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제 이름을 기억하셨습니까?"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 무려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너무 감격에 차올라 말을 잇지 못했던 순간이었다. 그러자 공사님은 그런 나를 응시하다 놀라며 나에게 말을 건네왔다.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 기쁜 순간인데 어찌하여 우는 것이냐." 어찌 제가 울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제 이름을 기억하신다는 것은, 10년 전 그 때의 그 날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는 뜻과 다를 바가 없는데, 어찌하여 제가 울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눈물을 그치거라. 나는 너에게 묻고 싶은 것이 너무도 많았던 사람이니라. 그런데 이리 네가 울어버리면... 나는 말을 할 수 없지 않겠느냐."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곧바로 소매에 눈물을 슥슥 닦으며 말했다. "묻고 싶은 것이라면...대체 무엇이옵니까? 성심껏 대답해 드리겠나이다." 그러자 다니엘 공사님은 진지한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왔다. "내가 떠난 후 10년 동안 있었던 너의 모든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을 오늘 듣고 싶구나." "그간 어떻게 지냈느냐?" "끼니 걱정도 집안 살림 걱정도 하지 않은 채 편하게 지냈었습니다. 하지만 늘 반쪽이 모자란 느낌이었지요." "그런데 이렇게 공사님을 만나니... 그 반쪽이 점점 채워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하냐."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혹시 제 살풀이는 보셨습니까?" 그러자 공사님은 으음...하면서 헛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풀이 죽으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그때 공사님이, 나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은 다음 웃으며 이렇게 말해왔다. "당연히 보았지. 내가 못 보았을 리가 있겠느냐." 나는 그제서야 안도했고, 공사님은 그런 나를 보다가 크게 웃으며 나에게 말했다. "너는 정말이지 10년 전과 다른 것이 없구나." "여전히 순수하고..." "또 여전히 아름다워서" "그 때처럼 여전히 내 가슴을 뛰게 하는구나." 달빛 아래, 공사님의 미소 띈 고백은 내 가슴을 주체 할 수 없이 뛰게 하기 충분했고, 공사님은 뛰는 가슴을 안은 채 미소를 지은 나를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나를 자신의 품 안에 끌어당겨왔다. 그리고 그 때의 그 순간은, 내 생에서 가장 행복했고 가장 따뜻했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때의 내가 보지 못 했던, 매우 중요한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점점 형태를 조금씩 잃어가기 시작하는 노란 보름달이었다. ----------------------- 신선한작가) 슬슬 무언가 조금씩 깔리기 시작하네요. ^_^ 사실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과 결말을 내는 것이 가장 쉽고, 전개하는 단계가 항상 어려운데, 드디어 이야기가 마의 전개단계에 접어드니... 재밌게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하는 듯 합니다. 처음 쓰는 사극물이라 전개과정이 조금 루즈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예쁜 독자 여러분들!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저도 독자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데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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