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두달 전에 글 쓰고 한번도 안 왔었네
그냥 내 짝사랑 얘기 했었어
초중고 같이 나온 친구놈 나 혼자 좋아한다는 얘기
마지막으로 쓴 날이 3월 18일인가
그때 얘가 자기는 동성애를 용서할 수 없다는 말을 단톡에서 해서
내가 마지막이라고 글 썼었는데 기억하는 사람 없겠지
결론을 말하자면 나 얘랑 잘됐어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여기 완전 복잡해졌다
원래 이랬나? 어쨌든 자랑? 자랑이라고 해야하나...하고 싶어서 이렇게 왔어
결판본건 저번달이었어
3월까진 그냥 평소 그대로 연락하면서 지내고
4월에는 내가 좀 잠수 탔다고 해야하나
3월말에 얘 생일이 있었어
시간이 안 맞아서 만나지는 못하고 어차피 그 전에 우리 집에 왔었으니까
그냥 카톡이랑 페북으로만 축하해주고 4월부터 거의 잠수ㅋ
단톡방에서도 내가 안보이고 자기한테 먼저 카톡도 안보내니까 나한테 무슨 일이 있는줄 알았나봐
전화하더니 무슨일 있냐고 바쁘냐 뭐 어쩌고 하다가 이번에 자기가 내 생일선물을 사주겠대
근데 내 생일 아직 멀었어 이 글 쓰는 지금도 아직도 생일이 안 왔어
4월에 생일도 아닌데 무슨 생일선물이냐고 하니까 그때는 또 학교에 행사 많아서 못 올것 같다면서 오겠다는거야
그래서 그냥 오라고 했어 솔직히 별생각 없었거든
그리고 진짜 그 주 주말에 바로 올라오드라
말했지만 지방에서 학교를 다니는건 나랑 얘밖에 없어
당연히 자주 만날 수 있는것도 나랑 얘
어쨌든 또 우리집 왔는데 이번엔 자기가 사겠다고 나가자고 하는걸 귀찮다고 그냥 집에서 먹자고 했어
치킨 시키고 술은 없었는데 나가기 귀찮아서 그냥 안 먹고
그냥 막 복잡했어
얘 만났는데도 그렇게 기분 좋지도 않고
반가워서라도 좋아야하는데 그렇지가 않은거야
평소에 존나 시끄러웠던 새끼가 쥐죽은듯이 있으니까 얘도 이상했나봐
요즘 힘든 일 있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무슨 힘든 일이냐고 그냥 피곤해서 그런거라고 둘러대긴 했는데 별로 안 믿는 눈치더라
그러면서 걔가 나한테 솔직히 너랑 나랑 제일 오래됐고 제일 친한데 못할 말이 어디있겠냐고 무슨 일 생기면 자기한테 먼저 얘기하라고 그러는데
진심으로 그때 나 울것 같았어 존나 서러웠어
제일 친하고 오래됐는데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으니까
내 분위기 또 축 쳐지니까 얘가 진짜 무슨 일이냐고 좀 말해보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얘기했어
이렇게 혼자 짜증나고 힘들 바에야 한번 뻥 차이고 친구관계 끊어져서 다시는 친구 안 좋아하게 됐으면 했거든
그래서 사실 나 너 좋아한다고 좋아한지 꽤 됐다고 그것 때문에 힘들어서 그런거라고 그랬어
딱 봐도 멍청한 표정 짓더라
어차피 욕먹고 끝날거 내가 하고 싶었던 말 다 했어
니가 옆에 있을때 허리 감싸고 일부러 안기게 유도하려고 했던 것도 다 좋아해서 그런거고
다른애들한테는 카톡 같은거 안 하는데 너한테만 하고
니가 준 쪽지나 편지 버리지 않고 다 가지고 있고 그냥 그렇다고
근데 전에 단톡에서 니가 동성애 용서 못한다는거 보고 충격먹어서 잠수탔다고
그리고 그냥 미안하다고 했어
걔는 아무말도 못하더라
솔직히 거의 10년이나 된 친구가 갑자기 자길 좋아한다는데 무슨말을 할수가 있겠어
계속 얘가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니까 진짜 울것 같더라
얘는 완전 당황탄거 같고 나는 미안한테 또 얘한테 미움받고 싶지는 않고
