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그와트; 일곱 개의 호크룩스
45.
여자는 마법사인데 남자는 머글도 아니고 마법사도 아닌 게, 혼혈도 아니라서 애매하대. 그럼 그 남자는 뭐야? 돌연변이지, 뭐. 머글세계에서 태어났는지 이곳에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돌연변이.
소문은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따라왔다. 그저 존재하고, 존재해서 사랑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을 뿐인데도 수군거림과 손가락질은 그들을 마을이 아닌 숲에서 살게 했다. 나무를 해다 집을 짓고, 사냥을 하고, 낚시도 하고. 가끔 시내에 나간 여자가 너는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해놓고도 그러고 사느냐는 말을 들을 때 빼고는 행복한 생활이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곳에서 사랑하겠다는 것을 말리는 이는 없었다. 눈에 안 보이니 자연스럽게 말도 닿지 않았고 들리는 것도 없었다. 그리고 둘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하나 더 생겼을 때, 그 행복은 배가 되었다.
다만 문제는 아들이 교육원을 다니기 시작한 뒤부터 말에 닿아 상처를 입어오는 것이었다. 네가 힘들다면 그만둬도 괜찮다고 몇 번이고 말했지만 그것을 꿋꿋이 견디고 상처에 스스로 연고까지 발라오는 아들에, 둘은 행복했다. 남자는 그 모습이 학교를 다니던 여자의 모습과 겹쳐보였다. 뭐든 잘하는데 뭐든 열심히 해서 작은 재주도 재능으로 만들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성장할수록, 둘은 저들이 나이 먹는 것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행복했다. 둘뿐만 아니라 셋이. 온가족이 숲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아들은 언젠가 읽었던 동화의 끝처럼 ‘모두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하는 결말을 바라거나, 소원으로 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러지 않아도 그렇게 되리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날이 오기 전까지는.
멀리서 펑, 하는 뻥튀기 튀기는 소리가 났다. 남자는 이것이 뻥튀기 튀기는 소리와 비슷하며, 그것이 무엇이며 어느 세계에 있던 것인지 자세히 설명해줬다. 남자의 말을 경청하던 아들은 뻥, 뻥 하고 크게 소리치며 소리를 흉내 냈다. 뻥. 뻥. 냇물을 따라 열심히 달릴 때 온 가슴을 울리는 소리 같기도 했고, 머글운동시간에 운동장에서 찼던 공과 모래알이 튀는 소리 같기도 했다. 아들은 눈과 귀와 입으로 소리를 느끼며 웃었다. 그리고 한 번 더 그 소리가 울렸다.
쾅.
아빠 이건 무슨 소리예요. 이것도 뻥튀기 튀기는 소리예요?
콰광.
아빠 이건 무슨 소리예요. 이것도 머글세계에서 만든 소리예요?
아니, 아들아. 이건. 바로 아랫마을에서 나는 소리란다.
남자는 빗자루를 타고 숲 위로 올라갔다. 잽싸게 그 뒤에 탄 아들이 남자의 등허리를 잡고 고개를 내밀었다. 짙은 연기가 저쪽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무언가를 태우거나 굽는 연기가 아니었다. 아주 짙고, 지독한 연기였다.
“지금 떠나야 해.”
“엄마, 엄마는요?”
“여기에 표시해두면 엄마도 알아챌 거야.”
남자는 바로 옆 나무에 엑스 표시를 그리며 대답했다.
“저 연기는 나쁜 거죠? 나쁜 뜻인 거죠?”
“그래. 아주 나쁜 거야. 빨리 여기를 떠나야 해.”
남자는 서둘러 짐을 쌌다. 아들도 남자를 따라 짐을 싸기 시작했다. 아들이 자신이 아끼는 옷 둘 중 무엇을 들고 가야할지 빠르게 고민하고 있을 때 남자가 아들의 어깨를 잡고 다급하게 말했다.
“만약에 우리가 떨어지게 되면, 서쪽에 있는 고모네 집에서 만나자.”
