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ya Marina - Whatever you like
그는 항상 향을 몸에 달고 다녔다. 은은하면서도 독한─그래서 아무리 거부하고 싶어도 거부할 수 없고.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마치 그를 닮은 그런 향을. 나는 그를 사랑했고 그가 가진 모든 것을 사랑했다. 그가 달고 다니는 그의 향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의 향기는 습관처럼 혹은 버릇처럼 익숙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나는 그를 사랑했고 그의 모든 것을 포용하려 했으나 그의 향만큼은 예외였던 적이 있었다. 내 주제에 감히 그의 무얼 좋아하고 무얼 싫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선택할 권리는 없었으나 그는 이해했다. 마치 다 알고 있었다는 것 마냥. 이럴 줄 알았다는 것 마냥.
미간을 찌푸릴 줄 알았다. 네가 뭐냐고 내가 가진 것을 좋아하고 싫어할 권리가 어디 있느냐면서, 화를 낼 줄 알았다. 그러나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미스 올선데이도 예상외라는 표정을 지었었다. 아니, 비단 그녀뿐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그랬다. 나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날 사랑해서? 아니면 다른 무엇? 그런 생각이 들기 무섭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사랑이 사람을 바꾸게 한다는 말은 들었으나 크로커다일에게 그런 법칙 따위는 통하지 않을 거라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매사에 진지하면서도 너무나도 까칠하고 혹독한 한파와도 같은 남자. 그게 크로커다일이다. 마치 마음의 깊은 상처를 입어서 누군가를 마음에 받아들이기도 싫어하고 자꾸만 밀어낼 것만 같이 생겼던 그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도 그것이 온전히 누군가를 마음에 받아들였다는 것으로 해석하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것 역시 이 남자에게는 예외였다는 것을 뒤늦게야 깨달았다.
“크로.”
“뭐냐, 꼬마.”
그는 오늘도 자기의 향을 사방으로 퍼뜨린다. 씨를 퍼뜨리기 위해 꿀벌과 나비를 유혹하는 꽃의 자태와도 같았다. 독한 시가 향이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달콤했다. ……중독인가? 아니. 이 정도면 중독이 확실했다. 중독이 맞다. 중독이다. 미리 말하자면, 그의 향에 중독된 것이 아니라 그에게 중독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내뿜은 향이 그가 가진 그만의 이름 모를 색(色)스러운 향인지 독한 시가 향인지 분별할 수 없게 되었다.
“난 당신이 내뿜은 향이 정말 좋아.”
“……하?”
그가 내 말뜻을 알 수 없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린다. 그러나 곧 이해했는지 표정을 피면서 말했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다, 꼬마.”
난 애초에 향 같은 건 없어요, 크로. 내가 그렇게 중얼거리자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가 입을 다문 그 순간 열린 창문 틈으로 바람이 들어와 갑자기 조용해진 공간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바람이 공간을 가득 채운 뒤 사라졌을 즈음에 향이 내 코끝을 찌르는 것이 느껴졌다.
다만, 이 향이 누구의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의 향인지, 나의 향인지. 아니면 저 바람이 이 빈 공간에 가득 채우고 간 풍향(風香)인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충분히 매혹적인 향이라는 것. 내 대답은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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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따네! 와따네! 고자손이 와따네! 사실 커플링 같은 거 쓰고 싶은데 제가 곶아손이라 무리에요...큽...아니 왜 커플링으로도 써보고 싶은데 왜 나는 고자손인가!! 화가난다!!!!
참고로 나에는 독자님들 이입하셔서 읽으시면 됩니다! 간단하져? 고자손은 이만 물러가요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