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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빈이랑 같이 영화 봤던 날 이후로 내가 계속 연습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한빈이를 피했어.
내가 한빈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러면 안 되는데도 포기하기 싫은 거 있지.
계속 그 생각하느라 안무 연습 할 때도 자꾸 틀리고 혼나기도 많이 혼났어.
" 삐잉이 왜 자꾸 그 부분만 틀리지? 많이 어려워? "
" ... "
" 삐잉아 내 말 듣고 있는 거니? "
" ... "
" 김삐잉!! "
" 네? 아 네.. "
" 월말평가 본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이러니.. 휴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하이랑 수현이가 잘 알려줘. "
" 네. "
안무가 쌤 나가고 나서 한 마디도 없이 다들 조용히 앉아만 있었어.
안 그래도 자꾸 그런 생각이 나니까 짜증나는데 그거 때문에 혼나기까지 하니까 너무 화나는 거야.
내가 잘못한 일 맞는데도 괜히 억울하고 그런 느낌? 근데 하이랑 수현이 표정 보니까 아무 말도 안 나오더라.
나 때문에 괜히 안 좋은 소리 들었지 근데도 나는 사과는 커녕 한 마디도 없지 나 같아도 짜증났을 거야.
" 우리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여기 있어. 금방 올게. "
" 응. "
연습실에 있으래서 알겠다고는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았어.
분명 나 때문에 화나서 나간다고 한 것 같은데 여기 가만히 있는 것도 이상해서 사과하려고 나갔어.
하이랑 수현이가 나간 지 얼마 안 되서 따라나갔는데 어디로 간 건지 보이질 않는 거야.
그래서 일단 회사 밖으로 나가봐야겠다 하고 계단 내려가고 있는데 거기서 한빈이를 만났어.
그 동안 못 봐서 너무 보고싶었는데 또 괜히 밉고 짜증나고 그래서 못 본 척 내려가려고 했어.
한빈이도 못 본 척 지나가줬으면 했는데 아니더라.
" 김삐잉. "
일부러 시선 안 주고 내려가고 있었는데 따라 내려오더니 내 손목 잡더라.
" 불렀잖아. 안 들려? "
" 왜. 나 갈 데 있어. "
" 너 왜 나 피해? "
" 피하다니? 피한 적 없어. "
" 너 연습 핑계 대고 나 안 만난 거 다 알아. 왜 그러는데? "
" 이거 좀 놓고 얘기해. 아파. "
아프다는 말에 손목은 놓아 주더라. 솔직히 그냥 뛰어서 도망칠까 했는데
생각해보니까 내가 왜 도망쳐야 하는 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그냥 가만히 서 있었어.
" 나한테 짜증나는 거라도 있어? 말을 해 줘야 알 거 아니야. "
" 없어. "
" 그럼 뭔데? "
" 그냥 나 좀 내버려두면 안 돼? 니가 그렇게 물어보지 않아도 지금 나 미쳐버릴 것 같은데
왜 너까지 나한테 이래? 나 생각할 시간을 좀만 더 주라. 나중에, 나중에 내가 다 설명해줄게. "
말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울컥해서 한빈이 앞에서 또 울어버렸어.
우는 모습 안 보여주려고 했는데 눈물 멈추려고 해도 자꾸 나오더라.
저 말만 하고서 바로 뛰어서 밖으로 나갔어. 근처에 놀이터 가서 생각하는데 좀 어이없더라.
내가 왜 이런 일 때문에 울어야 되나도 그렇고 한빈이는 잘못한 거 하나도 없는데
몰아붙이고 오니까 내 마음도 편하지 않고.. 그래서 다시 연습실로 들어갔어.
가는 길에 보니까 부재중 전화가 22통이나 와 있더라. 누군지 보니까 다 하이랑 수현이였어.
그 때서야 연습실에 있으라던 애들 말 생각나서 너무 미안해서 뛰어갔어.
도착해서 연습실 문 열었는데 애들이 딱 봐도 화나 보이더라.
" 많이 기다렸어? 미안.. "
" 어디 갔다 이제 와? 금방 올 거니까 여기 있으라고 했잖아. 사람 말 무시하는 게 취미야? "
" 그런 거 아니야. 그냥 너네한테 할 말 있어서 잠깐 나갔는데 없길래.. "
"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 찾다가 늦게 온 거라고? "
" 찾다가 근처 놀이터에 잠깐 앉아있었어.. "
"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쌤한테 잔소리 들어서 혼자 속상해있나 아니면 무슨 일이라도 났나
할 말이 있으면 전화를 하던가. 우리가 전화만 스무 번 넘게 한 건 알아? 확인은 해 봤어? "
" 언니, 그만해. 삐잉언니도 사정이 있었겠지. "
" ..나 먼저 갈테니까 둘이 알아서 조심해서 와. "
수현이는 그렇다 치고 하이가 나한테 되게 화 내더라.. 나도 잘못한 거 아는데
좀 서운하더라. 내 얘기 들어줄 수도 있는 건데 나한테 뭐라하니까..
아까 한빈이도 이런 기분이였을까 생각하니까 또 미안해지더라.
" 하이언니가 다 걱정해서 하는 말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 빨리 숙소 가자. 늦었어 응? "
" 나 여기 조금만 있다 갈게. 하이 얼마 안 갔을 거니까 둘이 같이 가. "
" 아 그래도.. "
" 나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래. 갈 때 연락할게. "
" 알았어. 조심히 와 꼭 전화하고. "
" 응. "
수현이까지 가고 나서 나 혼자 서럽게 울었다..
세상 혼자 사는 사람처럼 사소한 일로도 많이 울고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런지 한꺼번에 터져버리더라.
울다가 지쳐서 연습실에서 잠이 들었나 봐. 깨어보니까 아침이더라.
분명 잠 들 때는 앉아서 잠 든 것 같은데 일어나보니까 누워 있더라.
좀 낯익은 남방도 덮혀 있고.. 누가 왔다 갔나 생각했는데 올 사람이 비팀 멤버들밖에 없는 거야.
폰 켜서 통화목록 봤더니 새벽에 하이한테서 부재중이 3번 왔는데 3번째에 받았다는 기록이 있더라.
우리 연습실에 올 사람이 딱히 김한빈밖에 없는 거야. 또 그 생각 드니까 미안하고 그러더라..
수현이한테 간다고 전화하고 옷 챙겨서 가려고 하는데 문 앞에 쪽지가 하나 붙어 있더라.
' 여자애가 겁도 없이 연습실에서 혼자 자냐. 누구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일어나면 바로 숙소 가라. 걱정되게 하지 말고.
아, 그리고 자꾸 울지 좀 마. 이쁜 얼굴 다 상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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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제가 또 와씀미다 좋죠?!?!? 어서 좋다구 말해주세요.. 힣히히히ㅣㅎ
저는 댓글을 먹고 사니까 댓글도 많이 남겨주세용 독자님들 항상 감사하구 사랑해여♥
(내일 눈 많이 온대요 조심하세요!!!)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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