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으시기 전!
커플링은 자유롭게 생각하시고 읽으시면 되겠습니다
커플링을 정하지 못했거든요… 이 글의 분위기와 맞는다 싶은 커플링이 있으시다면 덧글을 달아주세요!
더 집중해서 잘 읽을 수 있을테니까요..☆
금손은 못되지만 똥글까진 아닐 거예요 즐감해주시길 바랍니다 ㅎ0ㅎ
후미진 골목길, 새벽의 정적-허공에 커다란 울림을 주는 총성의 소음이 귓가에서 떠나가지를 않는다.런던의 오후
“아가…. 여기. 여기에 있지 않으냐. 응? 눈을 떠 네 연인을 바라보거라, 아가….”
너를 보려 힘겹게 찾아온 네 연인이 눈에 차지 않는 것이냐? 아가, 나는 너를 위해 무엇이든 할 터니, 제발. 제발 눈을 떠 보거라‥.
품에 안기어 편안한 듯, 아주 편안한 듯 눈을 감고 있는 제 연인을 바라보는 시선은 남이 보기에도 참으로 안쓰러워 보였다. 연인을 감싸고 있는 이의 팔은 무언가에 젖어 들어가고 있었고, 안기어 있는 이는 가쁜 숨을 몰아내고 있었다. 아마, 그 총성의 울림을 잦아 들게 한 장본인 같았다. 선이 확실하게 잡혀 있는 둘의 모습은 마치 애처로운, 애증이 깊은, 평화롭지 못한 사이임을 알 수 있었다. 새벽의 맑은 공기, 하지만 피비린내가 섞여버린 공기는 한없이 무거웠다. 몸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것 같은 무거운 신음은 쉴 틈 없이 들려왔고, 메스껍고 구역질을 들먹이는 피 냄새는 사라질 기미가 없어 보였다.
“‥형….”
“그래, 아가. 네 형, 여기에 있다. 어디 가지 않는다. 울지 말거라.”
피를 맞았다. 아니, 누군가 ‘피를 뿌려 온몸이 피범벅이 되었다.’ 라는 말이 어울릴 모습을 한 그는 모든 힘을 다 쥐어짜 내 목소릴 내고 있는 듯했다. 간절한 연인은 애가 타는 것인지 그를 보챌 뿐이었다.
비가 내리려는 것이었는지 구름이 모여들고 있는 소리가 들렸다. 연인은 그이를 껴안고 목 놓아 우는 것밖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정작, 울고 있는 것은 자신이었던 것이다. 울 힘조차 없는 그는 연인의 손을 잡아 쥐었다. 그러나 손아귀에 힘이 실려 있지는 않았다.
“……아프지…마…. …울지도…말고….”
그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말을 줄였다. 그리고 한참이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또다시 정적이 일어났다. 정적을 깬 것은 비였다. 보슬보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가랑비처럼 가볍기만 한 빗방울이 연인에겐 쇳덩어리만치 느껴졌다. 연인은 울고 있었다. 틈 없이.
가끔 런던의 오후는 서늘해진다. 창 밖을 두들기는 빗방울과 그 밖으로 펼쳐진 풍경은 사랑하는 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추억이 되고, 그리기를 좋아하는 그림쟁이는 한 폭의 그림을 담아낸다.
장난스레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면, 내리는 비가 손바닥을 간질이고. 연인의 속삭임은 허공의 울림이 없는 한 없이 달콤한 말이 된다.
런던의 오후, 서늘함은. 사랑하는 연인을 보내었던 새벽을 떠오르게 하는 서늘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