“왜, 그런 소릴 해요.”
아들은 불안해졌다 제 아버지가 이렇게까지 다급하고 강하게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집에는 한 명이 없었다. 아들은 약초를 캐러 간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 안 되느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끼는 옷을 고민하던 것도 잊고 아무거나 가방에 쑤셔 넣었다. 쾅. 굉음이 아주 가까이에서 들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 소리는 쾅. 이 아닌 똑똑, 노크소리였다. 남자는 일순간 행동을 멈췄다. 이제 막 짐을 다 싸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뒤 따라 가방을 메던 아들은 숨까지 죽이고 아버지가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남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노크소리가 한 번 더 울릴 때까지.
그제야 남자는 짐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아들을 옷장 속에 들어가게 했다. 평소 같으면 영문을 몰라 눈을 크게 떴을 아들은 순순히 옷장 속에 들어가 미처 챙기지 못한 옷 속에 파묻혔다. 남자는 조금은 담담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조용히, 아주 조용히 말했다.
“별 일 없을 거야.”
옷장은 안에서 밖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형이었다. 아들은 옷장 문이 닫히고, 틈으로 바깥을 주시하며 틈 사이를 손가락으로 쓸었다. 마당에서 어머니와 함께 이것을 사포질하던 때가 생각났다. 그것도 잠시, 아버지가 연 문 밖으로 어머니의 얼굴이 보였다. 낯선 얼굴과 함께.
“처음 보는 얼굴이군.”
“당신 누구야.”
붉은 머리의 남자는 지팡이를 여자의 목에 갖다 댄 채 집 안으로 들어섰다.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나야 할 것 같은데 발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아들은 그것이 왠지 나비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붉은 나비.
“놔줘. 당신 같은 사람이 인질극 놀이 할 정도로 만만한 사람 아니니까.”
“놀이. 이게 노는 걸로 보이나?”
남자는 원하는 게 뭐냐고 차마 묻지 못했다. 그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아주 잘 알기 때문에.
“내가 할 말이 뭔지는 알겠지.”
붉은 머리의 남자, 뷔는 여자를 놓으며 말했다. 여자가 남자에게 안기듯 쓰러져 숨을 고르는 동안 여유롭게 의자에 앉은 그는 지팡이를 뱅뱅 돌렸다.
“진부한 별명들 사이에 아주 우스운 별명이 붙었더군.”
“…….”
“‘마음을 갉아먹는 자들’이라던가.”
“우린 그런 거 안 해.”
“왜?”
“뭐……?”
“이 제안을 거절해서 당신들이 얻는 게 뭐지?”
“…….”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영원의 힘과 함께 영생을 살 수 있는데 말이야.”
“그게 정말 영생이라고 생각해? 그건 허상일 뿐이야.”
“네가 지금 살고 있는 삶이야 말로 허상 아닌가.”
“허튼 소리 하지 말고 이 집에서 나가.”
“네가 가진 그 썩어 빠진 육신이야 말로 허상의 실체화 아니냔 말이야.”
“그만해!”
“…….”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영원의 힘? 영생? 그걸 얻어서 뭐에 쓰려고! 당신 때문에 고통 받고 두려움에 떠는 사람들 보면 아무 생각 안 들어? 이렇게까지 하면서 영생을 살아야 할 이유가 뭐냐고!”
여자가 악을 쓰며 지팡이를 겨누자 뷔가 지팡이를 굴리던 손을 멈췄다.
감사합니다!
암호닉 |
다람이덕 김석진잘생김 자몽해 몽9 우주 낑깡 빙구 잠만보 파냥 감귤 뮵 민덩방아 뇸 하루 방람둥이 어덕맹덕 미드나잇 뽀이뽀이 오징어만듀 말랑 노츄껌뜌 5959 뽐슈 샛별0309 푸른하늘 스리 반투명 더 퀸 썬코 둘셋 레브 랄라 쑤기쑤기 녹차나무 두두 파인애플맛젤리 밍늉깅 태탄 지니예 세라 이안_ 포롱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