새끼는 맨날 지혼자 싸돌아다녀, "
" … 너 이름이 송윤형이야? "
" 네? 네. "
" 야아… 그거 여자한테 엄청 안좋은거다? 진짜, 내가 얼마나 담배냄새를 싫어하는데.. 왜그랬어 ㅠㅠㅠㅠㅠㅠㅠ 여자얼굴에 담배냄새 막 그러는거 아니다
ㅠㅠㅠㅠㅠㅠㅠ 나쁜놈아 ㅠㅠㅠㅠㅠ "
처음에는 정말 얘네들한테 훈계 똑바로 시켜야 겠다. 하고서 처음으로 단호하게 말을 이었어. 정말 애들 말대로 눈도 크고 잘생긴게 딱 착하고 인기많게 생겨가지고 그런일을 한다는게 믿기지가 않는거야. 그 생각과 동시에 뭔가 점점 억울해지는거야. 아니 내가 뭔잘못을 했다고 담배냄새를 정통으로 맞아야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억울해, 억울하다고! 좀만 더 가면 우리집인데 ㅠㅠㅠㅠㅠ 이런 생각이 막 드니까 진짜 송윤형인가 그 남자애한테 투정부리듯이 말이 나온거야 ㅎㅎㅎㅎㅎ.. 더불어 나쁜놈도. 물론 교생이 욕을 쓰면 안되지만 너무 억울한거야 ㅠㅠㅠㅠ 왜 하필 그 많고많은 여자들중에 나한테 그런건지. 물론 내가 골목을 지나가서 그런거겠지만 ㅎㅎ... 울상 죽상을 짓고서 막 삿대질하면서 나쁜놈이라고 하니까 애들표정이 동시에 막 꿈틀, 거리면서 묘해지는거야. 그래서 내가 왜, 왜그러지...? 내가 너무 심했나? ㅠㅠㅠㅠㅠ 이러고 있으니까 갑자기 웃음이 막 터지더라.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존나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네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안그럴께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미친… 씹덕터져 존나. "
" 난 개인적으로 이번에 온 교생이 제일 좋은듯? ㅎㅎ... 개귀여워. "
애들이 막 지들끼리 웃으면서 나를 가리키는데 나는 뭔말인지도 모르겠고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그냥 어색하게 서있으니까 거기서 김지원이 나오더니 애들한테 막 소리지르더라. 미친놈들아, 쌤한테 니들소개좀해!! 그렇게 소리르 지르니까 뭔가 깨달은듯한 얼굴로 다들 김지원한테 잘했다고 한마디씩 하더라고. 나중에 들어보니까 사실 아까부터 자기들소개를 하고싶었는데 나때문에 자꾸 까먹었다고하더라 ㅎㅎㅎ.. 그래서 뭔가 이상하지만 골목길에서 우리는 어색하게 인사를 나눴어.
" 19살 김지원. 나 알죠? "
" 19살 송윤형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쌤. "
" 18살 김동혁입니다. "
" 17살 정찬우라고해요! "
" 18살 구준회에요. "
" 19살 끼쟁이 김진환입니다. 쌤 존나씹귀. "
이렇게 자기소개를 들어보니까 심지어 17살도 있더라. 나쁜놈들, 순진한 고1한테 무슨물을 들인거야! 라는 마음은 잠시접어두고 ㅎㅎㅎㅎ.. 나도 내소개를 하기위해서 입을떼는순간, 애들이 그런 나를 막더라. 그래서 왜? 하고 물으니까 아까 내가 인사한게 너무 임펙트있어서 기억이 생생히 난다고 더이상 소개를 안해도 된다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정말 창피해 죽는줄 알았어 ㅎ.. 그렇게 인사를 끝내니까 본격적이로 얘들이 본색을 드러내더라고. 무슨본색? 양아치본색 ㅎㅎㅎㅎㅎㅎ
" 아 미친, 나 집가면 아빠한테 싸대기맞을꺼같아. "
" 왜? 니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
" 지랄마; 어제나온 성적표때문에 썅년아. "
" 아 좆됐다. 오늘 집 어케 들어감? 지원이 무쪄워! 이잉! "
" 아 존나 역겨워 미친새끼; 그냥 집가서 쳐맞고 내앞에 그면상 보이지마라 "
" 송윤형 씹새끼. 아 존나 애들집갈까? "
" 애들이 다 안된다는데? "
" 김진환 니가 어케암; "
" 이미 전화 돌린지가 언젠데. 느려 빠진 새끼들 ㅋㅋㅋㅋㅋㅋㅋㅋ "
정말 말그대로 욕. 욕밖에 없더라. 어제 성적표가 나왔는지 다들 얼굴이 새파래져서 저얘기를 꺼내는데 하하…. 이게 내가 얘들이 무섭다고 느낀 두번째 상황이었어. 그렇게 나는 딱히 할말도 없어서 아무렇지 않게 조용히 내집으로 가려고 발걸음을 돌렸지. 근데 정말 귀신같게도 김지원이 나를 부르는거야. 쌤!! 하고. 그랠서 나는 어색한 미소로 뒤를 돌아봤지. 근데 그다음에 이어진말이…
" 쌤 저 쌤집에서 하루만 자면 안돼요? "
" …뭐? "
" 진심 된다면 꼽사리 좀… "
" 쌤 저희 진짜 집가면 다 죽어요 ㅠㅠㅠㅠㅠ 이렇게 사랑스러운 제자들 얼굴 보기싫으신건 아니잖아요 네? "
" 저희 셋 말고도 쟤네들도 말만안해서 그렇지 속으로는 존나 빌고있을껄요? 우리도 데려가세요~ 하면서. "
… 글쎄 우리집에서 자고가면 안되냐는 황당한 말이었어.
…
모처럼 주말이어서 이번편 빨리 들고 와봤어요! ㅎㅎㅎㅎㅎ..
언제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암호닉
정주행, 회고기, 복숭아
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