진짜 몇분을 그렇게 있었는지 모르겠어
솔직히 그 상황에서 얘한테 사귀자는 말하고 싶었어
얘 평소 성격을 보면 사귀자고 그러면 왠지 받아줄 것 같았거든
근데 또 그건 아닌거 같다는 말 나올까봐 무서워서 그냥 가만히 있었어
그리고 좀 있다가 걔가 그냥 별거별거 다 물어오더라
언제부터? 왜? 뭐 이런것도 있었고
원래부터 게이였냐, 사귄 남자도 있었냐, 너 여자도 사귀지 않았었어? 뭐 이런 것도 있었고
하나하나 다 대답해줬어
그리고 걔가 웃긴거 묻더라
그럼 너 남자랑 섹스 해봤냐 이거였어
근데 있을리가 없잖아
나는 남자 좋아한거 얘가 처음이니까
그래서 좀 웃으니까 얘가 진짜 있는줄 알았나봐
어때? 안 더러워? 막 이런 질문 하는데 솔직히 나는 얘가 이런 질문하는거 기분 나빴어
그래서 그만하자고, 어차피 너랑 끝날거 알고 하는 얘기라고, 다른 애들한테 얘기해도 상관없다고 말했어
근데 얘가 미쳤냐고, 그거 얘기하면 너 다신 못올라온다고 올라오면 너 죽는다고 그러더라
그러면서 자긴 얘기 안하겠대 그러니까 다른 애들한테 얘기하지 말라는거야
당사자도 아닌 사람한테 내가 왜 얘기하겠냐고 그러니까 혹시 털어 놓을까봐 걱정돼서 그런다네
뭐 그렇게 얘기하다가 내가 미안하다고, 너야말로 내가 더럽지 않냐고 남자가 널 좋아한다는데 이러니까
그거 단톡에서 동성애 용서 못한다고 했던건 다른 애들도 그런 분위기길래 그렇게 얘기한거라고 하더라
사실 별 생각 안 든다는거야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고 자기한테 그런일이 생길거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대
그래서 내가 자기한테 이런말 하고 있는게 다 꿈같댔어
그러면 내가 너한테 사귀자고 하면 어떡할거냐고 하니까 걔가 좀 고민하더라
별로 지금이랑 달라지는건 없을 것 같다고 그러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했고
근데 걔가 존나 웃으면서 자기한테 사귀자고 할거녜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 존나 웃길거 같다고
그래서 내가 싫다고 그랬지 사귀자고 하는게 뭐가 웃겨
그러니까 얘는 또 한번만 해보라고 그 특유의 그 땍땍 거리는 말투로 막 그러는데
그래서 그냥 사귀자고 했어 그러니까 이 새끼가 싫다고 그러는거야
그럴거면 뭐하러 말하게 했냐고 하니까 그냥 궁금했대 무슨 느낌일지
그러면서 한번만 더 해주면 받아주겠다고 하는거야 이 미친놈이
그래서 뭐 당연히 했지 사귀자 이러니까 바로 그래 라고 말하더라
그러더니 그걸 또 시킨다고 하냐고 존나 귀엽다고 지랄하는데 짜증나서 장난치지 말라고 하니까
자기 장난 아니래 사귀자고 그래서 그러겠다고 한게 장난이냐고 그러길래
나 진짜 울 것 같았어 솔직히 얘는 나를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친구니까 날 위해서 사귄다고 해주는거고
벌써 한달이나 지났는데 달라진걸 못느끼겠고...
어쨌든 저때 사귀게 됐는데 특별하게 달라진건 없어
그냥 더 자주 통화하게 돼고 얘가 전화로 불평불만이나 애교 부리는게 더 많아진거?
귀찮은데 자꾸 주말에 자기가 사는 지역 오면 안되냐고 땡깡부리고
한달동안 얘한테 시달린거 같아
그래도 확실히 사귀기 전에는 내가 먼저 톡하고, 전화했는데
지금은 나보다 얘가 먼저 해 그것도 매일
학교에 있을때 전화 못받으면 쉬는시간에 꼭 해야해 안 그러면 얘 전화 안받았다고 삐져서 막 꺼지라고 그런다?
귀여워 이번달 축제때 한번 올라온대
근데 글 진짜 길어졌다...나중에 또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